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숙자 한식재단 이사장 특별인터뷰
윤숙자 한식재단 이사장 특별인터뷰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7.01.16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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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자이자 행정가, CEO 면모 갖춘 한식진흥 책임자

윤숙자 한식재단 이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식 전문가이자 교육자, 경영인이다. 지난해 4월 이사장직을 맡은 뒤 해를 넘겨 9개월째를 맞았다. 그동안 한식재단은 뜻하지 않은 구설에 휘말리며 제대로 해명할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한식재단에 대한 편향적인 비판도 적지 않았다. 윤 이사장은 새해 한식재단은 이같은 시련을 딛고 어느 때보다 밝은 미래를 향해 나갈 것이라고 장담한다. 지난 10일 서울 청계로 한식문화관에서 윤 이사장을 만났다.

▲ 윤숙자 한식재단 이사장이 2017년 새해 주력할 한식재단의 사업과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원배 기자 lwb21@

윤숙자 한식재단 이사장은 언제나 곱게 빗어 올린 머리와 단아한 한복 옷매무새를 흩트리지 않는다.

옛 반가(班家)의 안주인이 정성을 다해 차려낸 상차림을 연상케 한다. 어디를 보아도 천상 한식과 함께 살아온 주인공이다.

그는 종갓집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많은 내림음식을 접했다.

대학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뒤 지난 1980년부터 배화여대 교수,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으로서 37년간 수많은 한식 전문가를 양성했다.

이제 윤 이사장은 지난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산하의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한식재단을 이끄는 관리자로서 정부의 한식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앞서 한국전통음식연구소와 떡박물관 등을 경영하며 수많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CEO로서의 자질과 세계 각 대륙에서 한식 교육을 진행한 교육자, 그리고 한식문화를 새롭게 정립한 문화인으로서의 면모를 두루 갖춘 팔방미인이란 평을 얻고 있다.

▲지난해 4월 이사장 취임 후 처음 새해를 맞게 됐다.
“새해를 맞는 소회는 매우 남다르다. 새해는 아주 행복할 것 같다. 취임 후 지난 9개월여 동안 이미 짜여있던 계획에 따라 40여 개의 사업을 진행했다. 월요일 간부회의 후 주중에는 각 팀별 업무를 챙기고 주말에는 월요일 회의 결과를 점검하는 등 빠듯한 생활을 해왔다.

새해는 사업을 27개로 통·폐합하면서 업무의 양보다 질을 높이는데 치중하기로 했다. 다른 유관기관이나 단체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 이미 오는 11월까지 시기별로 추진할 사업계획을 마무리했다. 12월은 그동안 진행한 사업을 점검하고 2018년 사업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앞으로 큰 틀의 사업방향을 잡아주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줄 방침이다. 군림하는 관리자가 아닌, 항상 낮은 자세로 직원들과 소극장 연극공연을 함께 관람하며 소통해 왔고 앞으로 더 가까워지고자 한다. 특히 새해는 지금까지 한식재단이 내세웠던 ‘한식 세계화’ 대신 ‘한식진흥 및 음식관광 활성화’라는 새로운 슬로건에 맞게 사업의 성과를 내는데 집중하겠다.”

▲한식재단은 2015년 공공기관으로 지정됐는데 이전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한식재단은 공공기관 지정 전부터 한식 진흥을 통한 국가 브랜드 제고와 농식품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과업을 추진해 왔다. 그동안 한식 원형 1만5천개를 목록화 했고 궁중음식 조리법 70개 복원, 한식메뉴 레시피 8개국어 번역 및 보급, 2013년 김장문화의 유네스코 등재 등의 성과를 올렸다.

이제 한식문화의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음식관광 활성화와 전문인력 양성, 한식 해외 확산 등도 눈에 띄는 사업이다. 이에 따라 뉴욕시민의 한식인지도는 지난 2011년 24.2%에서 2016년 64.3%로 높아졌다.

해외 한식당도 2009년 9253개에서 2016년 3만1천여 개(추정)로 늘었고 지난해 도쿄 윤가 등 해외에서만 6개의 한식당이 미쉐린 가이드의 스타 레스토랑으로 등재됐다. 이와 함께 국내 최초로 미쉐린 서울이 발간되면서 총 13개의 한식당이 별을 획득했다.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은 여러 한식 유관기관과 단체, 국민 개개인까지 각각 수행하고 있는 한식진흥 활동을 농식품부 주도 아래 체계적으로 조율하고 효율화하기 위해 추진하게 됐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 관련법의 적용을 받게 됨에 따라 한식진흥정책 수행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게 됐으며 재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일부에서는 이사장을 단순한 한식 전문가로만 알고 있다.
“지난 1980년부터 수십년간 한식 현장에서 많은 변화를 직접 실감해 왔다. 88서울올림픽 급식전문위원을 필두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만찬전문위원 등을 맡게 되면서 조리 분야뿐만 아니라 행정과 회계 등 관리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도 갖게 됐다.

