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산업 발전, 식자재유통 선진화에 달렸다

양송화 한국식자재유통협회(KFDA) 회장 김상우 기자l승인2017.08.04l98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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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6일 한국식자재유통협회(이하 KFDA, Korea Foodservice Distributers Association)가 공식 출범했다. KFDA는 국내 식자재유통의 지속 발전에 힘쓰고 업계의 목소리를 한데 모을 단체라는 점에서 관련업계의 기대가 크다.

출범 넉 달째를 맞이한 KFDA는 △안전한 식자재와 글로벌 식품 경쟁력 확보를 위한 B2B 식품안전관리체계 구축 △식자재 산업 유통구조 혁신 등을 통한 산업 선진화 달성 △참여 회원 기업의 성장 및 발전 지원이라는 세 가지 큰 줄기를 가지고 빠른 시일 내 뿌리를 내리겠다는 각오다. 

KFDA의 진두지휘를 맡은 양송화 협회장은 “국내 식자재유통이 날로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산업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게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며 “미국은 지난 2011년 식자재유통과 연계된 포괄적인 법령인 FSMA(식품 안전 현대화 법, Food Safety Modernization Act)를 제정하는 등 인프라와 제도가 뒷받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여타 선진국과 비교하면 국내 식자재유통은 가야할 길이 멀었다는 냉정한 진단이다. 양 협회장은 관련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고 머리를 맞댈 수 있는 협회의 출범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는 생각으로 KFDA를 설립했다. 양 협회장을 만나 KFDA의 주요 사업과 앞으로의 방향, 국내 식자재유통이 나아가야 할 길을 들어봤다. 

▲KFDA 설립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식자재유통은 식품산업은 물론 외식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 매우 중요한 영역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구조적인 문제가 산적해있다.   

영세한 소기업과 개인 사업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다보니 유통단계의 복잡함이 뒤따르고 합리적 가격의 식재 구입이 어렵다. 또한 무자료 거래 등 전통적 거래 관행과 식품안전관리 체계 미흡, 전문 식자재 부족 등으로 외식업체들의 부담이 크다. 더 나아가 국민의 안전한 먹을거리 확보에 어려움을 주고 있어 국가적인 관심과 관리가 절실하다. 

현재 관련 기업들은 이러한 구조를 개선하고 시장의 올바른 질서를 확립하면서 이윤을 창출하려 부단히 애쓰고 있다. 식자재유통산업의 선진화와 함께 지금보다 더 나은 틀을 만들기 위해선 협회가 꼭 필요하다. 올 초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으로 법인 설립을 허가받았다. 국내 식자재유통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것이 협회의 궁극적 목표다.”
 
▲식자재유통과 언제부터 연을 맺었나?

“호주에서 경영학 석사(MBA)학위를 받고 언스트앤영(Ernst & Young)과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PWC)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당시 식자재유통 프로젝트를 맡았고 CJ프레시웨이에서 입사 제의를 받았다. CJ프레시웨이에서 미국 시스코 등 선진 기업 사례를 벤치마킹해 전략을 짜는 일을 맡았다. 2010년 회사를 나와 씨와이앤파트너스(CY & Partners)를 창업했다. 식자재유통 관련 컨설팅을 해주는 회사다. 2011년에는 미국식자재유통협회(IFDA) 한국지사를 내고 국내 식자재유통의 선진화에 일조하고자 했다. KFDA의 설립으로 IFDA 한국지사는 통합됐다.” 

▲KFDA 주요 사업은 어떻게 되나?

“우선 ‘식자재유통 식품 안전관리 기준 정립 및 관리시스템 개발’이 있다. 산지에서 식탁까지 안전하게 배송되는 팜 투 포크(Farm To Fork) 프로그램 구축, 차량 위생 및 적정 온도 관리 프로그램(콜드 체인 시스템), 식품시설 등록제 및 시설별 예방관리 시스템 구축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한 산지 직거래와 공동구매 체계 구축, 관련 시장의 구체적 현황을 파악한 통계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다. 이밖에 해외 식자재 수출 지원과 상생을 위한 중소기업 지원프로그램 제시, 식자재 산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마련 등이 있다.” 

▲우리나라 식자재유통은 대기업 비중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

“미국의 경우 식자재유통의 대기업 비중은 50%를 넘고 있다. 미국도 과거에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대기업 참여가 저조했으나 시장의 필요에 따라 산업이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식자재 유통업체의 급격한 성장이 이뤄진 1987년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2008년과 무척 비슷하다. 1인당 국내총생산은 미국이 1만9524달러, 한국이 1만9504달러다. 식료품비 중 외식비 비중은 미국이 43%, 한국은 46%다. 이는 우리나라 식자재 유통이 미국보다 20년 정도 뒤처졌다는 단편적 증거다. 

