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흑우 아시나요? 글로벌 명품 육성 첫걸음
제주흑우 아시나요? 글로벌 명품 육성 첫걸음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7.05.26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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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본점에서 ‘제주흑우푸드그랑프리’ 개최
▲ 지난 25일 서울 롯데호텔 소공동 본점에서 열린 ‘제주흑우푸드그랑프리’에 참가한 전국 13개 대학 외식조리 관련학과 학생들의 흑우요리 경연대회 출품작을 대한민국 조리명장과 한국외식조리기능장협회 관계자들이 심사하고 있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이같은 격언은 식재도 해당된다. 아무리 좋은 식재라도 제대로 된 요리로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사장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명품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식재를 미처 알지 못해 소중한 자원이 잊혀질 수도 있다.

지난 25일 서울 롯데호텔 소공동 본점에서 열린 ‘제주흑우푸드그랑프리’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우리 소고기의 제자리 찾기 행사였다.

이날 행사는 제주흑우연구센터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조리기능장협회가 주관했다. 제주흑우의 품종을 보존, 개량하는 생산자 측과 이를 최적의 외식상품으로 만들어내는 조리기능장의 협업으로 진행된 이벤트다.

제주흑우는 ‘조선왕조실록’ ‘탐라순력도’ ‘탐라기년’ 등에 고려와 조선의 왕실 진상품으로 공출된 기록이 남아있다. 그만큼 육질이 부드럽고 맛이 좋았으나 체형이 작아 1980년대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멸종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일본은 흑우의 우수성을 알아채고 본국으로 가져가 세계적 명품 소고기 와규의 품종개량에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3년 뒤늦게 보존사업에 나서면서 2013년 천연기념물 제546호로 지정됐다. 제주흑우연구센터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관하는 ARC(농림축산식품연구센터지원사업)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흑우 대량증식 및 산업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정부는 10년 동안 206억 원을 투입, 앞으로 1만두까지 개체수를 늘릴 계획이다.

현재 제주에서 기르는 흑우는 총 1700여 마리다. 이중 250여 마리는 제주축산연구소 등에서 종 보존을 위한 종축으로 보존하고 있다. 나머지는 모두 식용으로 기르고 있으나 300여 만 마리에 달하는 한우에 비해 개체수가 크게 부족하다.

▲ 박세필 제주흑우연구센터장은 제주흑우를 국민에게 알리고 외식메뉴화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주흑우푸드그랑프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박세필 제주흑우연구센터장(제주대 생명자원과학대 교수)은 “정부와 제주도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제주흑우를 명품 소고기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푸드그랑프리는 대한민국 조리명장, 한국조리기능장 등과 손잡고 제주흑우의 비전을 제시하고자 마련했다”고 밝혔다.

박 센터장은 “한우는 현재 대량 사육하는 품종뿐만 아니라 울릉도의 칡소, 내륙의 흑우 등 5종에 이른다”며 “제주흑우는 다른 품종과 뚜렷이 구분되는 특성을 가졌고 불포화지방과 올레인산 등이 풍부해 맛과 영양가치가 뛰어나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일반 한우가 30~32개월령에 출하하는 반면, 제주흑우는 38~40개월 이상 길러야 하고 체형도 30% 정도 작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진다. 일반 한우의 출하시 무게는 보통 500㎏ 이상 수준이지만 제주흑우는 거세우가 370~430㎏, 암소는 320~350㎏ 수준이다.

가격은 거세우의 경우 850만~1100만 원으로 ㎏ 당 2만 원 내외인 한우에 비해 비싸다. 제주도내에서 제주흑우를 판매하는 외식업체도 제주시의 ‘검은 쇠 몰고 오는’과 서귀포시의 ‘흑한우 명품관’ 등 2곳에 불과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유양봉 ‘검은 쇠 몰고 오는’ 대표는 “아직 제주흑우를 아는 소비자가 많지 않지만 최근 고객이 점차 늘고 있다”며 “종 보존에 도움을 주기 위해 거래하는 흑우농가에 마리 당 120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드그랑프리를 주관한 봉준호 한국조리기능장협회 회장(극동대 교수)은 “뛰어난 식재가 있더라도 이를 어떻게 음식으로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며 “제주흑우의 부가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힘을 보태기 위해 조리명장들과 함께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봉 회장은 이어 “육식을 하지 않던 일본의 경우 뒤늦게 소고기에 눈 뜨면서 고베규 등을 육성해 세계적인 명품을 만들었다”며 “제주흑우도 생산자와 조리업계가 손잡고 체계적으로 가다듬는다면 충분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푸드그랑프리는 조리명장과 조리기능장이 함께 조리한 컬러버레이션 메뉴 전시와 시식회, 전국 13개 대학의 외식조리 관련학과 학생들의 흑우요리 경연대회도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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