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학, 수도권 공략 부진 수입맥주로 만회
무학, 수도권 공략 부진 수입맥주로 만회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09.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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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학은 주력 제품인 소주 ‘좋은데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영화배우 박보영을 모델로 기용하며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무학 제공

부산·경남 지역이 주요 기반인 주류회사 ㈜무학(대표 강민철)이 주류 수입에도 나선다. 수도권 시장 공략 실패에 따른 손실을 만회하려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이라는 시각이다.

무학은 지난달 말 공시를 통해 오는 7일 경남 창원 무학 본사에서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주류의 수입 및 판매 사업 영업의 확대’로 정관을 일부 변경하는 안건을 올린다고 밝혔다. 기존 정관은 그대로 두고 주류의 수입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조항을 신설한다.

무학 ‘맥주 수입하겠다’

임시 주총에서 원안대로 의결이 되면 무학은 주류 수입도 병행하게 된다. 무학은 현재 주력 제품인 소주 ‘좋은데이’와 매실주 ‘매실마을’, 스파클링 와인 ‘페스티벌’ 등을 생산하고 있지만 맥주는 생산 목록에서 빠져있다.

때문에 정관이 변경되면 맥주를 수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맥주까지 수입하면 종합 주류회사로서의 면모를 갖추게 되는 셈이다. 또 새로운 수익원을 찾을 수도 있다. 주종은 유럽이나 미국 등지의 에일맥주를 들여올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맥주 시장 진출은 무학으로선 큰 리스크가 없는 사업이다. 큰 돈을 들여 생산시설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고 주세도 수입맥주에 유리하게 돼 있다. 국산 맥주는 제품 출고가에 판매관리비, 이익 등을 합해 주세를 매기지만 수입맥주는 수입가격과 관세를 합한 금액에 주세를 부과해 유리하다.

국내 수입맥주 시장은 커지고 있고 소비자의 입맛도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맥주 수입량은 17만919t(1억4186만 달러)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올 상반기만해도 전년에 비해 약 35%가 늘었다. 기존 유통·영업망을 활용하면 큰 투자없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롯데주류의 사례도 영향을 줬다. 롯데주류는 지난 5월 아일랜드 크래프트 비어 ‘맥가글스’를 수입·판매했다. 우선 한정 수량을 들여와 시장 반응을 살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일차로 들여온 물량은 거의 소진됐다”며 “시장 반응이 나쁘지 않아 판매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하이트진로도 맥주 수입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무학의 맥주 수입 사업 성공 가능성은 미지수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신세계와 같은 대기업은 물론 소규모 업체와도 경쟁해야 한다. 이미 유명 해외 브랜드를 선점한 업체에 맞서 인지도를 올리고 유통망도 확보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숙제가 있다.

맥주업계 관계자는 “수입맥주 시장은 성장세에 있고 사업 환경도 그리 나쁘지 않아 사업 다각화 측면에선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만큼 많은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어 인지도 제고와 판매망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판관비 쏟아 부어도 점유율 제자리

무학의 맥주 수입을 위한 이번 정관 변경은 3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최재호 무학 회장의 의지라는 전언이다. 수익 감소를 만회할 새 수익원 발굴에 나선 것이다. 무학은 최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지난 2013년부터 수도권 시장을 공략해왔다. 하지만 수도권 공략의 실적은 그다지 좋지 않은 편이다.

많은 판촉과 홍보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참이슬’과 ‘처음처럼’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학의 수도권 점유율은 1%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해 ‘과일소주’로 7%대까지 끌어올렸던 점유율이 뚝 떨어졌다. 수도권 소비자의 입맛을 돌리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대신 수도권 공략을 위한 과도한 판촉비 지출은 수익 감소에도 영향을 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무학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359억 원으로 전년(1360억 원)과 같았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199억 원으로 전년(261억 원)에 비해 약 24%나 감소했다. 지난해 소주가격을 올렸음에도 순이익이 줄어들었다.

매출은 큰 변동이 없었지만 판매촉진비 및 광고비 지출이 많았던 탓이다. 무학은 올 상반기 판촉비로 187억 원을 지출해 지난해 하반기 보다 약 20억 원을 더 지출했다. 실제 무학은 많은 비용을 들여 서울 홍대와 강남 지역 업소를 중심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숙취해소제 증정 이벤트, 무료 증정, 판촉물 제공 등으로 인지도 제고와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무학은 비용이 더 들더라도 수도권 시장 공략은 계속하겠다는 계획이다. 최재호 무학 회장은 최근 수도권 시장 공략을 계속할 뜻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전문 경영인 체제로는 한계가 있어 경영 일선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오는 2020년까지 1천억 원을 들여 충북 충주에 약 3만600㎡ 규모의 공장을 새로 짓는다. 수도권 시장 공략 전초기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무학 관계자는 “수도권 시장 공략을 위해 많은 마케팅을 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고 앞으로도 수도권 마케팅은 꾸준히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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