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넷, 우리 농식품 산업 ‘백년지기’ 꿈꾼다

설립 10년 차 ‘함께 해서 행복한 회사’… 지역 연계한 다양한 상품 발굴 김상우 기자l승인2017.09.18l9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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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에 김 열풍을 몰고 온 스낵 김은 식품외식산업에서 응용력 하나가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스낵 김은 건강한 스낵이자 술안주에 제격이란 입소문을 타고 310억 달러(약 34조 원) 규모의 미국 스낵 시장에 강력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오는 10월부터는 미국 월마트 5천여 매장에 한국산 스낵김이 입점한다. 최근에는 초콜릿과 김을 결합한 ‘초콜릿 스트립스’가 큰 인기를 끌면서 김 열풍을 뒷받침할 기세다. 10년 전만 해도 농식품 수출 10위에 머물렀던 김이 올해 수출 2위가 유력한 이유이기도 하다.   

▲ 팜넷 임직원들이 유쾌한 포즈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팜넷 제공

지난 2008년 설립해 올해 10년 차를 맞고 있는 ㈜팜넷은 우리 농식품의 이같은 성과에 흐뭇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우리 농축수산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다양한 판로 개척과 함께 소비자 니즈에 맞는 새로운 상품을 제시해온 팜넷은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가 국내 농식품 소비 문화에 다양성을 불어넣겠단 각오다. 

소규모의 작은 회사로 시작한 팜넷은 이제 국내를 대표하는 농식품 마케팅 전문 회사로 성장했다. 산지와 생산, 유통, 소비자가 한데 뭉쳐 가치 있는 먹을거리를 만들어 보겠다는 소박한 바람이 이제 알찬 결실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최태환 팜넷 대표이사는 “과거 농가들이 생산한 우수 식재가 단순 공급에 그치면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쉽게 묻혀 졌다”며 “시장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가능성을 열어줘 우리 농식품의 고부가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이 팜넷의 핵심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농식품 글로벌 시장 진출 ‘도우미’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팜넷이 거둔 성과는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앞서 언급한 스낵 김의 경우 일찌감치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각 지자체와 협업하면서 해외 스낵 김 열풍에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충남 서천 김을 ‘시스낵(Sea Snack)’이란 브랜드로 탄생시켜 미국 대표 유통채널인 홀푸드마켓에 입점시켰다. 시스낵은 일반 조미김부터 양파맛, 매운맛, 와사비맛 등의 다양한 맛을 구비해 해외 소비자들의 극찬이 끊이지 않았다. 스낵 김에 그치지 않고 각종 해조류를 활용한 다채로운 상품도 개발하면서 현재 컨테이너 6~7개 분량의 상품을 매달 수출하고 있다.     

전남 장흥 김 역시 데리야끼맛, 김치맛, 녹차맛 등 취향에 따라 골라먹을 수 있고 편의성을 끌어올린 소포장으로 대만, 홍콩, 캐나다 등 수출 반경을 넓히고 있다. 다시마칩과 미역칩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오리 부산물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 농가에게는 오리 곰탕, 오리 육개장 등의 레토르트 상품 개발을 제시, 신성장동력을 창출했다. 최근에는 제주도 구좌읍의 대표 특산물인 구좌향당근을 이용한 100% 착즙 당근주스가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시장 반응에 식품 대기업까지 당근착즙주스 생산에 가세할 정도다.  

이밖에 강원도 영월의 꿀, 경남 하동의 녹차 등을 활용한 메뉴 제안이 외식 대기업의 식재 납품으로 이어졌다. 산지와 레스토랑 오너 셰프를 중개하면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신메뉴가 각 레스토랑의 히트 메뉴로 등극했다. 사용자와 생산자 간의 가치를 꿰뚫어보고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지식산업의 화려한 결과물들이다.  

최 대표는 “사업 초창기에는 ‘과연 이게 될까’라는 의문의 눈초리가 강했다”며 “그러나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 때까지 함께 한다는 끈끈한 파트너십이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 팜넷과 함께 한 구좌향당근주스는 온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소비문화가 다양성 이끈다 

최 대표는 국내 식품외식산업의 다양성 구축이 향후 관련 산업의 지속성을 판가름할 핵심 요인이 될 것이란 확신이다. 국내 시장은 대기업 등 거대 볼륨에 좌우되는 경향이 높고 이러한 흐름이 계지속된다면 경쟁력 제고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일례로 시장에서 히트 상품이 나오면 미투 상품이 순식간에 등장한다. 일본의 경우 한 업체가 히트 상품 개발에 성공한다면 경쟁 업체는 같은 아이템이라도 ‘다른 무엇을 만들까’란 고민부터 한다. 국내는 미투 상품 제작에만 열을 올리기 바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비슷한 상품끼리의 출혈 경쟁을 불러오고 상품의 수명이 단축되기까지 한다. 

