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외식 브랜드 ‘반짝 인기’… 생명력 짧아
저가 외식 브랜드 ‘반짝 인기’… 생명력 짧아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7.07.03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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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르 몰리는 쏠림 창업에 트렌드 수명 단축
▲ 경쟁이 심한 가성비 콘셉트의 저가형 외식 브랜드는 고유한 브랜드 콘셉트와 관리 시스템를 갖취어야 한다.스몰비어 브랜드 봉구비어(왼쪽부터), 생과일 쥬스 전문점 쥬시, 명랑핫도그. 사진=봉구비어, 쥬씨, 명랑시대핫도그 제공

지속되는 경기 침체와 실업난 등에 따라 소비가 위축되면서 가성비를 앞세운 외식 브랜드들이 속속 론칭되고 있다. 저가 브랜드는 빠른 입소문을 타며 창업자와 특히 주머니가 가벼운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메뉴 경쟁력 등을 갖추기보다 가성비 트렌드만 좇아 지속성이 없는 반짝 브랜드가 되는 경우가 많아 꼼꼼한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짝하고 사라진 스몰비어, 1등만 남아

국내 외식시장에서 가성비 콘셉트의 저가형 외식 브랜드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시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다. 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되면서 한국도 연평균 2%대의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저가형 외식 브랜드가 속속 시장에 나왔다.

저가형 외식 업종의 대표 주자는 스몰비어다. 2010년대 첫 선을 보이기 시작해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창업자와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5천 원 이하의 감자·쥐포 튀김 등 간단한 안주와 생맥주를 제공하는 초가성비 전략으로 가볍게 한잔하려는 직장인과 학생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 2014년 9월에 열린 제32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 참가한 스몰비어 브랜드는 12개로 단일 업종으로는 치킨을 누르고 가장 많았다. 2014년 9월 기준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보공개서 등록된 스몰비어 관련 프랜차이즈 업체만 약 4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차별성 없는 콘셉트와 유사 브랜드의 난립 등 과당경쟁에 빠지며 급격히 쇠락했다. 비슷비슷한 콘셉트에 소비자의 발길이 뜸해지고 일부 경쟁력없는 브랜드가 사라지면서 현재 스몰비어는 봉구비어 등 극소수 업체만이 남아있다.

‘가성비 갑’ 내세운 커피 브랜드

이디야가 고품질 저가 커피라는 틈새 시장을 개척하며 안착하자 2015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저가 브랜드 경쟁이 벌어졌다. 1인당 커피 소비가 늘면서 박리다매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2015년 하반기 저가 커피 시장은 ‘빽다방’과 ‘커피 식스’ 등 1천 원대 커피를 파는 브랜드가 주도했다. 특히 빽다방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인지도와 1500원이라는 낮은 가격, 대용량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커피식스도 저가커피 시장에 뛰어들었다. 커피식스를 운영하는 KJ마케팅은 2015년 10월 저가 브랜드 ‘커피식스 미니’를 론칭하고 테이크아웃 매장 중심의 가맹사업을 전개했다.

패스트푸드·제과업체도 저가 커피를 내놓으며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맥도날드는 2015년 초 맥카페를 리뉴얼하고 가격 인하로 공략했고 파리바게뜨도 같은해 저가 콘셉트의 ‘카페 아다지오’를 론칭했다. 지난해에는 아메리카노를 900원에 판매하는 커피만이 나왔고 올해 갤러리카페900도 9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내놓으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기존 매장을 보유하고 부가적으로 커피를 취급하는 업체들과 달리 저가전문점 시장은 크게 쇠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리다매 전략을 취했지만 임대료와 인건비, 식재료 상승,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빽다방은 매장이 2014년 25개에서 2015년 415개로 급증했지만 성장이 정체돼 지난 6월말 기준 540여 개 매장에 그치고 있다. ‘쥬씨’는 1천 원대 생과일 주스로 저가 과일 주스 전성기를 열었다. 지난 2010년 9월 론칭했지만 2015년 가성비 트렌드를 타고 급성장했다.

