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로수퍼 ‘품질·안전’, 한국 시장 ‘상생’ 일군다

글로벌 돈육 브랜드 ‘지속 가능한 파트너’ 김상우 기자l승인2017.11.20l99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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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가운데 우리 국민의 식생활 소비패턴도 점점 달라지고 있다. 이제 국산과 수입산이라는 단순한 시각보다 품질과 안전이라는 가치 제공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패턴 변화와 함께 글로벌 돈육 시장의 강자인 칠레 돈육은 해마다 한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칠레 돈육의 아시아 시장 수출량은 총 78%로 이중 동북아시아 3개국인 중국(29%), 일본(27%), 한국(22%)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수출량 3위지만 3개국 인구 대비 실질적인 1위 수출국이다.

이같은 성장세를 두고 칠레 현지와 국내 관련 업계에서는 맛과 안정성, 편의성 등을 중시하는 한국 소비자의 니즈를 잘 파악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칠레 돈육을 대표하는 ‘아그로수퍼’는 한국 시장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다. 아그로수퍼의 자랑거리인 동물복지와 실시간 생산이력추적시스템, 글로벌 인증획득, 농민과의 상생 협력 등이 한국 소비자들의 호감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아그로수퍼는 지난 1955년 칠레 수도 산티아고 인근의 작은 산란계 농장에서 시작됐다. 1천여 마리 병아리로 시작한 작은 농장이었지만 글로벌 농장으로 키우겠다는 청년 ‘곤잘로 비알’의 원대한 꿈이 지금과 같은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어냈다.

1983년 266마리의 돼지를 들여오며 본격적으로 시작한 양돈 사업은 20년 만에 사육 두수 300만 마리, 양돈 생산성 세계 1위, 30년 연속 가축 질병 제로, 수익성 세계 1위 농축산 농가(12년 연속 평균 영업이익률 17%) 등 단기간의 각종 성과로 이어졌다. 현재 아그로수퍼의 돼지고기는 한국을 포함해 45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닭고기, 칠면조, 연어, 육가공식품 등을 포함할 경우 60개국으로 반경이 넓어진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약 30억 달러(약 3조3천억 원)이다.

천혜의 환경, 철저한 시스템
아그로수퍼의 첫 번째 경쟁력은 천혜의 자연환경이다. 칠레는 남북 해안선 길이가 약 5천㎞에 달하는 긴 국토를 가지고 있으며 동쪽으로 안데스 산맥이, 서쪽으로는 태평양에 둘러 쌓여있다.

국토의 양쪽이 병풍과 같이 외부와 차단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칠레는 지난 20여 년간 한 번도 돼지 콜레라가 발생하지 않았다. 세계 최초 국제수역기구(OIE)의 돼지콜레라 청정국가 인증을 받으면서 이같은 경쟁력을 입증 받았다. 2014년 돼지유행설사병이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도 칠레는 이 병과 전혀 무관했다.

그렇다고 질병 예방을 위해 항생제를 남용하지 않는다. 오롯이 친환경 축산을 고집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구비하고 있다. 일례로 친환경 축산을 위한 ‘바이오 다이제스트’는 전 세계 축산농가의 이목을 사로잡기도 했다. 이 시스템의 일부는 돼지 분뇨에서 나오는 가스를 활용, 연간 8만㎾의 전기를 생산하게 하고 있다. 가축분뇨 냄새 제거는 물론 자원의 재활용으로 이어져 축산 환경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수직계열화시스템’(Vertical Integration)을 위시로 다양한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수직계열화시스템은 모든 생산과정을 하나로 묶어 통제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균일한 품질과 안전한 돈육의 초석이라 볼 수 있다.  

세계 최초의 농장출입여권제 실시도 아그로수퍼의 시스템 혁신을 잘 보여준다. 농장출입여권제는 모든 가축 농장 출입 시 반드시 ‘바이오 시큐리티 카드’를 소지해야만 출입을 가능케 한 제도다. 또한 파이프라인을 통해 외부에서 사료를 공급하고, 농장 주변에는 철책과 3m 깊이의 도랑을 설치해 야생 동물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외부 질병을 막기 위한 철두철미한 시스템이다. 

