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일본 엥겔계수 증가… 맞벌이·노인가구 증가 영향
日 일본 엥겔계수 증가… 맞벌이·노인가구 증가 영향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6.04.18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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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패턴 변화… 빈곤 지표로 보기는 어려워, 외식 즐기는 세태 한몫

일본의 엥겔계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최근 보도했다.
가계 소비지출에서 식비의 비율을 말하는 엥겔계수는 수치가 높아질수록 소득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1960년대 초반 40%에 가까웠던 일본의 엥겔계수는 경제성장과 함께 23%대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05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2014년 24%를 넘어섰고 지난해 25%를 돌파했다. 도쿄의 40대 맞벌이 공무원 부부는 지난달 가계부를 검토하던 중 엥겔계수를 산출해본 결과 평균치를 훨씬 넘는 28.8%나 나와 크게 놀랐다. 초등생 자녀 2명을 둔 이 부부는 직장에서 늦게 퇴근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반찬가게와 냉동식품 이용이 늘었다.

이들 부부는 “반찬가게나 냉동식품이 비싸지만 조리할 시간이 부족하고 가족과 함께 식사하고 싶기 때문에 자주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주말에는 대부분 외식을 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오가타 나오코 일본종합연구소 주임 연구원은 “엥겔계수가 높아지는 이유는 맞벌이가 늘면서 반조리 식품이나 외식을 이용하는 빈도가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기준 일본의 맞벌이 가구는 1077만여 가구인 반면 전업주부 가구는 720만여 가구다.

오가타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식사의 의미는 굶주림에서 벗어나는 것에서 많은 비용을 치르더라도 더 좋은 음식을 즐기는 차원으로 변모했다”고 밝혔다. 노인가구의 증가도 엥겔계수를 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패션과 여가생활에 대한 지출은 줄어드는 반면 식사는 거를 수 없기 때문이다.

노인가구의 도시락이나 반찬 서비스 이용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98세인 독거노인은 “혼자 먹기 위해 요리하는 일은 가급적 하지 않게 된다”며 “아침은 빵과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샐러드로 해결하고 점심은 노인 대상 복지시설에서, 저녁은 택배방식으로 받을 수 있는 급식을 이용한다”고 전했다.

노인 가구를 대상으로 반찬 판매에 주력하는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음식을 구입해 끼니를 해결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하마 토시히로 다이치생명 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가구 소득이 주춤하면서 소비세 등이 올라 식품가격도 동반 상승해 식비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치바현의 30대 간병인은 아내와 4세인 자녀를 두고 있다. 그는 “급여는 오르지 않았지만 식비를 줄일 수 없다”며 “기본적으로 집에서 식사하려고 하는데 아내는 슈퍼 몇 곳을 둘러보며 가장 싼 식재료를 찾는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 가족도 휴일에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외식을 즐긴다. 이들의 엥겔계수는 일본 평균치인 25%다. 이밖에 식량 수입이 많은 데다 엔화 약세에 따른 가격 인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가정용 밀가루와 파스타, 식빵 등의 가격이 오르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반적으로 높은 엥겔계수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해석되지만 최근 상황은 꼭 그렇지 않다고 부연했다. 국민의 외식 빈도가 늘어나는 등 풍요로운 생할의 지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오가타 연구원은 “다양한 생활 패턴을 보이고 있는 일본에서 엥겔계수를 경제지표로 삼을 것인가는 다시 검토할 문제”라며 “하지만 저소득층은 여전히 엥겔계수를 평가 기준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라종합연구소가 3년 주기로 1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조사에 따르면 식료품 구입 지출은 증가추세인 반면 여행비 지출은 감소, 의류 구입비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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