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분유 사카자키균의 진실
조제분유 사카자키균의 진실
  • 관리자
  • 승인 2006.10.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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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분유와 이유식에서 위해 미생물인 사카자키균이 미량 검출됐다고 해서 아기를 둔 부모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또 조제분유 등을 만들어 파는 유가공업체들도 사카자키균 파문에 휩싸여 소비자 신뢰 추락을 우려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부는 정부대로 관리가 허술하지 않았느냐는 따가운 시선에 마음이 편치 못한 표정이다.

소비자와 생산자, 관리자 등 분유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사카자키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한국수의공중보건학회, 한국유질유방염연구회, 식품안전포럼 등 학계를 중심으로 조제분유의 사카자키균 안전관련 심포지엄을 마련하는 등 안전한 분유 관리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사카자키균의 안전성 문제가 국내에 본격 알려진 것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부분의 식품안전문제가 그렇듯이 사카자키균의 안전성 문제도 해외에서 먼저 터진 뒤 한국에 상륙한 경우다.

영국과 미국 등에서 대장균군의 일종인 사카자키균이 분유 등에서 나왔다는 정보가 들어오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소시모)'이 공동으로 국내 유통 분유와 이유식에 대한 모니터링에 들어간 것.

◇자연환경에 널리 분포 = 이름도 낯선 사카자키균은 장내세균의 일종으로 1980년대 들어 일본의 미생물학자인 니이치 사카자키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것이다.

2005년 현재까지 적어도 10개국에서 전 세계적으로 76건의 감염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9개 주 이상에서 발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람이나 동물의 장 또는 자연환경에서도 많이 발견되는 등 서식지는 다양하다. 특히 공기나 물은 물론 일반식품이나 치즈, 건조식품, 야채 등에서도 검출되고 있다.

◇얼마나 위험하나 = 사카자키균의 독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고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중이다.

건강한 성인에게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발생빈도가 낮긴 하지만 신생아와 유아에게 치명적인 수막염, 패혈증, 발작, 괴사성 장관염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사카자키균이 유발하는 신생아 뇌수막염의 경우 20∼30% 정도의 치사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국 분유에서도 사카자키균 검출 = 국내 생산 조제분유에서 사카자키균이 나왔다고 해서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긴 하지만 외국 분유제품이라고 해서 안전지대에 놓여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식품연구원 오세욱 박사에 따르면 1988년에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141종류의 조제분유에 대해 장내세균 검사를 실시한 외국 연구조사를 보면 52.5%에서 장내세균이 검출됐고 이 중에서 14.2%에 해당하는 20개 시료에서 사카자키균이 나왔다.

또 1997년 캐나다의 5개 분유회사 120개 분유제품을 조사한 연구결과를 보면 6.7%에 달하는 시료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고 오 박사는 말했다.

영국 노팅엄 대학이 2004년 검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한국 등 7개국에서 생산된 조제분유와 건조 유아식에서 사카자키균 등 13종의 장내세균이 나왔다고 오 박사는 덧붙였다.

국내외 조제분유와 이유식이 사카자키균에 노출돼 셈이다.

◇오염경로는 = 사카자키균은 자연환경에 널리 분포하기 때문에 분유나 이유식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분유를 조제할 때 사용하는 젖병솔이나 스푼, 모유를 보관하는 유축기 등에서도 검출되었다는 연구보고가 있다고 오 박사는 말했다.

식품공장이나 일반 가정집도 예외가 아니다. 의학저널 란셋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16곳의 가정 중 5곳의 가정에서, 또 식품공장 9곳 가운데 8곳에서 사카자키균이 나왔다는 보고가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카자키균의 오염원과 정확한 오염경로는 아직까지 밝혀져 있지 않다.

◇"가장 좋은 대비책은 감시강화-분유 조제시 섭씨 70도 이상 뜨거운 물에 타서 먹여야" = 사카자키균에 대해서는 유럽연합(EU)을 제외한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일본, 미국에서는 별도의 기준규격을 설정해 관리하고 있지 않다.

다만 우리나라와 같이 대장균군으로 위생관리를 하고 있다.

사카자키균은 100㎖ 당 10만 마리 수준은 되어야 WHO 등에서 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는 면역결핍 영아, 28일 미만 영아, 2.5㎏ 미만 저체중아 등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극미량일 경우에는 감염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식약청은 그러나 먹거리 안전차원에서 앞으로 조제분유에서는 사카자키균이 나와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기준규격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

오 박사는 "따라서 자연환경에 존재하는 사카자키균에 대한 가장 좋은 대비책은 감시를 강화하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은 감염경로와 오염원에 대한 생화학적, 분자생물학적 연구가 필요하고 나아가 분유 제조공정에서 근원적으로 사카자키균을 제거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오 박사는 덧붙였다.

특히 분유를 조제할 때 섭씨 70도 이상의 물에 탄 뒤 흐르는 물에 식힌 후에 먹이는 게 사카자키균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실제로 WHO나 식약청도 조제분유나 이유식은 멸균제품이 아닌 만큼 미생물 오염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반드시 뜨거운 물에 타서 먹일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한번 먹이고 남은 조제분유 등은 보관하지 말고 반드시 버리고 젖병과 젖꼭지, 손과 스푼 등도 깨끗이 씻어 살균처리하는 등 청결하게 유지하는 게 좋다고 당부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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