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치킨업계, ‘갑질논란’이 법정싸움으로
고난의 치킨업계, ‘갑질논란’이 법정싸움으로
  • 이원배 기자
  • 승인 2017.11.20 1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일부 가맹점주의 문제 제기가 원만히 해결되지 못하고 진실 공방을 벌이며 소송 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논란 속에 다른 점주들의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가맹본부-점주간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상시적인 소통이 강화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BBQ치킨은 최근 불거진 ‘갑질’ 의혹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전면 부인하며 소송 등 강력 대응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점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재반박하고 나서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4일 YTN은 서울 강남구 BBQ봉은사역점 점주의 주장을 인용해 BBQ치킨 본사인 윤홍근 제너시스BBQ 그룹 회장이 매장을 방문해 폭언을 했고, 본사로부터 계속 불량 식재를 공급받는 등 불이익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맹점주는 윤 회장을 고소 했다. 

BBQ “갑질 의혹은 사실 무근, 법적 대응”
하지만 BBQ는 15일 해명 자료를 내고 보도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근거 없는 가맹점주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담고 있는 것이라며 의혹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BBQ는 식재 문제는 가맹점주가 가맹계약상 승인될 수 없는 규격 외의 사입 육계를 사용하고 튀김유도 전용 올리브유 대신 일반 콩기름을 사용하는 등 중대한 계약 위반 사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BBQ는 전용 올리브유를 핵심 식재로 사용하고 있다.

봉은사역점에서의 이른바 갑질은 사실 무근이며 지난 5월 일어난 일은 단순 해프닝이라는 주장이다. BBQ의 설명에 따르면 윤 회장은 당시 인근에 개점할 코엑스점을 둘러본 뒤 격려차 해당 매장을 방문했다. BBQ는 방문 사실을 해당 매장에 알렸다며 예고없이 찾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윤 회장은 매장을 찾아 위생 점검을 위해 주방을 찾았다. 하지만 주방 근무자 중 누구도 BBQ 유니폼을 착용하지 않았고 위생 상태 역시 적절치 않았다고 판단한 윤 회장이 신원을 밝히며 주방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주방 직원은 출입을 막았고 결국 윤 회장은 뒤돌아 나왔다.

이 과정에서 가벼운 실랑이는 있었지만 점주가 주장하는 폭언은 전혀 없었다는 게 BBQ의 주장이다. 유니폼 미착용과 위생 상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윤 회장은 규정 위반이 있는 걸로 보이니 사실을 확인하고 개선의 여지가 안보이면 계약과 규정에 따라 폐점을 검토하라고 이야기했다는 설명이다.

BBQ 관계자는 “가맹본부 대표가 가맹점을 방문해 위생상태와 시스템 준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러한 행위가 갑질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 위반으로 계약 해지 위기에 몰리자 점주가 직접 목격하지도 않은 회장의 격려 방문 시 해프닝을 왜곡·과장해 6개월이나 지난 현재에 악의적으로 언론에 허위 정보를 제공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왜 사건이 발생한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야 제보를 하고 당시 손님이라는 사람의 인터뷰도 신빙성이 없다며 제보의 의도와 정확성에 의문을 표했다. 이어 식재 클레임에 대해서도 규정에 따라 성실히 대응했고 불이익을 주기 위해서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강조했다.

BBQ 관계자는 “더 이상 이러한 허위 과장 보도가 없도록 문제의 가맹점주는 물론이고 그 관련자들에게 응분의 법적 책임을 물어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반면 해당 점주는 본사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이 점주는 “지난 5월 매장 방문 시 폭언 등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이후 사과와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재 제공 등의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맹점을 위해 일한 게 갑질이냐” 울분
가맹본부-점주간 소통의 부재로 갈등이 커지는 경우는 적지 않다. 뽕뜨락피자를 운영하는 명정길 웰빙을만드는사람들 대표는 지난 9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지상욱 바른정당 의원 주관으로 열린 ‘가맹점 갑질 근절 정책간담회’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명 대표는 “회사를 위해 가족 같은 직원 20여명을 줄이고 사옥도 매각해야 할 상황이다”라며 “이같이 피눈물을 흘리고 노력하는 데 이게 갑질이고 그토록 비난 받아야 할 일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앞서 뽕뜨락피자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물류 마진을 터무니없이 높여 이익을 부풀리는 갑질을 하고 있다며 문제 제기했다. 명 대표는 “차별화되고 고품질의 식재를 제공하기 위한 그간의 노력이 갑질로 폄하돼 답답하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또 모 프랜차이즈는 대표는 평소 친분이 있는 가맹점주와 일상적으로 나눈 대화가 유출, 갑질로 ‘둔갑’ 보도돼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도 이 문제는 갑질보다는 소통 방식의 차이에서 온 것이라는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프랜차이즈 전문 변호사는 “가맹본부와 점주는 갑을 계약관계에서 오는 입장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모든 문제를 막을 수는 없지만 상시적인 소통을 통한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