최 대표는 “당장의 실적만을 생각하는 성장 위주의 기업 문화가 시장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며 “소비자들도 새로운 상품에 대한 고민보다 이러한 소비 패턴에 익숙하다”고 진단했다. 

최 대표는 최근의 살충제 계란 파동도 비슷한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소비자가 익숙한 시장의 익숙한 유통 경로 등 소비에 대한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다보니 감춰진 문제점이 하나둘씩 터져 나온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 농식품 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굳어진 로컬푸드도 결국엔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를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농산물 하나를 구입하더라도 생산지와 생산자가 떠오르고 정서적 교감이 이뤄진다면 그것이 바로 로컬푸드 문화의 본질이라는 최 대표의 견해다. 

팜넷은 지난 10년이 시장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집중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이러한 관점에서 생산과 유통의 접점을 찾겠다는 각오다. 동시에 산지와 소비자와의 충분한 교감을 나눌 수 있는 환경 조성에도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        
 
선(善)마케팅의 지속 실천

팜넷은 매년 20%가량에서 많게는 30%를 넘어가는 매출 성장세를 자랑하고 있다. 매출과 함께 순이익도 덩달아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다. 그러나 최 대표는 회사의 외형 확대보다 직원 이직률이 제로에 가깝다는 것을 최고의 자랑거리로 여긴다.

초창기 함께 한 멤버들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새로 입사한 직원들 역시 업무를 통한 성취감과 자기 개발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각 직원들에게 회사의 지분을 나눠주면서 성장에 따른 달콤한 결실을 함께 나누고 있다. 팜넷의 철학인 ‘함께 해서 행복한 회사’라는 슬로건을 착실히 이뤄나가는 중이다.        

최 대표는 “지금 행복하지 않으면 나중에도 행복할 수 없다”며 “개개인의 역할에 대한 방향성을 명확히 잡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외식업계의 관심이 집중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한다. 인건비 상승에 따른 경영상의 어려움만 바라보지 말고 좋은 인재를 영입하고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좋은 상품은 그에 맞는 가격이 있다”며 “생산성이 탁월한 직원이라면 합당한  대우를 해주는 것이 마땅하다. 외식업계도 좋은 인재 영입과 직원들이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몰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팜넷은 앞으로 공정과 공생, 선순환을 추구하는 선(善)마케팅의 실천으로 모두의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본질에 더욱 충실해야 하는 시대가 온다”
최태환 ㈜팜넷 대표이사

▲최근 식품 산업의 4차 산업혁명이 많이 거론된다. 팜넷도 예의주시할 것 같다. 

“아직까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 힘들지만 시장에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과거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있었다면 이제는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앞으로 새로운 시장이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 그럴수록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경쟁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것이 무언지, 또 그 경쟁력을 소비자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언지 더 집중해야만 한다. 팜넷도 시장의 이해와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 방법이 무엇인지 더 많이  고민할 것이다.” 

▲외식업계가 배춧값 인상 등 식재 가격 인상에 시름하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다. 

“결국 예측하는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느냐가 해답이 될 수 있다. 식재 가격 인상이 어쩔 수 없다면 우선 대체할 수 있는 식재가 무엇인지 살펴봐야한다. 산지 직거래 등 산지와의 연계도 좋은 방법이다. 가격 변동 사항 없이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해외 농식품 선진국들은 지역과 함께 해나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기존의 방식만 고수하지 말고 시야를 넓히는 자세가 중요하겠다.”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듭하고 있다. 핵심 비결은?

“국내 시장도 마찬가지겠지만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 것을 알리기보다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려는 접근이 중요하다. 세계 유수의 글로벌 식품기업도 자사의 대표 제품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현지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을 잘 찾고 적합한 제품을 공급하려 한다. 

오랫동안 각 지역들과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이제는 지역에서도 이러한 감각을 갖추게 됐다.  MD들의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시장 조사와 타깃팅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소비 문화만 뒷받침된다면 국내 식품 시장 전체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이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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