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금융위기 때 보다 더 하다
외식업계… 금융위기 때 보다 더 하다
  • 박선정 기자
  • 승인 2018.09.03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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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증가했지만 수익 저하… 인건비·배달대행 수수료·소득세율 상승 등 지출 증가
미투 운동 확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의 영향으로 직장인 회식문화가 위축되면서 오피스 상권의 외식업소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미투 운동 확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의 영향으로 직장인 회식문화가 위축되면서 오피스 상권의 외식업소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회식 사라진 여의도 상권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에 이어 미투운동 확산, 여기에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 등으로 직장인 회식문화가 급격히 축소되면서 오피스 상권의 외식업소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10년 넘게 일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경영주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반 토막 났던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버텼는데 더 이상 힘이 없다”며 “매출감소와 인건비 상승으로 이미 최소 인력만을 남기고 구조조정까지 한 상황이라 재간이 없다”고 했다.

여의도 일대에는 매물이 넘쳐난다. 외식업소의 주요 소득원이던 법인카드 단체고객이 줄어들면서 인건비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업주들은 권리금도 챙기지 못한 채 두 손 들고 나가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 직후 찾았던 한 상가 지하의 식당을 다시 찾았다. 그곳 여사장은 “그때(김영란법 시행 직후)는 그래도 족발에 파전 시켜 막걸리 한잔 하고 가는 직장인들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사라지고 없다”며 “우리처럼 주5일 영업을 하는 식당들은 평일 매출마저 사라지면 버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가격인상도 대안은 못 돼
대부분의 업주들이 이익 보존을 위한 첫 번째 방안으로 가격인상을 꼽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뿐더러 가격인상이 수익성 저하의 대안이 되지는 못한다는 입장이다.

김가네는 올해 4월 메뉴 가격을 평균 10% 정도 인상했다. 가격으로는 300원 수준이다. 하지만 가맹점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본사 측 설명이다.

인건비뿐 아니라 배달대행 수수료 등 지출증가 요인이 점점 많아지면서 가격인상만으로는 지출 폭을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가맹점 측에서는 300원 가격인상이 충분하지 못했다며 추가 인상을 요구하는 곳도 많다”며 “일부 매장에 한해 추가인상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상권마다 평균 가격대라는 것이 있어 이마저도 어려움이 크다”고 밝혔다.

메뉴에 따른 소비자의 심리적 가격 저항선도 한계요인 중 하나다. 김밥, 설렁탕, 삼겹살 등 소위 ‘서민음식’으로 분류되는 메뉴군은 타 업종에 비해 가격인상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는 3만 원짜리 스파게티에는 지갑을 열지만 3만 원짜리 삼겹살에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 메뉴에 따라 부가가치의 한계점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그 한계가 더욱 낮기 때문에 가격인상 결정이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수익이 저하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소득세율을 꼽는 이들도 있다. 한 외식업주는 “경기불황에도 열심히 노력해 매출증가를 이뤘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했다. 그는 “인건비 상승에 소득세율 상승이 겹치면서 세금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이익이 줄어들면 줄어든 만큼 채울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하지만 이대로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인력난 가중… 묘안 있을까
최저임금 인상에 근로시간 단축까지 겹치게 되면 가뜩이나 인력난에 시달리는 외식업은 위기상황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일 2~3시간 정도만 근무하는 ‘단타알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근무시간이 짧은 단타알바는 4대 보험과 주휴수당은 물론 기타 복지 측면에서도 자유롭다.

교대 곱창골목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 업주는 최근 새로운 인력운용 방식을 검토 중이다. 영업시간 종료 이후의 마감근무는 정직원이 아닌 2시간짜리 파트 직원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정규직원의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직원 여럿이 늦은 시간까지 마감을 할 필요 없이 최대 2명의 단타알바만으로도 홀과 주방의 마감업무를 소화할 수 있다. 교대 곱창골목같이 동일업종이 몰려 있는 상권이라면 업주들끼리 알바 고용시간을 조절해 최소의 알바인원이 여러 개 매장을 돌면서 마감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알바 입장에서는 장거리를 이동하며 투잡, 쓰리잡을 뛸 필요가 없고 업주 입장에서는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
 


현장 인터뷰

업종별로 인건비 부담 격차 커… “고깃집 특히 어렵다”

국중성 육통령 대표

국중성 육통령 대표는 “고깃집에서 종업원이 담당 테이블을 오가는 횟수가 평균 몇 회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며 “육통령의 경우 최소 11번에서 최대 21번이다. 최초 주문 후 찬류 서빙, 숯불 세팅, 고기 서빙, 고기가 익을 때까지 그릴링, 음주류 주문, 반찬 추가, 고기 추가, 식사 주문, 식사 서빙, 숯불 빼기 등 착석에서 퇴점 시까지 쉴 새 없이 테이블을 왔다 갔다 한다. 반면 국수집 같은 경우는 주문과 세팅 두 세 번이 전부다. 노동강도와 인건비, 인력운용의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국중성 대표에 따르면 30~40평 기준 매출규모가 중상 이상인 고깃집의 경우 4~5명 이하로 운영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 최소 7~8명이다. 이에 비해 밥집의 경우 규모가 50~60평으로 늘어나도 5~6명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 하다. 그는 “요즘은 매장당 월 1000만 원의 수익이 남아도 오너인 내가 가져갈 돈이 얼마 없다”며 “동일업종·동일규모를 기준으로 이보다 수익이 낮은 곳은 종업원을 내보내지 않는 이상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종업원 다 내보내고 혼자 장사하게 생겼다’는 경영주들의 말은 엄살이 아닌 사실이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다양한 상권·객층 커버하는 전략 세워야

이준수 한육감 대표

소고기 전문점 한육감 디타워점(광화문)과 서울로(종로) 2개점을 운영 중인 이준수 대표는 “외식업소를 이용하는 목적이 단순히 먹는 것이 아닌 공간과 시간을 이용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며 “한육감 디타워점처럼 비즈니스맨을 타깃으로 하는 곳은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하다”고 말한다.

같은 음식, 같은 브랜드라도 상권과 타깃에 최적화한 색채를 입혀 차별화하는 것이 잠재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는 의미다. 

그는 “지금까지는 단순히 객수 곱하기 메뉴판매수로 매출을 예상했다면 이제부터는 계산방식을 바꿔 시간당 매출을 극대화하는 ‘피크타임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외식업이 공간을 소비하는 복합형 외식공간으로 변할 것을 대비해 이에 걸맞은 새로운 접근방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가격인상으로 인건비 상승을 충당하는 것은 결코 마진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객수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 대비 전략으로 인원활용을 극대화하고 공간을 파는 전략으로 객수가 떨어지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정 기자  |  sjpark@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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