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쇼홀딩스가 6차 산업에 나선 이유
젠쇼홀딩스가 6차 산업에 나선 이유
  • 이인우 기자
  • 승인 2017.06.10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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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생산자와 최종 소비자 하나로, 직영 체제보다 협업 시너지가 유리

지난해 10월 규동(소고기덮밥) 프랜차이즈 ‘스키야’ 등을 운영하는 젠쇼홀딩스는 로컬식품 슈퍼마켓(SM) 후지타코퍼레이션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IT미디어는 이에 따라 젠쇼의 소매 부문 매출은 오는 2018년 3월 예상치가 873억 엔으로 올랐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익률은 아직 오르지 않고 있는 만큼 소매 부문 사업에 대한 찬반양론이 엇갈리고 있다. 특히 최근 외식 기업이 진입하고 있는 SM업계의 상황도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 젠쇼의 산하에 들어간 마루에이 등 SM 기업군은 비교적 작은 규모에다 시장에서 비중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반면 젠쇼의 유통사업 확장 행보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시너지가 적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젠쇼가 중장기 비전의 한 축으로 보고 있는 ‘매스 머천다이징 시스템’(MMD)이라는 개념으로 볼 때 소매 부문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젠쇼가 구축하고자 하는 MMD는 식자재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의 유통경로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를 통해 효율성과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고 이해 관계자 모두 혜택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이같은 전략은 기존 식품·외식업계의 유통과정이 복잡하고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식품 유통에서 생산액 기반 자급률은 66% 정도다. 1차 생산물의 2/3는 국내 공급으로 충당하고 있다. 일본 또한 농수축산업 등 1차 산업은 정부의 극진한 보호정책을 받는 영세사업자의 집합체로서 경제적 합리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1차 상품을 수매·공급하는 시장 등은 도태와 재편 과정을 거치면서 기업 규모가 급속히 커졌고 이들 식자재를 구매하는 식품가공업체와 외식업체가 이들의 실질적인 지배를 받게 됐다. 중간 유통을 담당하는 업계도 대형 시장의 압력에 밀려 수익 확보가 어려워졌다.

이는 정부의 강력한 1차 산업 보호·육성 정책에 따라 유통구조 자체의 구조적 효율성은 진행되지 않고 1차 시장이 일방적으로 제조·유통업계를 압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농축산어업에 종사하는 생산자는 오히려 수익을 빼앗기게 됐고 젊은 층의 후계자 유입 감소가 심각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비합리적인 구조는 이미 막다른 길에 몰리고 있다. 농수축산물 생산자와 이를 소비하는 식품·외식업계의 어려움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차 생산자와 최종 소비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러한 시장에서 탈출하려는 노력이 시작되고 있다. 이는 1차 산업의 6차 산업화로 나타나고 있다.

젠쇼의 MMD는 이러한 상황을 예측하고 주체적으로 새로운 ‘가치사슬’ 만들기 위해 진행되고 있다. 젠쇼의 소매 사업 전개는 이같은 배경에 나온 것이다. 농장에서 식탁으로, 식탁에서 농장으로 이어지는 순환고리는 외식만으로는 만들 수 없고 중간 단계인 소매 분야와 함께 운영하는 게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식자재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버려지는 약 30%의 식자재를 모두 활용, 생산자와 최종 소비자가 WIN-WIN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젠쇼가 당장 소매사업을 수익사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어렵다는 분석이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외식사업 재건에 소매사업이 직접 기여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젠쇼의 기본 구상인 MMD 실현을 위해 직접 소매사업 부문을 보유하는 것보다 상호 대등한 관계의 협력업체를 두는 편이 유리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IT미디어는 지금까지 외식업과 소매 유통업의 병행으로 시너지를 얻은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과거에는 외식업과 유통업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1차 식자재 조달까지 유기적으로 통합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너지를 창출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앞으로 10년 안에 젠쇼가 일정한 성과를 낸다면 지금까지의 상식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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