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협상을 벌이고 있는 사용자 측이 일반음식점의 경우 최저임금 차등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용자 측은 최저임금위원회 법정 심의기한 마지막 날인 지난달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6차 전원회의에서 “일반음식점, PC방, 편의점, 슈퍼마켓, 주유소, 이·미용업, 택시업, 경비업 등 8개 업종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동자 측은 “8개 업종 차등 적용은 최저임금제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반대했다. 양측은 이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공익위원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차기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만약 8개 업종 모두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 원을 적용하면 24시간 맞교대로 일하는 아파트 경비원의 경우 월 36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경비직은 근로시간 특례업종으로 남을 공산이 크기 때문에 이같은 단순 계산이 가능하다.
사용자 측은 일반음식점도 경비직과 마찬가지로 인건비가 지금보다 50% 정도 오를 경우 정상적인 경영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사용자 측은 지난 2007년 이후 동결 혹은 마이너스(2009년) 인상률을 주장해온 관례를 깨고 10년 만에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노동자 측과의 큰 격차만 확인하는데 그쳤다. 사용자측은 올해 최저임금(6470원)에서 2.4% 오른 6625원을 제시했다. 이는 정부가 2020년 최저임금 1만 원을 강력하게 추진하는데 발맞춘 조치로 풀이된다.
사용자 측은 “최저임금 결정 기준인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측면에서 인상요인은 없지만, 노동시장 이중구조화 완화 등을 위한 소득분배 개선이 필요하다고 인식해 최근 3년간 소득분배 개선분의 평균값인 2.4% 인상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동자 측은 올해 수준 대비 54.6% 인상한 1만 원을 고수하면서 협상은 더 이상 진행되지 못했다. 노동자 측은 “1인 가구 남성노동자의 표준 생계비(월 219만 원)를 토대로 최저임금이 1만 원은 돼야 주 40시간 근로 기준으로 월 소득이 209만 원의 기본 생계가 겨우 보장된다”고 주장했다.
법정 심의기한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안이 확정되지 않음에 따라 최저임금위는 3일 오후 3시 7차 전원회의를, 5일에는 8차 전원회의를 각각 열어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오는 8월 5일까지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다만 이의 제기 등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시 전 20일로 정하고 있어 7월 16일까지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효력이 발생한다. 지난해는 기한을 하루 넘긴 7월 17일 전년 대비 7.3% 오른 6470원을 2017년 최저임금으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