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명물 햄버거 쉐이크쉑 ‘열풍’이 ‘태풍’ 될까?
뉴욕 명물 햄버거 쉐이크쉑 ‘열풍’이 ‘태풍’ 될까?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6.07.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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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에 정식 오픈한 쉐이크쉑 강남1호점에 소비자들이 몰리며서 장사진을 치고 있다. 사진=SPC 제공

미국 프리미엄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의 열풍이 거세다. SPC그룹이 미국 본사와의 협업을 통해 지난달 22일 국내에 정식 오픈한 쉐이크쉑 강남1호점에는 개점일부터 지금까지 폭염에도 불구하고 긴 줄이 이어지며 쉐이크쉑 햄버거를 맛보기 위한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다. SNS 등 온라인에서도 쉐이크쉑 국내 상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당분간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픈 후 사흘간 1만여 명 방문 

쉐이크쉑 1호점은 오픈 후 사흘 간 일평균 3천 명 이상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 버거인 쉑버거는 1만개 판매를 훌쩍 넘겼다. 이 기간 동안 순수 메뉴 판매 매출만 1억5천만 원 이상일 것이라는 업계 추산이다. SPC는 2020년까지 쉐이크쉑 매장 수를 25개로 확대하고, 외식사업 주체인 파리크라상의 매출을 2천억 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그 출발점 역할을 하게 될 쉐이크쉑의 파리크라상 내 사업 비중도 차츰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는 쉐이크쉑의 국내 도입이 침체에 빠진 버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업계 여건에서 쉐이크쉑의 선전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눈치다.   

롯데리아는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리아의 매출액은 1조1231억 원으로 전년대비 0.9% 감소했다. 2014년에는 25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18억 원의 영업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2014년 195억 원이었던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140억 원에 그쳤다.

한국맥도날드는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매각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CJ그룹과 KG그룹 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입찰에 참여했지만 당초 기대했던 사모투자펀드(PEF)나 대형 유통업체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만족할만한 수준의 매각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업계 전언이다.

수제버거 브랜드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매장이 100개까지 이르던 크라제버거는 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지난 5월 매물로 나왔지만 매각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패스트푸드 업체인 KFC도 경영실적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다시 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적정 가격을 제시하는 인수후보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버거시장 경쟁? 쉐이크쉑은 다른 포지션

쉐이크쉑의 가세로 국내 버거시장의 일대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CJ의 한국맥도날드 인수가 성사된다면 SPC, 롯데, CJ, 신세계푸드 등 대기업 외식업체들은 굵직한 햄버거 브랜드들을 보유하게 된다.

외식대기업들이 버거시장에 뛰어들면서 버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달라질 것이라는 업계 진단이다. 기업들의 소비자 대상 마케팅이 다채로워지면서 저가 음식에 머물렀던 버거가 새롭게 이미지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프리미엄 버거시장도 한층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고 있는 미국 유명버거 자니로켓은 현재 14개까지 매장을 늘리면서 쉐이크쉑과 프리미엄 버거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리아도 이달초 쉐이크쉑을 겨냥한 프리미엄 버거 ‘AZ(아재)버거’를 출시했다.

쉐이크쉑은 기존 버거시장과는 다른 포지션을 구축할 것이라며 경쟁 체제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쉐이크쉑의 국내 도입을 이끈 허희수 SPC그룹 마케팅전략실장은 “쉐이크쉑은 최고급 레스토랑의 품질과 서비스의 ‘파인캐주얼’과 합리적인 가격과 편리함을 적용한 ‘패스트캐주얼’을 합친 새로운 콘셉트”라며 “그동안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차별화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쉐이크쉑의 ‘비싼 가격’ 걸림돌?

쉐이크쉑의 안착을 두고 업계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쉐이크쉑 열풍이 부진한 버거시장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그 인기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것.

전문가들 대부분은 그 이유를 쉐이크쉑의 ‘높은 가격’에서 찾고 있다. 소비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버거를 취급하는 패스트푸드 업계는 실적 개선을 위해 가성비를 내세운 메뉴 출시에 열을 올렸다. 치열한 가격 경쟁 결과 A패스트푸드의 저가 메뉴 판매 비중은 최고 50%에 이를 정도다. 

한 전문가는 “맥도날드, 롯데리아, KFC 등이 낮은 가격을 무기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면서 버거는 싼 가격으로 한 끼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메뉴로 자리 잡았다”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소비층 확대를 위해 프리미엄 버거를 내놨지만 소비자에게 프리미엄 버거 존재에 대해 알리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쉐이크쉑은 대표메뉴인 쉑버거(6900원)를 포함해 스모크쉑(8900원), 슈롬버거(9400원), 쉑 스택(1만2400원) 등은 단품 버거 가격이 2천 원~4천 원 대인 기존 패스트푸드전문점과 비교해 2~3배가량 높다. 버거와 음료, 감자튀김으로 구성된 세트 방식을 쉑이크쉑에 적용할 경우 쉑버거(5900원), 쉐이크(5900원), 치즈프라이(4900원)의 총합은 1만6700원에 이른다.

쉐이크쉑은 미국 본사의 철저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통한 원료 수급으로 미국 현지와 동일한 맛을 구현하고 있다. 이미 쉐이크쉑이 진출해 있는 11개국에서 검증된 SCM(Supplt Chain Management) 시스템을 통해 앵거스 비프와 치즈, 소스 등 미국 현지의 원료들이 사용된다. 추후 쉐이크쉑이 지정하는 품종을 국내에서 계약 재배해 사용한다는 계획이지만 일단 미국 현지 식재를 공수하고 있다.

쉐이크쉑 관계자는 “미국 현지와 동일한 수준으로 제품 가격을 책정해 고객들이 합리적으로 쉐이크쉑 메뉴를 즐길 수 있게 했다”며 “미국과 일본의 현지 가격을 고려하면 국내 가격이 적절한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쉑버거의 국내 가격은 6900원, 미국은 5.29달러 한화 약 6792원(2016년 상반기 평균 환율 기준), 일본은 680엔 한화 약 7785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의 임금차이나 물가 수준을 고려할 때 가격이 다소 높은 편”이라며 “지난 3일간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의 SNS 태그 검색 결과 가격이 비싸다는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SPC가 쉐이크쉑이 추구하는 파인다이닝에 대해 소비자의 공감대를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성공의 열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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