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569만 자영업자 세무조사 내년까지 면제
국세청, 569만 자영업자 세무조사 내년까지 면제
  • 윤선용 기자
  • 승인 2018.08.1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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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땜질식 처방 불과”... 최저임금 차등화 등 근본대책 필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국세청이 내년까지 세무조사를 면제키로 했다. 또 매출이 대폭 감소한 소상공인을 직접 발굴해 납부기한을 연장하는 등 다양한 세정지원대책이 마련됐다. 하지만 업계에선 땜질식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함께 최저임금 산업별 차등화와 같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세청은 지난 16일 한승희 청장이 직접 서울지방국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영업자·소상공인 세정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음식·주점업 등을 중심으로 계속되는 소비 부진에 최저임금 인상이 더해져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국세청의 세정지원대책을 보고받은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고용에 앞장서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더 많이 국세 분야에서 배려해 달라”고 한 청장에게 지시했다.

한승희 청장은 이번에 발표한 대책과 관련 “국세행정 전 분야에 걸쳐 적법한 범위 내에서 가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세정지원 방안을 담았다”며 “세금 문제에 대한 걱정 없이 본연의 경제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 심리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내년 말까지 569만 명에 달하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해 일체의 세무검증 작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연간 수입금액이 일정 금액 미만인 소규모 자영업자 519만 명(전체의 89% 해당)에 대해서는 내년 말까지 세무조사를 모두 유예한다. 이들은 내년 세무조사 선정 대상에서 제외되고, 소득세·부가가치세의 신고 내용을 확인하는 작업도 모두 면제된다.

수입금액 규모가 작은 50만 개의 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해서도 내년 말까지 법인세 등 신고 내용 확인을 모두 면제하기로 했다. 또 연간 매출액 100억 원 이하인 중소법인은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조사 기간이 짧은 컨설팅 위주의 간편 조사를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간편 조사를 위한 성실성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고액 체납 등이 있더라도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요건이 조정된다. 납세자 부담이 크다고 지적 받는 일시보관·현장조사도 자영업자에 대해서는 진행하지 않는다.

국세청은 ‘민생지원 소통추진단’을 신설해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긴다. 세무사, 소상공인단체, 국세청 납세자보호관 등으로 구성된 추진단을 통해 자영업자의 세무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세청은 직전 3개월간 매출액이 20% 이상 줄어든 업체를 스스로 분석·선정해 납부기한을 연장하거나 징수를 유예할 계획이다. 기존의 고용위기 지역 등에서 개별 신청을 통해 지원하던 것에서 나아가 찾아가는 지원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폐업한 사업자가 사업을 재개하면 체납액 납부 의무를 3천만 원까지 면제해주는 체납액 소멸제도를 널리 알리고 지원이 확대된 근로·자녀장려금 지급을 준비하는 한편 일자리 안정자금도 계획대로 집행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와 여당이 당초 14일 발표할 예정이었던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대책’이 연기됐다. 보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기대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만족시킬만한 내용을 마련하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반증이다.

현재 논의되는 대책 가운데에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부가가치세 부담을 얼마나 낮춰 줄 것인지가 가장 큰 쟁점이 되고 있다. 연매출 2400만 원 미만인 부가세 면세자 기준과 4800만 원 미만인 간이과세자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재부 등을 중심으로 기준액 상향시 자영업자 탈세 증가, 소득 파악 어려움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 주목받고 있다.

일자리안정자금을 확대하는 등 재정투입이 힘든 상황에서 결국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이다 보니 카드수수료감면 등 단골메뉴가 다시 등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중소벤처기업부가 제시했던 외식비를 연말정산 소득공제 항목에 넣자는 주장이나 현장에서 직접 청취한 주차단속 문제 등 민원성 사안도 언급되고 있어 새로운 대책에 대한 기대감도 남아있다.

한 외식관련학과 교수는 “정부는 당장 자영업자들을 달래기 위한 각종 선심성 정책들을 나열하기 보다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잘못된 부분을 빨리 바로잡지 못하면 나중에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선용 기자  |  bluesman@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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