미국의 시스코, US푸드와 일본의 쿠제 등은 단순히 식자재 가격 안정화에만 기여하는 것이 아닌 산지에서부터 식탁까지의 안전한 식재관리, 외식업체에 대한 마케팅, 세무, 위생, 직원교육, 메뉴공동개발 등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식품산업 전체의 성장을 이끌었다. 

우리나라는 영세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식자재유통의 선진화에 부정적이다. 이들은 대기업이 시장 참여 범위가 높아지면 설 자리를 잃게 된다며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라 주장한다. 그러나 선진화가 늦춰지면서 외식업자들과 소비자들이 되레 피해를 볼 수 있다. 4차산업혁명까지 언급되는 현 시점에 식자재유통의 선진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다만 시장 선진화가 영세 사업자의 무조건적인 퇴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소규모 음식점의 경우 개인 소상인들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대기업과 중소 유통업자들이 서로의 역할을 인지하고 선진화를 꾀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미국과 일본 등 식자재유통 선진국도 지금의 우리나라처럼 과도기가 있었을 것 같다. 

“1969년 9개 식품 유통사가 통합해 설립한 미국의 시스코는 설립한 지 9년 만인 1977년 미국 식품 유통업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성장 비결은 가격 안정과 식품 안전에 있다. 시스코의 성장을 지켜본 여타 대기업들도 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산업화가 급격히 이뤄졌다. 결국 식자재유통과 리테일이 시장의 양대 축으로 자리 잡았다.  

기득권을 가지고 있던 기존 소규모 업체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1위부터 10위 기업들이 공동구매를 하고 중소기업들도 연합 브랜드를 만드는 등 소비자들이 먼저 환호했다. 

대기업들은 전문 인력의 양성부터 생산자와 재배 계약을 맺고 식자재 품질을 산지에서부터 관리해나갔다. 또한 수확한 식재도 산지에서부터 물류창고까지 옮길 때, 그리고 다시 외식업체에 납품할 때까지 모두 냉장·냉동차량을 이용해 신선도를 유지했다. 

여기에 지난 2011년에는 FSMA(식품 안전 현대화 법)가 제정되는 등 정책까지 뒷받침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흐름으로 가야할 것이다. 혁신적인 모델과 성공 케이스가 나와야 하고 정부가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면 물꼬가 트일 것이다.”  

▲식자재 시장 통계 구축이 흥미롭다. 국내 시장 규모를 어떻게 보고 있나?

“일부 언론에서 시장 규모를 100조 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사실 외식 B2B 시장이 식자재유통의 핵심이다. 이 시장만을 따질 때 약 35조 원 규모로 보고 있다. 앞으로 관련 통계와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상세히 이뤄져야만 산업에 대한 개괄적인 분석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기업의 목표 제시와 미래 전망 측면에서도 공통적 관심이 필요하다. 정부도 산업의 성장 차원에서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 협회도 정보 구축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소관부처로 정했는데 이유는?

“식자재유통에서 식품안전과 위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농식품 생산지에서부터 철저한 위생관리가 이뤄진다. 농산물을 수확할 때 작업원들이 수시로 손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이같은 위생관리가 시행돼야 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표준에 맞는 산업화를 달성할 수 있다. 

물론 식약처는 식품위생법 등 규제 중심의 제도를 시행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식품산업진흥법, 외식산업진흥법 등 진흥법안을 담당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구분된다.

하지만 진흥과 규제는 산업 발전 동력의 양축으로 보고 있다. 진흥은 안전을 담보로 해야 하고 안전도 산업발전을 이끄는 진흥을 배제할 수 없다, 협회는 앞으로 소관부처인 식약처 사업에서 벗어나 식품산업진흥과 외식산업진흥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같은 사업을 통해 산업진흥을 위한 건전한 감독으로서의 규제와 안전한 식품유통을 통한 외식산업진흥에 나설 방침이다.” 

▲회원사들과 협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예비회원사들에게 각오 한마디 한다면.

“현재 KFDA 주요 회원사는 CJ프레시웨이, 삼양사, 아모제푸드시스템, 엠즈푸드시스템, 푸드머스, 대상베스트코, 태경농산, 장보고식자재마트 등이며 앞으로 회원사가 점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식자재유통의 선진화라는 큰 그림을 위해 모두가 힘을 합했으면 좋겠다. 

협회도 시장의 발전과 회원사들의 이익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식자재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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