2개에 머물던 매장은 빠르게 늘어 그해 8월 100호점을 넘어섰고 지난해 6월 800호점을 돌파하는 등 초고속 성장했다. 가성비 전략이 제대로 통한 것이다. 이후 유사한 과일전문 브랜드가 생겨나 저가 공세를 펼쳤지만 시장을 선점한 쥬씨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핫도그 열풍 지속, 여름 지나봐야 알 것

최근 핫도그 열풍은 트렌드 변화 속도가 빠르고 저가를 선호하는 현재 외식 시장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과거 분식매장의 한 가지 메뉴에 머물렀던 핫도그는 다양한 맛으로 발전을 거듭해 브랜드화 됐다. 또 대부분 1천 원~1500원대 가격을 형성해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고 있다.

6월말 기준 핫도그란 이름을 넣어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만 20여 개에 달한다. 그 중 ‘명랑시대쌀핫도그’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 지난해 7월 1호점을 연 뒤 1년만인 올 6월 현재 730호점을 오픈하며 급성장했다.

기존 업체도 핫도그 사업에 발을 담갔다. 쥬씨는 겨울철 음료 비수기 매출 보완 방안으로 ‘팔팔핫도그’ 브랜드를 론칭했다. 핫도그 조리에 필요한 시설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해 기존 쥬씨 매장에서도 운영이 가능하다.

저가 치킨 브랜드 또봉이통닭도 기존 매장에서 병행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내세워 ‘또봉이통닭&핫독’을 올해 초 선보였다. 적은 비용으로도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봉이통닭 관계자는 “튀김기 하나만 준비하면 간편하게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며 “핫도그는 부담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이라 꾸준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계절과 빠르게 변화하는 외식 소비 트렌드를 지켜봐야 아이템의 장수 여부를 알 수 있다는 신중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핫도그 매장 오픈과 소비가 지난 겨울과 올봄에 집중됐다”며 “기름에 튀기는 핫도그 특성을 봤을 때 올 여름을 겪어 봐야 트렌드 지속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사 브랜드 난립으로 몰락한 ‘대왕카스테라’

지난 겨울 반짝 인기를 누렸던 ‘대왕카스테라’도 반짝 트렌드의 대표 사례다. 대왕카스테라는 저렴한 가격에 독특한 향과 맛, 새로운 트렌드로 각광받았다. 매장마다 줄서서 먹을 정도로 지난해 큰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올 봄을 넘기지 못하고 약 1년여 만에 급격히 퇴조했다.

대왕카스테라가 급격한 몰락은 지난 3월 종편 채널A ‘먹거리X파일’에서 식재인 식용유 사용을 불합리하게 문제 삼으면서다. 레시피상 식용유 사용이 문제없음에도 대왕카스테라류의 브랜드는 ‘나쁜 매장’으로 낙인 찍혀 매출이 급감해 폐점이 속출했다.

▲ 대만언니 대왕카스테라 홈페이지는 매출 급감으로 해외 시장 개척을 모색한다며 폐쇄한 상태다. 사진=대만언니 대왕카스테라 홈페이지 캡쳐

대표적인 업체였던 ‘대만언니 대왕카스테라’는 급격한 매출 부진으로 신상품 개발과 해외시장 개척 방안을 찾고 있다며 홈페이지도 잠정 폐쇄한 상황이다. 사실상 대왕카스테라는 재기가 어렵다는 시각이다.

반면 먹거리X파일이 빌미는 줬지만 고질적인 유사 브랜드의 난립, 출점 위주의 본사 마케팅, 레시피 관리의 미흡, 홍보 전략의 부재 등으로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대왕카스테라의 인기에 따라 ‘카스테라’나 ‘대만’의 이름을 넣은 브랜드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6월말 현재에도 16개 브랜드의 정보공개서가 등록돼 있다. 하지만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로 알려졌다.

최근 외식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컵스테이크나 컵밥 등 저가 테이크아웃 메뉴도 브랜드 관리와 치밀한 마케팅, 홍보 전략없이는 반짝 인기 아이템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만 끌면 너도나도 뛰어들어 유사 브랜드 난립으로 많은 아이템들이 사라져 갔다”며 “유행만 좇는 콘셉트로는 지속하기 어려워 자신만의 고유한 브랜드 콘셉트와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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