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새 먹을거리 찾아라”… 외식 “투자 여력 없다”

식품외식업계 2018년 신사업 지형도 김상우 기자l승인2018.01.12l10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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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외식업계의 2018년 신사업 지형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탄이 든든한 업체들은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업체들은 실험적인 투자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주요 식품 대기업들은 3월에 집중될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신사업에 대한 실익을 따지는 등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중이다. 

증시 상장사가 거의 없는 외식업계는 대부분 오너 판단에 따라 신사업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식품외식업계의 어려움이 어느 때보다 가중될 것으로 보여 위기 속에 기회를 찾는 이들이 많아질지, 혹은 더욱 움츠려드는 이들이 많아질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요 식품외식업체들의 올해 신사업 지형도를 살펴본다.

빙그레-오리온, 각종 신사업 봇물

▲ 빙그레가 주된 매출 요인인 음료와 아이스크림 시장의 정체가 길어지면서 이를 대체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을 찾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오픈한 소프트 아이스크림 전문점 ‘소프트 랩’ 전경 사진. 사진=식품외식경제 D/B

지난해 주총에서 6개나 되는 신규 사업 목적을 추가한 빙그레는 올해에도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빙그레는 △세제·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 △포장재, 포장용기 제조 및 판매업 △음식점업 및 급식업 △식품산업용 기계 임대 및 판매업 △무형재산권의 임대 및 판매업 △브랜드 상표권 등의 지적재산권의 관리 및 라이선스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에 식품산업용 기계 임대 및 판매업에 근거한 B2B 전용 생크림 ‘소프트랩’ 출시부터 HMR 사업 강화까지 신시장에 대한 개척 의욕을 보여줬다.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빙그레는 그간 이렇다 할 신사업을 마련하지 못했으나 기존의 사업에만 계속 머무를 경우 침체를 면하지 못할 것이란 위기감이 발동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이 2천억 원을 돌파해 이를 바탕으로 인수금융을 조달하면 1조 원에 달하는 실탄을 마련할 수 있다. 인수합병(M&A)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는 조건이다.

국내 제과업계 1위인 오리온의 행보도 관심사다. 주력인 제과사업을 위시로 음료, 간편대용식, 건강기능식품 등 신규 사업에 잇따라 뛰어들면서 종합식품기업의 목표를 구체화했다. 지난 2016년 제주용암수의 지분 60%를 21억 원에 사들이고 5년간 3천억 원을 투자해 생산 공장을 짓기로 했다.

▲ 농협과 오리온은 2016년 12월 밀양시 제대 농공단지에서 합작법인 밀양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사진=오리온 제공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존의 중국, 베트남 영업망 인프라를 활용해 수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용암해수에서 염분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천연 미네랄을 이용한 부가사업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농협과 손잡고 간편대용식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케이푸드’의 설립과 미국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 ‘로빈슨파마(Robinson Pharma)’와 프리미엄 브랜드 ‘US 닥터스 클리니컬’의 국내 독점 판권계약을 체결 등 짧은 기간에 각종 신사업을 벌이고 있다.

농심, 국내 시장 떠나 해외로

농심은 국내 라면 시장이 한계점에 다다랐다 보고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16년 해외에서만 7400억 원가량의 라면을 팔았고 올해와 내년까지 1조 원 매출의 돌파를 자신하고 있다.

▲ 중국 소비자가 진열대에서 신라면을 고르고 있다. 사진=농심 제공

실제 농심의 중국법인인 농심차이나는 매년 10% 이상의 신장률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중국통계정보서비스센터(CSISC)가 조사한 ‘중국 라면 브랜드 평가보고’에 따르면 농심은 브랜드 인지도, 선호도, 호감도 등의 항목에서 2~3위에 골고루 분포했다.

