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 회사 치킨사업 매출저조…‘손해 아냐?’
육계 회사 치킨사업 매출저조…‘손해 아냐?’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09.30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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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수요 확보 유리… 업체 전문성 없으면 가맹사업자 피해 우려

육계 계열 회사의 치킨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쉽게 가맹사업에 접근했다가는 가맹사업자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다. 육계 브랜드 ‘마니커’를 갖고 있는 이지바이오그룹은 계열사 성화식품을 통해 지난 6월말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락꼬꼬’를 론칭했다.

이지바이오그룹 락꼬꼬 경영 ‘허술’

락꼬꼬는 육계 계열사의 노하우와 유통망으로 ‘레드오션’의 치킨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워가겠다는 포부로 시작했다. 시장 차별화를 위해 매장 형태를 무한리필 매장과 배달 중심, 카페형 등으로 다양화했다. 특히 무한리필 매장은 1인당 약 8천 원을 내면 치킨을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게 했다는 설명이다.

성화식품 관계자는 “닭고기 가공과 관련한 사업 경험을 활용하면 치킨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었다. 락꼬꼬는 6월말 광주광역시 전남대점 오픈을 시작으로 가맹점 확대에 나섰다. 내년까지 100개 매장을 열겠다는 야심찬 포부였다.

하지만 론칭 3개월이 지난 현재 매장은 8개로 10개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 달에 3개 매장도 열지 못한 것이다. 이런 속도라면 당초 목표치는 이루기 어려워 보인다. 브랜드 관리도 허술해 정보를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홈페이지 관리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인터넷 포털에 락꼬꼬를 검색하면 ‘수작요리전문점’으로 연결된다. 성화식품이 기존에 운영하던 외식 브랜드다. ‘치킨카페’에 주요 메뉴 등이 소개돼 있지만 주점과 혼재돼 치킨 브랜드 락꼬꼬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락꼬꼬에 대한 설명도 찾아보기 힘들어 예비 가맹점주에 정확한 정보 전달이 힘들다.

예비 창업자가 중요하게 참고하는 정보공개서 내용도 부실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치킨 브랜드 락꼬꼬의 정보는 없는 상황이다. 기존 요리주점에 대한 정보제공에 그치고 있다. 브랜드 홈페이지는 ‘해이슬’로 안내가 돼 있지만 실제로 운영되지 않는 주소다. 해이슬치킨은 성화식품이 운영하던 치킨 브랜드다.

지난 2005년 3월 가맹사업을 시작했지만 크게 확대되지는 못했다. 매장은 2012년 7곳에서 2014년 6곳으로 줄어 사실상 사업은 철수한 상황이다. 성화식품은 해이슬치킨 사업을 접고 락꼬꼬를 재정비해 치킨 가맹사업에 나선 모양새다.

성화식품 관계자는 “론칭 초기 시스템 미흡 등으로 매출이 저조하고 가맹사업도 주춤했다”며 “홈페이지는 리뉴얼 중에 있고 내년 정보공개서에는 락꼬꼬 현재 사업 내용이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굿앤닭, ‘간판갈이’ 논란… 가맹사업 주춤

사조화인코리아의 사실상 계열사로 알려진 참바른도 2014년 8월 브랜드 ‘굿앤닭’을 론칭했다. 신생 브랜드지만 육계 회사 사조화인코리아와 사조그룹과의 협력으로 신선한 계육과 고품질의 식재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포부였다.

하지만 론칭 초기 타 브랜드 매장을 대상으로 한 무리한 ‘간판갈이’로 업계에서 논란을 겪었다. 때문에 초기 브랜드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실제 사업 확대도 더디다. 론칭 2년이 지났지만 매장은 전국 24곳에 그치고 있다. 한 달에 한 개 매장만 개설된 셈이다.

국내 최대 육계 계열사인 하림은 계열사 디디에프앤비를 통해 ‘디디치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디디에프앤비는 지난 2007년 1월 브랜드를 내놓았고 하림에 2008년 인수됐다.

디디치킨은 하림을 전면에 내세워 인지도를 높이고 해썹(HACCP) 인증 받은 시설에서 생산한 신선한 닭고기임을 강조하고 있다. 또 콜드 체인 시스템을 통한 개별 포장해 공급하고 있다. 디디치킨은 306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론칭 9년이 넘은 치킨 회사로는 그리 많은 매장은 아니지만 육계 계열사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는 평이다.

“꾸준한 R&D와 전문성 필요”

‘처갓집양념통닭’을 계열사로 둔 체리부로는 수치상으로 가장 많은 가맹점을 둔 육계 업체다. 현재 965개의 가맹점을 두고 있다. 한 때 매장 1천개가 훌쩍 넘은 적도 있었지만 현재는 1천 개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처갓집양념통닭의 성적을 체리부로의 실적으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처갓집양념통닭은 지난 1988년 론칭해 가맹 사업을 운영해 오다 2002년 체리부로에 매각됐다. 이미 오랫동안 안정적인 사업을 진행하던 브랜드를 인수한 것이다.

이처럼 육계회사가 치킨 브랜드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에는 식재의 유통과 새 수익원 찾기에 나서기 때문이다. 최근 과잉생산으로 인한 수익의 감소도 한 요인이다. 육계 회사로 닭고기 산업에 대한 기본 인프라 구축도 한몫하고 있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육계 회사는 식재 공급과 유통망 등 인프라 구축이 돼 있고 닭고기 산업에 대한 이해가 높다”며 “비교적 잘 아는 연관 산업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며 수익원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치킨 브랜드를 ‘보조 사업’ 정도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치킨 시장은 전문성과 꾸준한 R&D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쉽지 않다”며 “모기업 인지도만으로 쉽게 뛰어든다면 결국 피해는 가맹점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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