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식프랜차이즈, 몸집보다 ‘내실 다지기’가 우선
국내 외식프랜차이즈, 몸집보다 ‘내실 다지기’가 우선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6.01.1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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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속도 비해 프랜차이즈 인식·인프라 부족

국내 외식프랜차이즈 시장이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브랜드, 가맹점, 종사자 등 성장세를 보여주는 관련 수치가 꾸준히 증가하며 산업 전체가 매년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퇴직자들이 비교적 운영하기 쉬운 외식프랜차이즈를 선호하면서 사회적 관심도 커지고 있다.  

외식프랜차이즈 성장에 따라 부작용도 늘고 있다. 많은 브랜드가 체계적인 시스템없이 프랜차이즈 사업을 진행하며 경쟁을 벌이다 보니 업체의 생존율이 줄고, 가맹본부와 가맹점간의 분쟁이 크게 늘었다.

업계는 올바른 외식프랜차이즈 문화 정착을 위해 허가제 정착, 동종업종간 일정거리 유지 등 무분별한 창업을 막을 수 있는 제도화와 프랜차이즈에 대한 의무 교육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외식업, 서비스·도소매업 비해 독보적 성장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의 전체 시장규모는 102조 원, 124만 명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본부 수 3482개, 브랜드 수 4288개, 가맹점 수 20만7068개, 직영점 수 1만2869개로 가맹점 수 중 외식업(44%)이 가장 많았다.

최근 5년간 창업대비 폐업률은 자영업자 87%, 프랜차이즈 사업자 46.4%였으며, 월 매출액은 자영업자 870만 원, 프랜차이즈 사업자 2억400만 원으로 조사됐다.

국내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2011년 2947개, 2012년 3311개, 2013년 3691개, 2014년 4288개로 매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 중 외식업은 2011년 1942개(66.6%), 2012년 2246개(67.8%), 2013년 2623개(71.1%), 2014년 3142개(73.3%), 2015년(9월 기준) 3410개(79.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은 2011년 593개(20.1%)에서 2014년 793개(18.5%)로 수는 늘었지만 비중이 줄었고, 도·소매업은 392개(13.3%)에서 353개(8.2%)로 수와 비중이 모두 감소한 것과 비교해 외식업의 독보적인 성장이 눈에 띈다.

외식 브랜드 월 107개, 하루 3.5개꼴로 생겨나

업계는 시장 성장 속도에 비해 프랜차이즈에 대한 업계의 인식과 체계적인 인프라 구축이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 2014년 업종별 브랜드 구성 비율을 살펴보면 외식업이 44%, 서비스업 30%, 도소매업 26% 순으로 외식업 비중이 높다. 지난해 11월까지 등록된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총 1176개로 월 평균 107개, 하루 3.5개가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국내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을 포화상태로 만든 업계의 구조적 문제 중 하나로 꼽힌다.

국내보다 프랜차이즈 산업이 발전된 일본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약 24만5천개, 전체 시장규모 22조2천억 엔으로 외식업은 17.6%의 비율(2014년 기준)을 보이고 있다. 소매업이 70.6%로 가장 높고 서비스업은 11.8%다. 중국은 가맹점 수가 약 40만개, 전체 시장규모 4천억 달러로 소매업(42%), 서비스업(36%), 외식업(22%)순(2014년 기준)으로 국내시장과 큰 차이를 보인다.

이에 대해 외식업 비중이 높은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레시피·고객응대·매장 운영 등 가맹점을 오픈하기 전 본부가 마련해야 할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강제성이 없고, 가맹본부가 브랜드를 직접 운영해보지 않아도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는 구조는 프랜차이즈 산업 성숙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자체적으로 정화되기는 어렵다”며 “가맹본부가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강제성을 띈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기업이 늘면서 가맹본부와 점주 간 불공정행위로 인한 분쟁도 증가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 가맹사업거래분쟁조정협의회에 따르면 분쟁조정 접수 건수는 지난 2007년 172건에서 2009년 357건, 2010년 447건, 2011년 733건, 2012년 578건, 2013년 554건, 2014년 572건으로 집계됐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총 4061건의 분쟁조정 가운데 가맹점사업자의 가맹계약해지 및 가맹금 반환신청이 1920건(47.28%)으로 가장 많았고 △부당한 갱신거절 철회(241건, 5.93%) △계약이행 청구(214건, 5.27%) △일방적 계약변경 철회(192건, 4.23%) △부당이득반환(157건, 3.87%) △영업지역 보장(153건, 3.78%) △상표 및 의장권 침해(5건, 0.12%) △기타(1179건, 29.03%)가 뒤를 이었다.

안정적이고 독특한 아이템 주목

전문가들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몸집보다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예비창업자들의 외식 선호 경향으로 올해도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전체적인 시장 규모보다 기업존속년수, 생존율, 재무현황, 폐점률 등 세부적인 데이터에서 긍정적인 결과물을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외식창업전문가는 “타 업체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아이템은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메뉴에 대해 특허를 보유하고 있거나 기술 보전이 철저한 업체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 유행을 타고 없어지는 퓨전, 컬래버레이션, 크로스오버 아이템 등의 지속성이 떨어지는 메뉴를 주력으로 하는 프랜차이즈기업은 피하고 조리와 운영이 비교적 쉽고 매출 증감 폭이 심하지 않은 안정적인 아이템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올해도 경기침체로 소자본, 소규모 프랜차이즈는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고 일반음식점에 비해 노동 강도가 약한 ‘분식’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업계 분석이다. 분식업종은 지역과 시간에 상관없이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고, 최근에는 배달도 가능해지면서 매출 확보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과거 예비창업자들의 1순위 아이템인 치킨전문점, 커피전문점, 주점 등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다. 올해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인기아이템들은 확실한 차별화를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새로운 콘셉트에 대한 발굴도 요구되고 있다. 최근 국가 간, 소수민족 간, 지역 간 음식인 에스닉푸드가 차별적인 요소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에스닉푸드는 지역 특유의 재료와 향신료로 요리한 특색 있는 메뉴를 통해 소비자의 호기심을 끌기 쉽고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강해 웰빙 트렌드에도 부합한다는 것이 인기 비결이다. 닭가슴살과 칠리, 바나나와 견과류를 넣은 서양식 찜 캐서롤(casserole) 요리부터 염소 치즈와 링곤 베리를 얹은 북유럽 전통 메뉴 등 쉽게 접하지 못한 음식들이 이슈화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경기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외식업계도 소비침체에 맞는 메뉴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며 “올해 외식프랜차이즈 업계의 메뉴 키워드는 적당한 맛과 가격의 ‘대중성’과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독특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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