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파크, 매각 1조 원대 가치 있나?
이랜드파크, 매각 1조 원대 가치 있나?
  • 김상우 기자
  • 승인 2017.04.2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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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파크의 외식사업부문 매각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매각 대금으로 알려진 1조 원이 합리적 금액이냐는 업계 일각의 시선이 짙어지고 있다. 이랜드파크는 현재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외식사업부문 18개 브랜드 매각 협상을 벌이는 중이다. 

이랜드리테일 IPO 악재 고심 

이랜드파크가 외식사업 매각에 나서게 된 배경은 모회사인 이랜드리테일의 어려움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올 상반기까지 기업공개(IPO)를 끝낼 방침이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내년 상반기로 일정을 연기했다. 

이랜드그룹은 재정 건전성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속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 결과 지난 2011년부터 부채비율이 300%까지 치솟았다. 부채비율이 마지노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으나 패션과 유통 등 주요 사업이 순항하고 있어 문제될 것 없다는 모습이었다. 

▲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애슐리(왼쪽)와 자연별곡 매장.

그러나 핵심 사업마저 부침에 시달리자 지난 2월 의류브랜드 티니위니를 7800억 원대에 중국 업체에 넘겼다. 이어 건물과 부지 등 주요자산도 매각에 나서며 재정 위기에서 벗어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랜드그룹은 부채비율을 200%대로 떨어뜨려 그룹의 핵심 목표인 이랜드리테일의 IPO를 성공적으로 마치겠단 구상이었다. 

이랜드리테일의 IPO가 연기된 것은 자회사 이랜드파크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결과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12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비슷한 시기에 터진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의 아르바이트직원 임금 약 84억 원 체불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 임금체불문제에 결국 이랜드리테일은 상장예비심사를 철회했다. 

IB업계 관계자는 “IPO가 늦어지면서 그룹 신용 평가도 하향조정되는 등 차입금 상환 압박이 더욱 거세져 현금 유동성도 안 좋아질 것”이라며 “이랜드파크 임금 체불은 낮은 공모가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고 이는  IPO 효과가 기대만큼 큰 흥행을 가져다주지 못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매각은 이러한 악재를 털어내는 동시에 자금을 마련하자는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MBK파트너스 ‘희망가’ 만만치 않다 

업계 안팎에서는 MBK파트너스가 이랜드파크 외식사업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를 두고 홈플러스와 결합한 시너지 창출을 지목하고 있다. 즉 이랜드파크 외식 브랜드를 전국 142개 홈플러스 매장에 입점할 경우 집객효과는 물론이고 매출 증대효과까지 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난 2015년 7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으로 홈플러스를 사들여 국내 M&A 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쓴 MBK파트너스는 이제 홈플러스의 가치를 더욱 높여야 하는 시기다. 사모펀드 특성상 높은 가격으로 되팔기 위해선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요건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만 한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MBK파트너스의 청사진은 말 그대로 기대치에 불과하다는 의견이다. 우선 이랜드파크가 원하는 매각 금액 1조 원이 과하게 책정됐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랜드파크의 성장 요인을 분석했을 때 그만큼의 가치가 되지 않는다는 냉혹한 평가 절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슐리와 자연별곡은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어도 나머지 브랜드는 딱히 성공한 브랜드라 말할 수 없다”며 “더욱이 인기 브랜드도 메뉴의 뒷받침이 아닌 뷔페 콘셉트에서 비롯된다. 가성비 우선 전략이 이랜드파크 외식 브랜드의 주된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랜드파크의 이러한 전략을 MBK파트너스가 승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기 없는 브랜드는 되레 골칫거리가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1조 원은 순수하게 이랜드파크의 희망사항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랜드파크 외식 브랜드 대부분이 뉴코아와 NC백화점 등에 집중 포진하며 확장성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아르바이트직원 임금 체불에다 정직원 급여 연체, 협력사 대금 미지급 등 기업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어 장기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싸게 싸게’ GMO 대량 구매 눈길

지난해 10월에는 이랜드파크의 가성비 우선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가 공개돼 큰 관심을 받았다. 당시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2013년에서 2016년 3월 사이 GMO 가공식품 수입 10대 국내 기업을 공개했다. 이랜드파크는 외식업체 중 버거킹과 함께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코스트코 코리아로 11개 품목 1만1074t을 수입했으며 수입액은 3549만4000달러(약 395억 원)다. 2위는 4643t을 수입한 버거킹 운영사 BKR, 3위는 일본산 미소(조미된장) 2182t을 수입한 은화식품이다. 이마트도 과자류, 육류 및 알 가공품 등 995t을 수입해 9위에 자리했으며 이랜드파크가 988t을 수입해 10위를 차지했다. 

이랜드파크는 그간 몇몇 브랜드를 통해 국내 농산물을 대거 사용하면서 농가 이익 확대와 고품질 우리 농산물을 고객에게 전한다고 적극 홍보한 바 있다. 대량 GMO 수입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같은 홍보는 결국 사실과 반대되는 측면이 많다는 것을 증명했다. 

식품업체의 경우 가공식품의 대량 생산에 따른 단가 절감 차원에 GMO를 사용하기도 하나 외식 프랜차이즈의 이같은 대규모 GMO 구입은 흔치 않은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GMO 사용을 무조건 잘못됐다 말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고객들의 부정적 인식 때문에 외식업체에서는 GMO 사용을 꺼려하는 편”이라며 “이랜드파크의 GMO 대량 수입은 식재 단가 절감의 목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관계자는 “스프와 일부 소수 메뉴에만 GMO를 사용했다”며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랜드파크의 외식사업부는 회사 전체 매출의 85%가량을 맡고 있다. 1994년 피자 전문점인 피자몰을 시작으로 2003년 뷔페 애슐리가 큰 인기를 끌면서 사업을 지속 확장해왔다. 지난해 매출은 8054억 원으로 130억 원의 영업손실과 804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41억 달러(약 4조7천억 원)규모의 4호 펀드를 조성해 자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1조 원이라는 금액이 다소 과하게 책정됐다며 실사 이후 금액을 낮추려는 시도가 있었겠지만 이랜드파크는 1조 원 이하면 절대 매각하지 않겠다는 강경책을 편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3월 킴스클럽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글로벌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KKR를 선정했다. 그러나 그해 9월 매각 계획을 전격 철회했다. 매각 금액을 절대 낮출 수 없다는 강경책에 거래가 무산됐다는 후문이다. MBK파트너스와의 협상은 오는 5월 초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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