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커피의 선두주자 ‘커피믹스’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커피제조사들이 인스턴트원두커피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인스턴트원두커피 시장의 성장에도 커피제조사의 고민은 오히려 더 커졌다. 인스턴트원두커피가 새로운 수요 창출이 아닌 기존 커피믹스 시장 잠식이라는 측면에서 매출 효과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인스턴트 커피믹스 소매점 매출액은 지난 2012년 1조2389억 원 규모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1조2673억 원, 2014년 1조1428억 원, 지난해 1조710억 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3년 동안 약 13.6%가 줄었다. 커피믹스 시장은 2006년 1조 원 시대를 연 후 꾸준한 매출을 기록해왔지만 올해 1조 원대가 무너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반면 인스턴트원두커피 매출액은 2013년 928억 원에서 2014년 1114억 원, 지난해 1351억 원으로 3년 만에 45.6%가 급증했다. 동서식품의 ‘카누’, 남양유업의 ‘루카스나인’, 롯데네슬레의 ‘네스카페 수프리모 크레마’ 등 커피전문점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인스턴트 원두커피 제품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스턴트원두커피 시장에서 약 8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동서식품은 올해 카누 예상 판매량이 10억 잔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에 비해 35.1% 증가한 수치다.
카누는 2012년 1억9천만 잔, 2013년 3억7천만 잔, 2014년 5억6천만 잔, 지난해 7억4천만 잔이 팔렸다. 5년 동안 판매량은 5배가 넘었다. 동서는 카페인 함량을 낮춘 ‘카누 디카페인’, 양을 줄인 ‘카누 미니’, 자일로스 슈거가 함유된 ‘카누 스위트 아메리카노’ 등 소비자의 요구에 따른 다양한 제품을 통해 국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는 원두커피의 대중화로 인스턴트원두커피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커피믹스가 예전 시장점유율을 되찾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스턴트원두커피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만큼 관련 제품의 출시는 이어질 전망”이라며 “국내서는 찬밥 신세인 커피믹스가 아시아와 유럽 일부 국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수출에 적극 나서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