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우유급식 가격이 최저가 입찰방식에 따른 업체간 출혈경쟁으로 도농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21일 조달청 나라장터 및 학교급식조달시스템(eat) 등을 통해 올 상반기 전국 8779개 초·중·고 우유급식 계약 단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학생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서울지역 학교는 200㎖ 기준 평균 257.7원에 공급되지만 300명 미만인 군 단위 2518개 학교는 평균 400원대로 우유가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학생수가 적은 시골지역 학생이 평균 약 43원 더 비싸게 먹고 있다. 300명 이상 학교 중 300원 미만으로 공급되는 곳은 전체 4870개교 중 1827곳에 달했다.
하지만 100명 이하 2536개 학교 가운데 77%인 1962곳의 학생들은 400원대로 더 많은 돈을 내고 우유를 급식받고 있다. 예로 인구가 적은 강원도 인제군 28개 학교 3045명(학교당 109명)의 학생들은 427.3원의 가격에 급식을 받는 반면 학생 수 1459명에 달하는 서울광남초는 170원에 우유를 공급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이 우유급식 가격이 지역마다 크게 다른 이유는 올해 고정 단가제가 폐지되고 최저가 입찰제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최저가 입찰에 따른 도농간의 불균형과 제살깎아먹기식의 업체간 출혈경쟁이 벌어지면서 올 4월 우유업체 본사와 대리점간 납품가(200원)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 수도권 초등학교 60여 곳의 우유급식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입찰제로 인해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도서벽지 지역의 아이들이 차별받고 피해를 볼 수 있다”며 “우유급식이라는 공공성의 관점에서 자유경쟁의 예외를 적용할 수 있도록 농림축산식품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행정당국이 제도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