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의 새로운 시장 여는 융·복합 시너지’
‘외식업계의 새로운 시장 여는 융·복합 시너지’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6.06.28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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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복합 비즈니스 성공 조건…소비자 니즈 맞춤형 사업모델 개발

융·복합은 서로 다른 분야의 결합을 통한 부가이익 창출이라는 명확한 목적을 전제로 한다. 부가이익 창출, 즉 시너지는 이용자, 혹은 소비자 니즈에 맞아떨어질 때 얻을 수 있다.

식품·외식업계의 융·복합은 빠른 트렌드 변화를 따라잡아야 한다는 점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단순히 사업자의 편의에 따라 여러 아이템을 뭉뚱그린 비즈니스 모델은 시장에서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식품·외식업계의 융·복합은 최근 부각되고 있는 푸드테크를 통한 새로운 시장 만들기부터 고객과 사업자의 편익을 최대화 하는 win-win 모델 제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사례를 대표하는 ㈜우아한형제들과 리치푸드㈜ 관계자들로부터 2가지 융·복합 사업모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리치푸드 ‘멀티 매장’으로 본사-가맹점 윈-윈
이원정 리치푸드㈜ 가맹사업팀 팀장

상호 보완적인 콘셉트가 효과적

“브랜드 융복합은 시너지가 기대되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여야 합니다.”

이원정 리치푸드㈜ 가맹사업팀 팀장<사진>의 강조점이다. 이 팀장은 리치푸드 브랜드 융복합 매장인 ‘피쉬앤그릴&치르치르’의 기획부터 론칭까지 총괄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같이 강조했다. 리치푸드에게도 피쉬앤그릴과 치르치르를 결합한 멀티 매장은 도전이었다.

“브랜드의 콘셉트도 있고 기존 상권도 고려해야 하는 등 신경써야할 게 많았습니다. 게다가 브랜드를 융합하는 방식은 업계에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주점인 피쉬앤그릴과 치킨요리 전문점인 치르치르가 만나면 시너지가 더 크리라 예상했습니다.”

피쉬앤그릴+치르치르=매출 상승

피쉬앤그릴은 론칭 14년이 된 장수 주점 브랜드다. 초창기 다양한 구이 메뉴와 부담없는 가격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한국 대표 주점 브랜드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트렌드 변화와 장수 브랜드로 정체된 면도 있어 변화가 필요했다. 과거 1, 2, 3차 자리를 옮겨가며 이어지던 음주 문화가 한 곳에서 해결하는 트렌드로 바뀐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팀장은 “피쉬앤그릴이 10년 이상 되다 보니 성장세가 둔화된 점이 있어 매출 증대 방안 마련이 필요했다”며 “고심 끝에 치르치르와 결합하는 멀티 매장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주점과 치킨전문점은 서로의 취약점을 보완해줬다. 낮 시간이 취약한 주점 매출을 치르치르가 올려줬고 피쉬앤그릴 메뉴는 더 다양해졌다. 낮 시간 배달 매출은 덤이었다. 멀티 매장은 우려와 달리 전환 후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확대됐고 점주 만족도도 높아졌다. 멀티 매장으로 전환한 낙성대점주는 “멀티 매장 전환 후 매출이 증가했다”며 “투자 비용도 단기간에 회수하고 인력도 더 쓸 수 있어서 좋다”고 만족을 표했다.

이 팀장은 “만족해하는 점주를 만나면 우리 판단이 맞는 것 같아 기쁘다”며 “본사와 가맹점 매출이 함께 증가하니 윈-윈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기존 피쉬앤그릴 매장 중심으로 치르치르를 입점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고민없는 브랜드 융복합은 역효과

하지만 고민이 없는 것도 아니다. 두 브랜드를 결합시키다 보니 덩치도 커지고 투자비용도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이 팀장은 “멀티 매장의 장점은 유지하면서도 창업·운영비용은 낮추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소자본 창업 선호 트렌드에 따른 맞춤형 창업 시스템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멀티 매장의 또 다른 진화를 꿈꾸는 것이다.

브랜드 융복합형 멀티 매장으로 성과를 낸 이 팀장은 브랜드 융복합에 대해 긍정적이다. 서로 다른 요소가 만나 부족함 점을 보완하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멀티 매장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방안입니다. 하지만 서로 보완적인 관계여야만 합니다. 비슷한 콘셉트, 겹치는 메뉴 등 오히려 장점을 갉아 먹을 수 있는 융복합은 피해야 합니다. 무조건 결합시킨다고 성공하는 건 아닙니다. 타 브랜드 프랜차이즈의 경우 기존 점주 상권도 보호해줘야 하고요.”

