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식품·외식산업정책 점검

최저임금제, 근로시간단축, 청탁금지법 등··· ‘산너머 산’ 윤선용 기자l승인2018.01.03l10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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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새해를 맞아 식품외식산업계를 둘러싼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청탁금지법, 최저임금제, 근로시간 단축을 비롯한 많은 정책 변화들이 예고되고 있어 산업현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주목해야 될 올해 식품외식산업과 연관된 주요 정책 변화들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 최저임금위원회가 2017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해 14차 전원회의를 개최한 지난해 7월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한국외식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자영업자총연합 관계자들이 최저임금 동결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사진=소상공인연합회 제공

최저임금제│업계 “인원감축은 물론 폐업까지 고려” 
지난해 7월 최저임금위원회(위원장 어수봉)은 올해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6470원이던 지난해에 비해 16.4%(1060원)가 올라 역대 최고 인상액이다. 지난 2000년 9월∼2001년 8월(16.6% 인상) 이후 17년 만에 최대 인상 폭이다.

월 단위로 환산하면 157만3770원(주 40시간 기준 유급주휴 포함, 월 209시간)으로 전년 대비 22만1540원 인상된다. 이번에 의결된 최저임금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는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 기준 463만 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근로자 100명 가운데 23명 정도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분의 수혜자가 된다.

경총은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 최근 진행한 경제전망조사 결과 300인 미만 기업의 절반(45.7%)이 “긴축경영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으며 투자 축소도 54.6%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고용축소, 무인·자동화 확대, 가격인상 등을 계획 중이라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최근 조사에서도 최저임금제로 대표되는 노동정책 변화에 따른 부담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과반수를 넘었다. 특히 큰 피해가 우려되는 소상공인들은 이른바 ‘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해 주장하는 한편 가격 인상, 인원 감축, 무인점포 전환 등 인건비를 줄일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노사 합의 실패시 정부 최종 결정 
최저임금위원회는 업계의 이런 우려를 감안해 최저임금에 정기상여금을 포함하는 등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조만간 노사 간 합의를 토대로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에 관한 계획안을 고용노동부에 통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합의를 이끌어내기가 녹록치 않아 보인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업종별 구분 적용 등 제도개선에 대해 노동계와 경영계의 입장차가 워낙 크다.

지난달 6일에 열린 ‘최저임금제도 개선 공개토론회’에서도 양측은 최저임금위원회 제도개선태스크포스(이하 TF)가 발표한 제도개선 방안을 놓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특히 최저임금에 상여금을 포함할지 여부가 핵심쟁점으로 떠올랐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이 아닌 야간·휴일근로 수당 등 여러 명목의 수당과 상여금은 최저임금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경영계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로 상여금을 최저임금 안에 포함시켜 최대한 부담을 줄이려는 반면 노동계에서는 상여금을 산입하면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떨어뜨린다며 맞서고 있다. 업종·지역·연령별로 최저임금 차등 적용에 대해서도 이견이 컸다.

한편 TF는 연말까지 합의안을 도출, 연내 고용노동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지만 실패할 경우 TF안과 노동계 및 경영계 안을 각각 첨부해 제출, 정부가 최종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제도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영세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일정 부분 덜어줄 수 있도록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제도를 시행한다.
지원대상 기업은 30인 미만 고용 사업주로 한정되며 고소득 사업주, 임금체불 명단 공개중인 사업주 등은 제외된다. 지원대상 근로자는 월평균보수가 190만 원 미만으로 1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등 요건에 해당 될 경우 근로자 1인당 13만 원이 지급된다. 사업주는 연 1회 신청하면 이후 매월 자동으로 지원금을 받을 수 있으며 요건을 충족한 경우 소급 지원된다. 자세한 사항은 일자리 안정자금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지난해 12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시간 단축 입법에 대한 중소기업계 호소문’을 발표했다. 박 회장은 “근로시간 단축은 중소기업의 생존과 직결됐다”고 밝혔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제공

근로시간단축│중소기업 “생존과 직결” VS 노동계 “모든 기업 다 적용”

지난해 10월 일자리위원회가 발표한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을 통해 정규직 채용을 원칙으로 하고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주 52시간을 확립하는 등 일자리 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행 근로시간 제도는 법정근로시간 주당 40시간, 연장근로시간 12시간을 합쳐 52시간이나 토, 일요일 휴일근무 각각 8시간을 합치면 최장 68시간이 허용된다.

