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기 외식업계… 지갑 여는 상품 만들어라!’

소비절벽 뛰어넘는 강한 의지·면밀한 시장분석과 투자는 필수 이인우 기자l승인2016.12.30l9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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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새해를 맞는 식품·외식업계는 가슴 설레는 희망 대신 팽팽한 긴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깊은 불황의 터널을 힘겹게 빠져나왔으나 새해 전망은 더 어둡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저성장기에 글로벌 경제도 뉴애브노멀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외식업은 산업화 이후 결코 사라지지 않고 위기일수록 오히려 더욱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소비가 침체되고 시중 자금 유동성이 낮아지면서 외식업계 전체의 매출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이럴 때일수록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저성장기 소비절벽에 갇힌 외식업계가 나가야 할 활로를 찾아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 상무부의 자료를 인용, 식품이나 맥주, 담배를 만드는 1인 기업이 최근 10년 새 큰 폭 늘었다고 지난해 12월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식품 분야의 1인 기업은 2004년에서 2014년 2배가 됐고 맥주·담배 제조사는 2.5배 늘었다.

같은 기간 비누나 향수를 만드는 회사도 70% 가까이 늘었다. 이에 따라 2014년 기준 1인 기업은 35만개 이상으로 2004년보다 17%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2인 기업은 29만2543개로 12% 줄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에 대해 인터넷과 자동화 등 기술의 발전으로 혼자서도 손쉽게 무언가를 만들어 팔 수 있는 환경이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장기간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 불안과 개인의 경제적 필요성에 의해 창업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1인 기업 증가는 불황의 늪에 빠진 국내 외식업계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소비자의 가처분소득 감소, 미래 전망에 대한 불안에서 나오는 소비심리 위축 등이 내수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고용시장도 위축되면서 1인 창업 등 소규모 외식업소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존 외식업체들은 소비절벽에 갇힌 시장에서 새로운 1인 외식업소와의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경기침체에다 1인가구 증가 등이 엇물리면서 외식소비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말 외식업계는 송년회 등 단체예약이 크게 줄면서 ‘노쇼’보다 ‘노예약’이 훨씬 무섭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경기침체에 청탁금지법 등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1인가구 증가와 회식문화의 변화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연말연시를 기점으로 외식업체의 단체고객 감소가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연말 모임 등을 갖지 않은 사례를 통해 앞으로 직장 회식이나 동호인 모임 등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외식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는 ‘혼밥’ ‘혼술’ 세태의 확산을 예고한다. 최근 다양한 HMR 판매 증가에 이어 치킨까지 취급하고 있는 편의점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외식업계의 매출도 떨어지고 있다.

김기영 경기대 교수는 “소비자들의 먹을거리 시장 파이는 동일한데 혼밥 열풍에 따른 편의점 시장 확대에 따라 외식업계 매출은 앞으로 지속적으로,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웬만하면 지갑을 열지 않으려는 소비절벽 현상이 나타나면서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가장 큰 문제는 써도 될 돈을 쓰지 않는 소비절벽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정부도 올해 경제정책의 초점을 소득확충과 소비활성화에 맞추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2017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청탁금지법 조기정착과 함께 관광·여가 활성화, 소비부진 구조적 대응 등을 골자로 한 소비 대책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청탁금지법 영향이 큰 업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외식업과 농축수산물 유통업·화훼업 중심으로 정밀실태조사를 세 차례 실시한 뒤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부의 소비 활성화 정책으로 소비자들이 쉽게 지갑을 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소비자는 정부가 여러 정책을 내놓더라도 당장 느끼는 경기침체에 움츠러들고 있다. 결국 외식업계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다시 열 수 있는 상품을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 외식프랜차이즈기업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영업하는 외식업체는 사상 최대의 위기에 내몰리겠지만 새로운 아이템과 서비스를 내놓는 업체는 반대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치밀한 시장분석과 소비자 니즈 검증 등을 선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외식업계 관계자는 “소비가 위축될수록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외식전문가라는 자부심과 경영주의 강한 의지를 외식업의 기본 덕목으로 삼아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인우 기자  li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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