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한국야쿠르트도 라면값 담합 혐의 벗었다
오뚜기・한국야쿠르트도 라면값 담합 혐의 벗었다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6.01.2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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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담합 사실 입증할 증거 부족”… 美 집단소송도 해결 전망

농심에 이어 오뚜기와 한국야쿠르트도 라면값 담합 혐의를 벗고 과징금 처분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오뚜기가 시정 조치를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 역시 한국야쿠르트가 낸 소송에서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앞서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지난 12월 24일 농심이 1천억 원대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파기환송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012년 농심과 오뚜기, 한국야쿠르트, 삼양식품 등 라면업체 4곳이 2001년부터 9년 동안 라면값을 담합해온 사실을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공정위는 이들이 ‘라면거래질서 정상화협의회’를 꾸리고 6차례 라면값을 담합했다고 봤다. 농심이 먼저 가격인상안을 마련한 뒤 다른 업체들에게 알려주면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이다. 

과징금 규모는 농심이 1080억 원, 오뚜기가 98억 원, 한국야쿠르트는 62억 원이었다. 삼양식품은 담합을 자진 신고해 리니언시 제도로 과징금을 면제받았다. 농심은 과징금을 납부한 2012년 당기순손실이 91억6641만 원으로 적자전환하는 등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대법원은 이날 판결 이유에 대해 “1998년 초 라면가격을 인상한 뒤 비용 상승에 따른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IMF 여파로 3년 가까이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며 “당시 가격 인상이 업계 현안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제했다.  

이어 “가격인상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는 삼양식품 측 관계자의 진술이 유일하지만 당시 의사록에는 다른 사람의 서명이 기재돼 있다”며 “다른 진술들까지 종합해볼 때 라면가격을 오랫동안 올리지 못한 상황에서 농심이 먼저 가격인상을 주도해 주길 바라는 공감대 정도만 있었을 뿐 담합을 확증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선두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경쟁사업자들이 따라가는 오랜 관행이 있었고 라면값은 사실상 정부의 관리대상으로 원가상승의 압박이 항상 있었기 때문에 선두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다른 업체가 그 수준을 따라가는 것이 합리적이기도 하다”며 “주력상품의 출고가를 맞춘다는 등 구체적인 합의 내용도 특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판결로 인해 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손해배상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3년 7월 미국 마켓 운영자들은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한국야쿠르트를 상대로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원고가 제기한 배상액 규모는 8700억 원 수준으로 피해가 인정되면 4천억 원 이상의 벌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로 담합 혐의 자체가 사라져 미국과 캐나다의 집단소송이 자연스럽게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라면업계는 담합 혐의를 벗어남과 동시에 최근 중화풍 라면의 인기 등 잇따른 호재로 성장 동력을 얻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6% 성장한 2조16억 원으로 추정돼 2013년 이후 1년 만에 2조 원대 시장에 재진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법원 판결이 소비자들의 부정적 인식을 상쇄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공정위가 앞으로 담합을 추정할 경우 더욱 조심스럽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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