특히 사단법인 한국전통음식연구소를 설립, 운영하면서 매년 ‘전통주와 전통음식의 만남’, ‘전통의례문화축제’, ‘궁중과 사대부가의 전통음식 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왔다. 또한 한식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다.

지난해 문화관광체육부가 세계 14개국 6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인기 있는 한국 문화콘텐츠로 한식을 꼽았다. 한식재단 이사장으로 일하게 되면서 그동안 쌓아온 한식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한식문화를 알리는데 쏟아 붓는 한편 재단의 효율적인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한식을 해외에 알리기 앞서 국내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한식은 전통주와 함께 할 때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 한식재단 근처의 한식당에서 직접 담근 전통주 맛을 보게 됐고 이를 보완해 정식메뉴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전통주와 전통음식을 하나로 할 때 우리 문화까지 더 선명하게 담아낼 수 있다. 이후 지난해 5월 ㈔한국외식업중앙회와 ㈔대한민국전통음식총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한식당 경영주와 종사자들에게 전통주 교육을 진행키로 했다. 지금까지 서울, 경기, 충청 지역의 한식당 경영주들에게 이미 교육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제주도를 포함한 7개 시도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한식당을 찾는 고객들에게 직접 담근 전통주를 식전주나 반주로 제공하면 누구나 한식의 가치를 높게, 제대로 평가하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지난해 일정 요건만 갖추면 하우스막걸리를 직접 제조판매할 수 있게 된 것도 큰 힘이 되고 있다.

한식당이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방문지로 꼽히면서 한식표기법 통일도 시급하다. 더욱이 평창동계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한식 명칭의 영어, 일어, 중국어 표기를 통일해 알리고자 한다. 이밖에 국내 첫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도 한식당 2곳이 3개의 별을 받는 등 한식의 위상이 높아졌다.

국내 한식의 기반을 더욱 다지면서 해외 한식당 수준을 높이기 위한 현지 종사자 교육도 진행, 지금까지 6개국 15개 도시의 1900명 이상을 가르쳤다. 아무리 한식이 잘 알려져도 막상 맛이 없으면 안되기 때문에 이같은 교육을 더욱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올해 한식재단이 주력할 사업은 무엇인가?
“한식진흥기반 조성과 한식당 경쟁력 강화, 국내외 한식 홍보, 수출과 연계한 한식정책 기반 구축이다. 기반 조성은 한식 콘텐츠 통합 온라인 플랫폼과 DB 구축, 네이버와의 제휴 등으로 전개할 예정이다.

중국과 독일 도서전 등 국제 대형 문화 이벤트에 참가하는 것도 기반 조성의 일환이다. 한식당 경쟁력은 앞서 말한 전통주 교육을 비롯해 국내외 한식조리강사를 대상으로 프리미엄 교육을 진행하고 해외 대학교에 정규 한식강좌를 개설하겠다.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법 신규개발과 표준 조리법을 현재 200개에서 300개로 늘리겠다.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음식 10선을 홍보하고 오는 5월부터는 ‘건강한食원정대’를 확대, 개편해 활성화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4월 개관한 한식문화관 활용도를 더 높이겠다. 한식문화관은 지난해 6만여 명이 찾을 것으로 내다봤으나 12월까지 12만여 명이 방문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고 있다.

한식재단은 앞으로 ‘세계인이 즐기는 한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한식진흥사업의 콘트롤타워가 될 것이다. 지난 7년 동안 구축해온 세계 미식계와 여론 주도층과의 네트워킹을 활용해 국내 한식계와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매개 역할도 맡고자 한다.

특히 한식사업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농식품부와 함께 (가칭)한식진흥법 제정을 추진하고 음식관광 수요 개발과 국내외 수요자 대상 한식교육 및 컨설팅을 강화하고자 한다.”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이 불거지면서 한식재단이 구설수에 올랐다.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쓴 언론보도와 소문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 먼저 이사장에 선임된 것은 재단 정관 등에 따라 합법적인 절차를 밟았다.

또 ‘차은택 감독이 저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자리를 보장했다’는 소문은 허무맹랑한 말이고 한식재단 사업을 미르재단에게 빼앗겼다는 말도 재단 사업을 아는 사람들은 전혀 사실이 아니란 걸 알고 있다.

특히 지난 여름 한식문화관에서 한식홍보를 위해 뙤약볕 아래 전통식품명인들과 고생했지만 한식재단 예산으로 제가 운영하는 질시루에서 떡을 구입해 나눠줬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너무 황당해 어이가 없었다.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이었다고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데 차은택 씨는 1기 문화융성위원이었고 저는 2기 위원이었다.

2기 위원으로 들어간 이유도 한식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요청 때문이었다. 1기에도 한식전문가가 계셨다. 차은택 씨와 저는 함께 위원회에 있지 않았다. 여러 루머가 난무하면서 이제 막 성과를 내기 시작한 한식진흥사업의 성과가 성장동력을 잃을까 걱정이다.”  

윤 이사장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한식재단은 설립 이후 이제 막 7년이 지났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우리 전통음식을 사랑하는 마음과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신다면 앞으로 더 가치있는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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