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공개서 내용 확대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프랜차이즈 업계 삼중고… 청탁금지법, 가맹사업법, 최저임금 이원배 기자l승인2017.12.05l10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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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0조 시장, 직간접 고용인력 140만 명으로 추산되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연이은 갑질 논란과 각종 악재로 따가운 눈총 속에 자정 안을 내놨지만 이마저도 실효성 부족 등을 이유로 비판받고 있다. 게다가 청탁금지법, 가맹사업법 등 규제 강화와 동시에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사업 환경마저 악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19일부터 시행된 개정 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에 직접적인 부담이 될 전망이다. 개정 가맹사업법은 △필수품목 관련 정보 공개사항 확대 △특수관계인 관련 정보 공개 의무화 △판매장려금 관련 정보 공개사항 확대 △다른 유통 채널을 통한 판매 정보 공개 의무화 △점포 환경 개선비용 지급절차 개선 △부당한 영업시간 구속 금지 판단기준 개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공정위, 징벌적 손해배상제 10배 인상 검토

이 가운데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이 바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이다. 이 제도는 가해자가 고의적·악의적·반사회적 의도로 불법행위를 한 경우 실제 피해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배상토록 하고 있다.

개정 가맹사업법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가맹본부가 ①허위 과장 기만적 정보제공행위를 하거나 ②상품이나 용역의 공급과 영업지원 등을 부당히 중단 또는 거절하는 행위로 손해를 입은 가맹사업자는 실제 입은 손해액의 3배 이내 금액으로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으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57조가 준용돼 손해액 입증도 완화된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사업법의 징벌적 손해배상 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포함해 ‘공정거래 법집행체계 개선’ 태스크포스를 통해 고(高)강도 기업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불법행위에 대한 과태료 2배 인상, 불공정 거래 형사처벌 강화, 징벌적 손해배상 한도 10배 인상 등을 포함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행 법체계로는 불공정행위 근절에 한계가 있다”며 징벌적 손해배상 한도 인상 검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과잉 처벌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해당 제도를 도입한 국가도 영국, 미국, 캐나다 등 영미권 국가로 한정되고 배상책임 또한 3배 정도로 낮다는 지적이다. 거기에 징벌적 손해배상 외에도 형사처벌에 과태료까지 부과하는 것을 놓고 법률 체계와 법리에 따른 것이 아닌 특정 정치·사회적 목적 달성을 위해 탄생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법무법인 호율 배선경 변호사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등 가맹사업법 개정은 가맹본부에 부담스러운 제도지만 선진국이 되면서 겪는 변화의 과정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다만 실제로 징벌적 손해배상이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며 이전의 관련 판결에서 본인 과실 상계로 인해 줄어든 배상액 부분을 보전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 한다”고 말했다.

오너리스크 계속돼 자정안 실효성 관심 

프랜차이즈 업계는 개정된 가맹사업법 시행 직후인 지난달 10월 27일 자정실천안을 내놨다.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회장은 △가맹점사업자와의 소통강화(가맹점 100곳 이상인 가맹본부 가맹점사업자단체 구성) △유통 폭리 근절(필수품목지정중재위원회 설치) △가맹점사업자의 권익 보장(프랜차이즈 공제조합 설립) △건전한 산업발전(프랜차이즈산업발전협의회 구성)등 4개의 핵심 주제와 11개의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한 가맹거래사는 “현재 분쟁이 많은 주요 쟁점들에 대한 해결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법적 강제성이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 논란이 있어 향후 얼마나 잘 정착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정실천안 발표 이후에 벌어진 한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의 갑질논란은 실효성 논란을 재점화시켰다. 오너리스크는 인식 전환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프랜차이즈협회의 주장보다 자정운동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프랜차이즈협회 자정실천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오너리스크 배상 책임은 법 개정 사안”이라며 “자정실천안의 실효성 여부에 따라 국회에서 법률개정 등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규제 따라갈 수 있는 속도조절이 필요

한편 프랜차이즈 오너리스크로 인한 가맹점주 피해를 보상하는 이른바 ‘호식이법’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심사가 보류됐다. 오너리스크로 인한 가맹점주의 피해를 가맹본부에서 보상하는 내용의 가맹사업법 개정안에 일부 야당의원이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정무위는 추후 법안소위에서 해당 내용을 계속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보류된 개정안 외에도 계속해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맹본부의 가맹점사업자단체에 대한 방해 행위를 세분화해 규정하고, 위반행위 신고 등에 대한 가맹본부의 보복조치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지난달 24일 발의했다. 현재 20대 국회에서 발의돼 심사 중인 가맹사업법 개정안만 무려 40여 개에 달한다.

법무법인 화우 김재춘 파트너 변호사는 “최근 공정위에서 언급된 징벌적 손해배상제 10배 인상은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사업 규모와 발전 속도를 고려했을 때 너무 과하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 과거 친 기업적인 정책에 대한 반대급부로 봇물 터지듯 규제안을 내놓고 있는데 업계에서 따라갈 수 있도록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개정 가맹사업법 시행 이후에도 프랜차이즈 업계의 오너리스크나 일부 가맹본부의 ‘먹튀’논란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한 규제는 필요하다”며 “하지만 일부 가맹본부의 사례로 전체를 규제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프랜차이즈 산업에 대한 규제가 부족한 상황에서 폭발적인 성장 이면에 많은 문제점들을 드러낸 것도 사실이지만 경제발전에 큰 축을 담당한 것 또한 분명하다”며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이를 실천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또 “정부의 규제는 양쪽이 수용 가능한 룰을 만드는 지점까지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원배 기자  lwb21@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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