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고병원성조류인플루엔자(AI)가 초여름에도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식품·외식업계의 피해가 우려된다.
이달 초 제주와 군산에서 첫 발생한 AI는 지난 7일 기준 울산, 전북 익산, 완주 등으로 확산되면서 위기경보단계를 ‘심각’으로 상향 조정한지 3일만에 살처분 및 매몰 수는 17만여 마리를 넘어섰다.
정부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책본부장을 맡으면서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 선제적 방역에 나서고 있으나 확산세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 총리는 지난 8일 AI 상황점검 및 대책회를 열고 초기 방역활동에 총력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총리는 이날 “AI 의심 가금류의 확산 경로를 확실히 파악해야 하고 방송과 재난문자 발송 등을 활용해 국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유도해야 한다”며 “군인, 경찰도 소독이나 살처분 같은 AI 차단방역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농식품부 등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인적?물적 역량을 총동원해 철저하고 선제적인 방역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AI가 쉽사리 잡히지 않으면서 외식업계의 피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에 제주와 군산 등에서 확인된 AI 바이러스는 H5N8 형으로 아직 인체 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소비자들은 닭고기를 피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한국외식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시작된 AI 여파로 비 프랜차이즈 치킨 전문점 중 92.5%, 프랜차이즈 매장 83.8%의 매출이 감소됐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AI 발생 이후의 4개월을 각각 2개월씩 나눠 분석한 결과 시간의 경과에 따라 매출감소율이 소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당시 ‘휴·폐업 및 업종전환을 고려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 27.3%만이 고려하고 있다고 응답했고 비 프랜차이즈 매장의 경우는 41.5%가 그렇다고 밝히는 등 AI에 따른 충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2개월여 만에 다시 확산되고 있는 AI에 치킨업계를 비롯한 외식업계의 피해도 커질 전망이다.
치킨업계는 풍토병화하고 있는 AI 때문에 닭고기 값이 크게 올라 수익률까지 떨어지고 있다. 또 치킨 값이 오르면서 대체 메뉴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이들 가격도 덩달아 5% 정도 올랐다. 이에 치킨업계 뿐만 아니라 외식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