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기 수입량 5년 새 2.5배 증가, 고추 생산량은 감소
고추장업체 다수 사용, 국산 고급 고춧가루로 둔갑 우려
국내 유명 고추장업체들이 고추장 제조에 값싼 수입 고추다대기를 섞어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장철을 앞두고 수입 고추다대기를 국내산 고급 고춧가루로 둔갑시켜 파는 일도 우려된다. 고추장업체 다수 사용, 국산 고급 고춧가루로 둔갑 우려
23일 열린 식약청 국정감사에서 문희 의원(한나라당)은 “일부 악덕 수입업자들이 값싼 고추다대기를 수입해 파프리카에서 추출한 색소를 섞은 후 고급 고춧가루로 둔갑시켜 유통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에 따르면 고추다대기의 수입량은 2000년 1만7000t에 불과했던 것이 2001년 2만6000t, 2002년 2만7000t, 2003년 3만6000t, 2004년 3만9000t, 2005년에는 4만4000t으로 매년 급증해 5년 새 2.5배 이상 늘었다.
반면 국내 고추생산량은 2000년 19만4000t에서 2001년 18만t, 2002년 19만3000t, 2003년 13만2000t, 2004년 15만5000t, 2005년 16만1000t으로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고추 재배면적이 전년대비 13% 감소한 5만3000ha로 줄었고, 기상여건 악화와 병해발생으로 생산량 감소가 전망되고 있어 고추다대기 수입량은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은 “특히 고추다대기 수입기업 중 유명 고추장 제조업체인 C사가 연간 41억원어치, 4960t의 고추다대기를 수입해 고추다대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업체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C사 외에도 국내 유명 고추장업체들이 주요한 고추다대기 수입업체인 것으로 조사됐다.
문 의원은 이같이 고추다대기의 수입량이 급증하는 이유가 가격에 있다고 설명했다. 고춧가루로 수입할 경우 농산물에 매겨지는 관세율이 높아 270%의 관세가 책정되는데 반해 고추다대기로 수입할 경우 가공식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8~45%의 관세가 책정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근거로 다대기의 연간 수입량 350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기업주 입장에서는 고춧가루로 수입한 경우 관세가 945억원 부과되지만 고추다대기로 수입하면 관세가 162억(관세율 45%)~28억원(관세율 8%)만 부과되기 때문에 783억~917억원의 조세경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문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고추다대기의 수입이 느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다대기 수입업체들은 다대기의 색을 보완하기 위해 파프리카 추출 색소를 섞어 진짜 고춧가루의 색을 내 사용한다.
문 의원은 “이런 다대기는 고춧가루로 둔갑시켜도 소비자들이 육안으로 구분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유명 고추장제조업체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일부 악덕 상인들은 폭리를 취하기 위해 이런 다대기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대기는 고추장에 혼합조미료로 표기돼 있다.
이에 대해 해당업체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원가절감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위생상, 법상 문제가 없다면 지적할 사안이 아니라”고 입장을 밝혔다.
문 의원은 “수입통관시 15% 정도만 정밀검사를 하는 수입 다대기에 대해 정밀검사율을 30% 이상으로 높이고 색소 가미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곰팡이 수를 검사하는 등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이같은 편법을 막기 위해서는 파프리카 추출색소 및 이를 함유하는 제제의 사용기준에 고추다대기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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