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유통업계… HMR이어 그로서란트 열풍

외식시장 경계 허물고 쇼핑·외식 한자리에서 해결, 가성비 만족 이인우 기자l승인2017.09.08l9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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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과 식품 사이의 벽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식품제조업과 유통업에서 주도하면서 외식업계는 상대적으로 크게 위축되는 양상이다.

최근 식품제조업계는 HMR 등 가정간편식 소비가 늘면서 생산라인 확대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오는 2020년까지 충북 진천에 5400억 원을 투자해 식품 통합생산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진천 생산라인은 가정간편식 수요 증가에 따른 투자확대 차원에서 추진된다.

CJ제일제당의 햇반, 컵밥 등 가정간편식은 연간 2천~3천억 원의 생산액을 기록하고 있다. 앞서 롯데푸드는 지난 1월 경기도 평택에 6500평 규모의 가정간편식 전용공장을 짓고 가정간편식 생산능력을 기존보다 50% 높였다. 현재 육가공제품을 생산하는 김천공장에서도 가정간편식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마트 유통채널을 갖고 있는 신세계그룹은 경기도 오산의 기존 신세계푸드 생산라인 인근에 가정간편식 공장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피코크, 올반 등 가정간편식 브랜드는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동원홈푸드는 지난 4월 가정간편식 전문 온라인몰인 ‘더반찬’의 서울 공장을 가동했다. 동원홈푸드는 오는 2018년까지 3천여 평 규모의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도 구축할 계획이다. 풀무원의 가홀푸드는 지난 4일 서울시 성북구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인 ‘올가 프레시 센터’를 구축해 온라인몰에서 주문한 제품을 하루 최대 5번까지 바로 배송해주는 시스템을 갖추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섰다.

이같은 가정간편식의 약진은 1인 가구 증가, 혼밥 혼술 트렌드 등에 따른 외식시장 변화에 발맞추고 있다. 외식업계 입장에서 볼 때 기존 고객층이 빠르게 이탈하는 셈이다.

외식 소비 형태도 급변하고 있다. 최근 대형 유통업체는 매장 안에 즉석 요리코너와 테이블 등을 마련해 소비자들이 쇼핑과 외식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하는 그로서란트 매장을 늘리고 있다.

국내 그로서란트의 효시는 지난 2015년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이탈리아 프리미엄 식재료 전문 브랜드 ‘이탈리’다. 현대그린푸드가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들여온 이탈리는 이탈리아(10개점), 일본(13개점), 미국(2개점), 두바이(1개점), 터키(1개점) 브라질 (1개점) 등 총 28개점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식품 브랜드다.

이탈리는 외식 비중을 확대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에서도 가장 인기 많은 매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말 문을 연 스타필드 하남의 신세계 PK마켓은 식재료를 구입하면 그 자리에서 조리해 주는 서비스로 소비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PK마켓은 스테이크를 구워 먹는 ‘부처스테이블’과 랍스터나 조개, 장어 등을 조리해 먹는 ‘라이브 랍스터 바’ 등을 설치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

고양 스타필드 지하 1층에는 1490㎡(450평) 규모의 PK키친을 만들어 PK마켓에서 구입한 음식을 조리해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캔맥주와 생맥주, 와인 등 술까지 제공해 외식욕구를 충족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지난 7월 말 개장한 서초점에서 고객이 구입한 랍스터와 대게, 소고기, 장어, 연어 등을 조리해 제공한다. 조리비는 1500원으로 노량진수산시장 등의 이른바 ‘양념집’ 이용료보다 저렴하다. 롯데마트 서초점은 코코넛이나 자몽, 레몬 등 과일을 무료나 500원을 받고 즙을 내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즉석에서 조리한 음식은 마트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먹거나 포장해갈 수 있다.

이같은 서비스에 힘입어 서초점의 지난 8월 일평균 방문객이 8300여명으로 롯데마트 120여개 점포의 하루 평균 고객에 비해 84.3%나 많았다. 매출도 전점 평균 대비 57.5% 높았다. 특히 신선식품과 밀솔루션(Meal solution) 부문 매출이 전체의 58.2%로 전점 평균인 35%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이같은 호조가 지속될 경우 나머지 롯데마트에서도 신선식품을 즉석에서 조리해주는 그로서란트 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유통업체의 그로서란트 매장 확대는 인근 외식업체의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과거 주말 쇼핑 후 인근 외식업체를 찾았던 소비자들이 매장 내 즉석요리를 찾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스타필드 하남을 찾은 이정준 씨(40·경기도 양주시 덕소면)는 “가족과 쇼핑을 마치고 인근 미사리의 식당에 가기로 했지만 여러가지 해산물을 구입해 라이브 랍스터바에서 식사를 마쳤다”며 “가격이나 맛 모두 만족스러워 자주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그로서란트: 그로서리(grocery·식재료)와 레스토랑(restaurant·음식점)의 합성어. 마트에서 구입한 식재료를 곧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매장을 말한다.


이인우 기자  li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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