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무차별 외식 확장… 골목상권 ‘죽을 맛’
편의점 무차별 외식 확장… 골목상권 ‘죽을 맛’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6.12.0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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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유통망 업고 식품·외식 품목 빠르게 늘려

편의점 업계의 무차별적인 식품·외식 품목 확장으로 외식업계의 시장 잠식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외식업계는 골목상권 지키기와 동반 상생 차원에서 무분별한 편의점 식품 품목 확대는 규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편의점 GS25는 최근 가맹 매장의 치킨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베이커리와 원두 커피에 이어 치킨까지 판매 품목에 포함시켰다. 기존 소수 매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었던 치킨 판매 가맹점을 늘려가고 있다. GS25는 기존 점주를 대상으로 치킨 판매와 설비 마련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GS25, 조리시설 갖추고 치킨 판매 박차

서울 송파구의 한 GS25 점주는 “본사에서 최근 치킨 판매를 부쩍 독려하고 있다”며 “가맹점 보다는 본사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식품의 판매 품목을 확대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초구의 한 GS25 매장도 최근 치킨 진열대와 광고 선전물을 설치하며 판매 준비를 하고 있다.

GS25는 한 마리(9900원)와 닭다리(1800원), 바삭매콤치킨(1900원), 닭꼬치(1200원) 등을 판매하고 있다.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고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치킨 한 마리는 기존 일반적인 후라이드 치킨(1만5천 원 내외) 보다 약 30% 가량 저렴하다.

가격 경쟁력과 접근성을 내세워 기존 치킨 시장 고객을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GS25는 이를 위해 조리 시설을 갖추고 식품접객업소 허가도 받고 있다. 식품접객업 허가가 있어야 치킨 등의 조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점주에게는 식품위생교육도 이수하게 하고 있다. 편의점이 조리시설까지 갖추면서 외식업소화 되고 있는 셈이다.

미니스톱과 CU 등도 치킨을 판매해 왔다. 하지만 기존 일부 매장에서나 판매했던 점에 비해 최근엔 마케팅 강화를 통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1인가구의 증가, 불경기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등으로 편의점 식품 부문이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편의점의 원두 커피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GS25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카페25’는 지난 10월 기준 하루 평균 10만 잔을 팔았고 11개월 동안에는 모두 2052만 잔에 이른다.

편의점 식품군 매출 증가세

CU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카페겟’은 지난달 기준 전국 3천여 개 매장에서 하루 4만9천여 잔이 팔렸다. CU는 오는 2018년까지 전국 모든 매장에 카페겟 기계를 설치할 계획이다. 원두 커피 도입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지난 10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편의점(CU, GS25, 세븐일레븐, 바이더웨이) 업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5% 성장했다. 이는 백화점(6.0%)은 물론 대형마트(0.9%)와 SSM(4.5%)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편의점의 매출 증가는 식품이 이끌었다. 식품군 매출은 가공식품 17.6%, 즉석식품 47.4% 늘었다. 또 ‘혼술’족이 늘어나면서 맥주와 안주 상품도 판매가 증가했다.

반면 담배 등(42.3%)을 제외한 생활용품, 잡화 등은 각각 4.0%와 1.1% 증가에 그쳤다. 편의점 업계가 식품 품목을 늘리면서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2%에 달하며 지난해 보다 소폭 올랐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편의점 매출은 1인가구가 소비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잡으면서 식품군 매출 증가로 전체 매출이 증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점주 ‘편의점 매출에 영향 끼쳐’

편의점 업계의 무차별적인 식품·외식 품목 확대에 외식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외식 가맹점주의 60% 이상이 ‘편의점으로 매출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또 앞으로 편의점이 계속 성장하면 고객수 감소 등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편의점으로 인한 매출 감소 영향을 상당 부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편의점 업계의 이같은 식품·외식품목 확대가 계속된다면 외식 프랜차이즈 시장 잠식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 9월 기준 편의점 5개사 가맹점은 3만3천여 개에 달했다.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으로 알려진 치킨 업소(3만5천여 개)와 맞먹는 규모다. 주택가 골목 곳곳에 자리잡은 편의점에서 대기업의 유통망과 마케팅을 업고 저렴한 가격에 치킨을 판매한다면 기존 중소 치킨 업체의 피해는 피하기 어렵다.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는 부분이다.

GS25 관계자는 “모든 매장도 아니고 시설이 가능한 일부 매장에서 치킨을 판매하고 있다”며 “고객 니즈 충족을 위한 상품 카테고리의 확대 차원으로 기존 치킨 시장을 잠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골목상권 살리기와 동반성장을 위해 편의점의 식품 품목 확대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대기업의 유통망과 마케팅력을 앞세운 편의점의 이같은 무차별적인 식품·외식 품목 확대가 계속되면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골목상권 살리기 차원에서 품목 규제 등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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