칠레 정부와 칠레돈육생산자협회 등의 유기적인 협조도 아그로수퍼의 빼놓을 수 없는 경쟁력이다. 칠레는 세계 4번째이자 중남미 국가 최초인 ‘수출공식전자인증시스템(Electronic Certification)’을 구비하면서 농장방역, 동물복지, 식품안전 등을 보증하고 수입국 통관절차를 간소화시켰다. 통관절차 간소화는 더욱 신선한 돈육을 소비자에게 가장 빨리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맞춤형 제품, 소비자 니즈 촉각
지속적인 투자와 R&D(연구개발)도 아그로수퍼의 강점이다. ISO 9001과 ISO 14001 국제인증 및 HACCP 인증을 획득하는 등 지난 10년 동안 3500억 원가량을 투자할 만큼 인프라 구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아그로수퍼는 각 나라의 식문화에 맞는 맞춤형 제품 생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연간 30만t 이상 생산하는 돼지고기는 200여 종의 고객 맞춤형 스펙으로 가공 포장돼 전 세계에 수출된다. 한국 시장에서도 맞춤형 제품의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리고자 다양한 R&D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메뉴로 통하는 삼겹살의 경우 블라인드테스트부터 전문가들의 자문, 선호 부위의 품종 선별, 각종 시연회 등을 이어가면서 최적의 삼겹살 맛을 구현하고 있다. 또한 한국식 소스로 양념된 돼지다리와 목살 등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시연회에 참석한 이들은 쫄깃한 식감에 육즙이 풍부하다며 한국인의 입맛을 정확히 꿰뚫고 있다는 평가를 주저하지 않는다.

기예르모 디아즈 델 리오 아그로수퍼 사장은 “칠레 돈육은 1990년대 후반부터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자 유전자를 별도 개발했다”며 “한국 소비자들이 원하는 맛과 색깔, 포장 등 전 부분에 걸쳐 디테일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소비자들은 돈육의 맛은 물론 안전성에 관심이 많다”며 “칠레 돈육은 모든 회원사들이 하나의 단일생산관리체계를 갖추면서 품질의 안전성과 고객 요구에 대한 유연성, 높은 수준의 바이오 안보, 이력추적관리시스템 등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경쟁이 아닌 상생
아그로수퍼는 현재 한국 B2B시장을 핵심 타깃으로 삼고 있다. 대형 외식기업과 중소형 식당, 식자재유통업체, 단체급식, 식품제조업체, 도매시장 등이 그 대상으로 유통경로의 꾸준한 확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그 나라의 식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만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외식업체와의 협력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 5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후안 카를로스 도밍게즈 칠레돈육생산자협회 회장은 “중국시장은 부산물 위주로, 일본시장은 주로 가공식품이 소비되나 한국은 외식 경로의 소비가 활발하다”며 “삼겹살과 목살, 장족(앞), 목뼈, 등뼈 등의 부위가 가장 많이 선호되며 앞으로도 한국 소비자의 입맛에 최적화된 돈육 공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점은 일본이 부산물과 가공식품에 치중돼 순수 돈육 소비가 적기 때문에 향후 성장세에서 우리나라가 월등히 높을 수 있다는 전망을 가능케 한다.

한편 아그로수퍼는 현재 한국 시장의 결과가 고무적이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겠단 각오다. 시시각각 변하는 한국 소비자 니즈에 민감히 반응하지 않으면 언제든 차가운 시선을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생산성 향상과 품질 관리, 축산 분뇨의 자원화, 가축 질병 예방 등 아그로수퍼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들을 한국 축산 농가와 활발히 공유하길 원한다. 토착화된 구제역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우리나라 축산 농가에게 이같은 노하우가 전수된다면 상당한 힘이 될 것이 분명하다. 단순히 위생 관리 측면에서만 의견을 나누지 않고 사육, 재배, 생산, 유통, 마케팅 등 모든 분야의 지식과 경험을 전수하겠단 의지다.

홍경철 아그로수퍼 아시아 지역 영업이사는 “그동안 수준 높은 양돈 시스템을 세계 농민들에게 교육·공유하고 있으며, 몇 년 전 한국 한돈협회와도 공동 세미나를 진행하며 사육 시스템을 소개했다”며 “수입 축산물 증대가 한국 축산 농가에 큰 어려움을 줄 것이란 인식이 있을 수 있지만 아그로수퍼는 경쟁을 통한 서로간의 발전과 상생에 큰 목적을 두고 있다. 한돈이 아그로수퍼와 마찬가지로 세계 시장에서 함께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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