이 팀장은 외식업계의 융복합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빈번한 해외 여행으로 고객들의 취향도 다양해졌기 때문에 장점을 결합할 수 있는 융복합이 외식업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많은 음악 장르가 융복합으로 생겨났습니다. 최근 학문도 ‘통섭’을 강조하고 있고요. 융복합은 장점을 취하면서 새로운 효과를 냅니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과 새로움을 찾는 고객 니즈가 있어 외식업계도 이러한 융복합 트렌드가 지속·확산되리라 봅니다. 새로운 경쟁력이 될 수도 있습니다.” 

IT와 음식배달사업의 융·복합
성호경 ㈜우아한형제들 홍보팀장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봉진)은 지난 2010년 스마트폰 음식배달 어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을 론칭하며 첫 발을 뗐다. 최근 부각되고 있는 ‘스타트업’, ‘푸드테크’ 등의 말이 나오기 전이다. 당초 남의 사무실 한켠에서 2~3명이 시작한 우아한형제들은 7년만에 임직원 360여 명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성호경 우아한형제들 홍보팀장<사진>은 “세계적으로도 ‘지금까지 없었던’ IT와 음식배달의 융·복합모델이 소비자 니즈와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달앱 서비스 머물지 않고 신사업 개척

배달의민족은 스마트폰 도입 확대에 맞춰 구축한 음식배달 중계 어플리케이션(배달앱)으로 시작됐다. 이전까지 전단지나 지역 배달음식점 광고책자에 실린 정보를 모바일에 담아낸 것이다. 배달앱은 모바일의 무한 확장성을 기반으로 무섭게 성장했다.

당초 단순히 배달음식점의 메뉴정보만 올리고 주문 접수와 배달 중계에 머물던 서비스는 모바일결제시스템(바로결제) 구축, 이용자 리뷰 작성과 사장님 댓글을 통한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외식프랜차이즈와 협업에 따른 할인 이벤트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성 팀장은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앱 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파생 사업모델을 개발하고 있다”며 “지난해 B2C와 B2B 식자재배달업체 ‘덤앤더머스’를 인수하면서 자회사 ‘배민프레시’ 설립을 시작으로 올 10월께 ‘배민쿡’도 론칭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프레시는 완전 조리된 반찬세트와 주스, 샐러드, 베이커리 등을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반찬세트 배달은 국과 마른반찬, 찌개, 무침류 등을 1인용부터 3~4인용 세트로 포장해 늦어도 아침 7시까지 고객에게 갖다 주는 서비스다.

우아한형제들은 가장 신선한 반찬세트 조리를 위해 곳곳에 조리만 전문으로 하는 직영시설과 협력업체를 두고 있다. 완성된 반찬세트는 전문 배달 인력으로 구성된 50여 명의 배민라이더스가 고객 집까지 전달한다.

현재 테스트 중인 배민쿡은 파스타와 햄버거스테이크, 오코노미야키 등의 레시피와 식재를 배달하는 서비스다. 식재는 레시피에 딱 들어맞게 포장해 고객은 순서에 따라 조리하면 맛있는 요리를 완성할 수 있다.

성 팀장은 “배민쿡 메뉴 조리 과정을 직접 테스트해본 결과 라면을 끓이는 것과 별 차이가 없었다”며 “조리 과정을 가장 편하게 하면서 누가 하더라도 균일한 맛을 내야 한다는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소비자 니즈 충족 이루는 도구는 융복합

우아한형제들의 사업모델은 성 팀장의 말과 같이 IT와 음식배달의 융·복합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관련 서비스가 다각화, 고도화되면서 식재유통업과의 융·복합, 직접 음식을 만드는 조리와의 융·복합, 레시피 제공 등 조리 R&D와의 융·복합 등 각기 다른 분야를 하나의 사업 틀 안에 녹여내고 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만약 모바일을 통한 음식배달 서비스에만 머물렀다면 지금과 같은 성장을 일궈내지 못했다”라며 “우아한형제들의 최대 강점은 배달앱과 가장 가까운 사업영역을 끊임없이 개척해 자기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배달앱 사업에서도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빙수와 생선초밥, 생선회 전문점까지 가맹점으로 끌어들인 것도 우아한형제들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평했다.

실제로 생선초밥 전문점의 배달 서비스를 이끌어내면서 서울 강남구의 ‘김태완 스시’는 전통적인 배달음식 강자인 치킨 브랜드를 누르고 배달의민족 전체 가맹점 매출 10위 안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성 팀장은 이에 대해 “우아한형제들의 비전은 좋은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만족시켜주는 것”이라며 “이같은 비전을 꿈꾸고 직접 실행할 수 있었던 도구는 바로 음식배달과 관련된 여러 사업영역과 IT의 융·복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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