라면과 함께 주력 사업으로 떠오른 생수 사업은 농심의 인프라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 국내 생수 시장은 제주삼다수가 1위를, 그 뒤를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와 농심 백산수가 쫓고 있다. 롯데칠성과는 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지만 제주삼다수와는 두 자릿수 이상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다만 백산수의 론칭 기간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빨리 안착한데다 제주삼다수의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다. 최근 여러 기업들이 생수 시장에 앞 다퉈 진출하면서 앞으로 이들과의 경쟁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반려동물 시장에는 CJ제일제당, 풀무원, 사조동아원, 하림, 서울우유 등 국내 식품 대기업은 물론이고 이마트까지 뛰어들어 경합을 펼쳤다. 신사업에 크게 굶주려 있는 식품 대기업들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국내 반려동물 사료 시장은 지난해 기준 로얄캐닌(11.8%), 시저(7.2%), ANF(6.9%) 등 해외 브랜드들이 점유해왔다. 식품 대기업들은 국내 반려동물 사료 시장이 연 4천억 원 규모에 이를 만큼 꾸준히 성장하자 시장성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각 사의 식품 제조 노하우와 유통 채널을 활용한다면 시장 침탈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지속되다보니 내수 시장에서 지속 성장을 이끌어내기엔 명백한 한계가 있다”며 “상황이 이렇다보니 본업에 충실하면서 어쩔 수 없이 신사업을 모색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레드오션 속에서 블루오션을 발견해야 하는 고된 싸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 “수습이 먼저”

외식업계는 올해 신사업보다 기존 사업에 대한 내실다지기가 우선할 것으로 보인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고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SPC그룹은 당분간 사태 해결이 우선이다. 지난 2016년 ‘쉐이크쉑’ 흥행으로 새 브랜드의 지속적인 발굴이 계속될 것으로 점쳐졌지만 집안 단속이 화두가 됐다. 

▲ 지난해 11월 서울 양재동 SPC그룹 본사 앞에서 ‘파리바게뜨 불법파견 문제 해결과 청년노동자 노동권 보장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제빵기사 직접고용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화섬노조 파리바게뜨지회 페이스북

롯데리아와 TGI프라이데이, 엔제리너스커피, 빌라드샬롯, 크리스피크림도넛 등 다수의 브랜드를 확보하고 있는 롯데GRS도 수익성 제고가 급선무다. 롯데지주의 출범과 맞물려 독자적인 사업 구상을 벌이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지난 2011년 롯데제과 자회사였던 ‘롯데나뚜루’를 흡수합병하면서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지난해 적자 사업 정리 차원에서 결별 수순에 돌입했다.

CJ푸드빌도 사업 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최근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를 물적 분할하며 선택과 집중에 나서는 모습이다. 일부 외식 브랜드는 CJ제일제당에 이관해 수익성 제고를 위한 방편에 고심하고 있다. 구창근 CJ푸드빌 대표가 새로 취임한 후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져 올해에는 신사업에 대한 투자 여력을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 지난 2016년 7월 문을 연 쉐이크쉑 강남1호점은 일 평균 3천 명 가량의 고객이 방문하는 흥행을 이뤘다. 사진=식품외식경제 D/B

1조 원의 매출을 돌파하며 쾌조의 흐름을 보이고 있는 스타벅스는 최근 국내 최대 매장인 더종로점을 오픈하며 매장 출점에 가속도가 붙었다. 수익이 뒷받침해주고 있어 신사업 모색에 지장이 없을 것 같지만 신세계그룹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구조 탓에 실험적 투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파크의 경우 이미 신사업에 대한 여력은 없는 상태다. 지난해 아르바이트생 임금 체불로 홍역을 치렀고 대표 브랜드인 애슐리와 자연별곡의 매장도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반면 좋은 실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해마로푸드서비스, 본아이에프, 더본코리아, 지앤푸드 등은 신규 브랜드 론칭과 새로운 아이템의 결합 등의 시도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이밖에 유가증권상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이디야커피의 도전과 맞물려 제너시스BBQ, 본아이에프, 더본코리아, 전한 등의 예비 상장 후보들의 움직임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상우 기자  ksw@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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