근로시간 단축 방안은 3단계로 나눠 시행된다. 종업원 300인 이상 사업장은 내년 7월부터  50~299인 사업장은 2020년 1월부터, 5~49인은 2021년 7월부터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임시국회 종료직전까지 계속된 환경노동위원회의 근로시간 단축안 논의는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2021년 6월말까지 휴일근로 할증률을 50%로 하되 이후에는 100%로 변경하는 내용과 10개로 축소되는 특례업종에 대해서도 남은 10개 역시 2021년 7월에 전면해지하는 수정안을 제안했지만 끝내 합의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이와 관련 경영계는 영세업체들의 상황을 고려해 휴일근로 할증률은 현행(50%)대로 유지하되 근로시간 단축 적용시기를 4단계로 나눠 줄 것을 요청했다. 1단계(1천명 이상) 개정 후 1년, 2단계(300~999인) 개정 후 2년, 3단계(100~299인) 개정 후 3년, 4단계(5~99인) 개정 후 4년의 시간을 달라는 주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휴일근로 할증률을 100%로 해줄 것과 업체 규모와 관계없이 법 개정 후 근로시간 단축 즉시 시행을 요구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오는 2월 임시국회로 미뤄지게 됐지만 여야 합의가 교착 상태에 빠져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신세계-이마트는 올해 1월부터 업계 최초로 임금 삭감 없이, 법정 근로시간 주 40시간에서 주 35시간 근무제로 전환했으나 노조는 사실상 최저임금의 인상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 지난해 12월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정청탁금지법 1년 대국민 보고대회'를 하고 있다. 권익위는 앞서 12월 11일 전원위원회를 열고 청탁금지법 가운데 농축수산품에 한해 선물 허용가액을 기존 5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인상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합의 의결했다.사진=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

청탁금지법│외식업계 소외…  “유명무실한 지원방안에 기대 접어”
많은 논란 끝에 청탁금지법 개정안이 가결됐지만 음식 값은 기존 안을 유지하기로 정해졌다. 국민권익위원회 전원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음식물·선물·경조사비의 상한액을 3·5·10에서 3·5·5로 조정하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을 가결하고 입법예고했다.

다만 선물의 경우 농수산물 또는 농수산물을 원료·재료로 50% 초과 사용해 가공한 제품은 상한액을 10만 원으로 높였다. 또 5만 원 이하 선물과 농수산물·농수산물 가공품 선물을 함께 받는 경우에도 10만 원까지 가능하다.

반면 외식업계에서 주장한 식사비 상한액을 3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올리는 방안은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외식업계는 재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에서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뿔난 외식업계를 달래기 위해 외식업체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내년도 자금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안을 내놨다. 식품외식종합자금 지원을 올해 24억 원에서 내년 74억 원으로 늘려 최저임금 인상 등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을 주겠단 방침이다. 아울러 외식업체 식재료 공동구매 조직을 활성화해 식재료 구매비용 절감에 일조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이런 대책들이 실질적으로 외식업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출규제│“음식점 하는 게 죄?”

영세 외식사업자들에게 은행문턱이 더 높아졌다. 대출 총량 규제에 따른 것으로 특히 1억 원이 넘는 신규 대출시 ‘소득대비대출비율(LTI)’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대출 한도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해 한도를 채우면 기준을 강화해 신규 대출을 막는 사실상의 ‘대출 총량제’를 도입한 것이다.

금융위원회의 개인사업자대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도입 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 자영업자가 1억 원 초과 대출을 신청할 경우 은행은 해당 차주의 대출액과 영업이익을 비교한 LTI를 산출해 여신심사 때 참고지표로 활용해야 한다.

LTI를 매길 때 활용하는 대출은 개인사업자 대출뿐 아니라 전 금융권에서 빌린 가계대출액도 포함한다. 자영업자들이 본인 소유의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받은 후 실제로는 사업을 하는 데 쓰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소득 역시 해당 자영업자에게서 나오는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하되 근로소득 등 다른 수익이 있을 경우 합산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따라 LTI를 엄격하게 적용해 고 위험 자영업자를 시작으로 점차 신규 대출 승인까지 줄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음식점업 등을 요주의 업종으로 정하고 대출한도를 관리할 방침이어서 주의가 요망된다.

▲ 공정거래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9월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당정협의 열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배상액을 현재의 3배 이내에서 3배로 고정해 법 위반 요인을 대폭 낮추기로 했다.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가맹사업법 개정│정부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 프랜차이즈업계 “묻지마 고소 우려 높아져”

지난해 10월에 개정된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필수품목 등을 포함한 정보공개서 기재 내용 확대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밝힌 가맹사업법등 유통 3법에 대한 전속고발권 폐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뜨거운 쟁점이 됐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허위 정보를 제공하거나 부당한 공급 중단 등으로 인한 손해의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공정위는 이를 강화해 한도를 최대 10배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전속고발건 폐지로 영세 가맹점주들이 공정위의 고발 없이도 가맹본사의 부당행위를 고발을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묻지마’ 고소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어 올해 프랜차이즈업계의 주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 눈여겨 볼만한 외식업계 법안
▷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라 입사 1년 미만의 신입사원도 연차 11일 사용이 가능해졌고, 육아휴직기간도 재직기간으로 인정됐다. 또 연 3일의 난임 휴가가 연차와 별개로 보장된다.
▷ 지난해 11월 말부터 배달앱을 통해 음식점의 위생수준을 미리 확인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올들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시행중인 음식점 위생등급제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높아질 전망이다.
▷ 외식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지원하는 ‘외식창업 인큐베이팅 사업’이 올해부터 사업장이 1곳에서 5곳으로 운영기간도 4주에서 최대 3개월로 확대됐다.


윤선용 기자  bluesman@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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