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경쟁 심화 투자 매력 잃은 외식업계
내수 부진·경쟁 심화 투자 매력 잃은 외식업계
  • 신지훈 기자
  • 승인 2017.01.16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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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말고는 투자가치 브랜드 찾기 어려워”

외식업계가 M&A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다. 불과 3~4년 전 국내외 사모펀드기업들의 잇따른 투자로 시장을 달궜던 것과 달리 최근 굵직한 매각이 무산되거나 유보되는 등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수 부진과 경쟁 심화 등의 원인으로 일부 외식기업들이 실적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인수를 고려했던 기업들도 적극적인 투자에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인수자와 매각자 사이의 인수 금액 차이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내 기업 매각 보류·결렬 등 사실상 ‘중단’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맥도날드가 지난 9일 중국과 홍콩 사업의 지분 80%를 중국 국유기업 중신(中信·CITIC)그룹과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에 넘긴다는 성명을 냈다. 중신그룹은 52%, 칼라일그룹은 28%의 지분을 갖게 되며 맥도날드 본사의 지분은 20%로 줄게 됐다. 매각가는 20억8천만 달러(약 2조5105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는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사업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직영점을 줄이고 로열티를 받는 매장을 늘려 거대해진 글로벌 조직을 간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맥도날드는 당초 아시아 사업권을 전부 묶어 매각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국맥도날드의 경우 인수의사를 보였던 CJ그룹과 KG케미칼, 매일유업 등이 인수를 포기하면서 보류상태다. 매일유업은 칼라일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인수 조건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 밖에 할리스커피 지분 91.82%를 보유 중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매각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매각의사를 밝힌 크라제버거, KFC 등도 마땅한 대상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다수의 외식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당장 매각 계획이 없더라도 수요가 부족한 현재 시장상황이 그리 달갑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의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M&A 관계자는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는 현재보다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는데 외식업계의 경기가 안 좋다보니 인수자들이 주저하고 있다”며 “한국맥도날드의 경우 6천억 원 이상의 높은 매각가가 책정됐는데 그만큼 리스크가 크다보니 협상이 결렬됐다”고 말했다. 

외식 큰손 로하튼그룹 지난해 3천억 수익

홍콩계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로하튼그룹코리아의 외식 브랜드들이 지난해 약 3천억 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30% 이상 성장한 수치다. 로하튼코리아가 인수한 주요 외식업체는 치킨프랜차이즈 bhc, 한우전문점 창고43, 그램그램, 큰맘할매순대국 등으로 그중 bhc가 지난해 매출 약 2400억 원을 기록했다.

로하튼그룹은 지난해 60억 원을 투자해 이천 지역에 공장을 짓고 업체들의 핵심 재료를 취급하는 등 소속 외식 브랜드의 양적·질적 성장을 돕고 있다. 대부분 사모펀드들이 기업 인수 후 투자를 줄여 실적을 최대화하려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로하튼그룹의 푸드팩토리 투자, 주식회사 전환 등을 이유로 재매각을 염두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업계의 분위기가 당장의 추진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bhc가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투자 대비 수익을 고려하는 사모펀드 기업의 특성상 재매각 대상이 되지 않겠냐는 추측이 많다”며 “bhc를 제외하고는 투자 가치가 있는 매력적인 외식브랜드를 꼽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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