외식업계 요구에 못 미친 카드가맹점수수료 인하
외식업계 요구에 못 미친 카드가맹점수수료 인하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5.11.09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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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3억~5억 원대 중소 외식업체 수수료율 1.85%는 너무 높다!’

정부의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방침이 정해졌으나 정작 가장 많은 외식업체가 포진한 연간매출 3억~5억 원 규모는 0.3%만 내리게 돼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난 2일 당정협의를 거쳐 연매출 2억 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현행 1.5%에서 0.8%로 인하키로 했다. 연매출 2억~3억 원인 중소가맹점은 현행 2.0%에서 1.3%로 0.7%p 내리게 된다.

하지만 일반 가맹점 중 연매출 3억~5억 원은 약 2.15%에서 약 1.85%로, 5억~10억 원은 약 2.22%에서 약 1.96%로 각각 0.3%p 인하하기로 했다. 연매출 10억 원 이상 가맹점은 현행 약 1.96%를 유지하게 된다.

이밖에 신용카드 수수료율 상한을 현 2.7%에서 2.5%로 0.2%p 낮추고 국세 신용카드 납부 시 납세자가 부담하는 수수료율(국세납부대행수수료)을 현 1.0%에서 0.8%로 0.2%p 내려 납세자 부담을 완화하기로 했다.

체크카드 수수료도 낮추기로 했다. 연매출 2억 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기존 1.0%에서 0.5%로, 연매출 2억~3억 원 이하는 1.5%에서 1.0%로 각각 내리기로 했다.

외식업계는 카드수수료 인하를  반기면서도 연매출 3억~5억 원 사이의 가맹점에 대한 인하폭이 적기 때문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외식업계의 웬만한 음식점이나 주점은 대부분 연간 3억~5억 원의 매출 구간에 밀집해 있다. 하지만 이번 당정협의에서는 이들 업체를 일반 가맹점으로 분류, 0.3%p의 인하율을 적용했다.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은 이와 관련 “한국은행 기준금리도 1.5%로 내린 만큼 업종별 특성을 반영해 수수료율 협상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갈 회장은 이어 “카드수수료율은 무조건 1.5% 아래로 내려야 하는데도 이번 당정협의에서는 연매출 5억 원 이하일 경우 1.85%, 10억 이상은 1.96%로 기준금리보다 높다”며 “수수료율을 내리지 않을 경우 내년 중 카드 결제를 대대적으로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이번 수수료율 인하를 수용하지 않고 ‘카드 수수료 1% 법’을 중점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새정련 대표는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3년 반 동안 줄곧 주장해온 카드수수료율 인하가 결실을 맺었다면서도 “대부분의 외식자영업자들이 몰려있는 연 매출 3억 원에서 5억 원 사이 가맹점에 대한 인하폭이 적은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또 “체크카드의 경우 연 매출 3억 원 이하만 0.5% 인하하기로 하고 10억 원 이하는 인하 대상에서 제외됐다”면서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와 우대 수수료 적용대상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새정련은 이밖에 카드대금 연체이자율 법안을 정비하는 법안도 검토키로 하는 등 정부와 여당의 카드수수료 정책의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편 정부, 여당의 카드수수료 인하에 따라 외식업체는 연간 200여만 원의 수수료 부담을 덜게 될 전망이다. 연매출 3억 원의 경우 현행 수수료율 2.0% 적용 시 연간 수수료가 600만 원이지만 1.3%로 내리면 390만 원으로 210만 원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연 매출 5억 원의 경우 연간 카드수수료 절감 폭이 상대적으로 적어 형평성 논란도 벌어질 전망이다. 현행 2.15%의 수수료율을 적용하면 연간 수수료가 1075만 원에 달하고 이를 1.85%로 낮추면 925만 원으로 150만 원밖에 줄이지 못한다.

똑같은 카드결제를 했더라도 매출이 많은 업체일수록 더 많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번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의 초점을 영세업체에 맞추고 있으나 연매출 3억~5억 원인 외식업체의 불이익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서울의 한 치킨프랜차이즈 업주는 “개업한지 1년이 지나서야 월 매출 3천만 원 정도를 올리고 있지만 현재 인건비 수준의 순이익만 얻는 생계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홀 판매나 배달판매 대부분이 카드매출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수수료가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외식업계는 카드수수료 인하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된 밴(VAN·결제중개업체)사가 단말기 무료 교체 등의 서비스를 중단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럴 경우 영세 가맹점은 단말기 비용을 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부담을 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이에 대해 “밴사가 가입자에 대한 새로운 서비스는 줄일 수 있지만 지금 당장 전가현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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