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도 초저도 소주, 업계 지각변동 예고?
16.9도 초저도 소주, 업계 지각변동 예고?
  • 관리자
  • 승인 2006.11.16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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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조ㆍ무학, 부산 경남권 선점경쟁 치열…TV광고 재개 준비
소주업계간 ‘순한 소주’ 경쟁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그동안 톡 쏘는 맛에 매료돼 소주를 찾았던 소주 마니아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지난 8월 국내 소주업계의 맹주격인 진로가 19.8도 짜리를 출시하며 20도 장벽을 무너뜨린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남 무학㈜과 부산의 대선주조㈜가 16.9도 소주 출시를 동시 발표, 무학의 ‘좋은데이’는 14일부터 대선주조의 ‘씨유’는 18일부터 시판에 들어갔다.

이들 두 업체는 소주시장 선점을 위한 홍보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한 상황.

무학은 좋은데이 시판을 계기로 경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부산권 공략을 위해 거리시음회와 품평회 등 대대적인 부산권 홍보에 나섰고, 대선주조는 부산권은 물론 무학보다 우세지역인 경남 양산과 김해지역을 발판으로 경남권을 공략하기 위해 대대적인 홍보전략을 마련 중이다.

진로 등 국내 메이저 소주업체들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모 소주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지켜보겠지만 단언하건대 소주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자칫 부산, 경남권에서 촉발된 무리한 저도 소주 경쟁이 국내 소주업계 전체를 과당경쟁으로 끌어들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첨단냉각여과공법, 초음파진동공법 등 대선주조와 무학이 16.9도 소주를 만들기 위해 나름대로 첨단공법을 동원했다고 밝혔지만 사실 기존 20도 소주보다 주정이 덜 들어간 술에 불과하다는 게 주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대선주조와 무학이 16.9도짜리 신제품 출시가격을 기존 20도짜리 소주에 비해 80원 낮춘 730원으로 책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선주조 관계자는 “젊은 층이나 여성들이 기존 소주를 마실 때 냉수를 함께 마시거나 소주가 든 잔에 얼음을 넣는 경우가 많다”며 “16.9도 소주는 이같은 경향을 겨냥한 제품이며 이미 관능시험을 거쳤다”며 자신했다.

무학측도 “오랜 기간 준비과정을 통해 완벽한 저도 소주 맛을 살렸고, 관능시험 등을 성황리에 마쳤다”며 “16.9도 소주 시장 형성에 별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도수를 굳이 16.9도에 맞춘 이유는 TV광고 때문이다.

현행법은 17도 미만 주류에 대해 오후 10시 이후 TV광고를 허용하고 있으며, 대선주조와 무학은 이왕 낮출 바에야 TV광고를 통해 시장을 선점해보자는 속셈에서 16.9도까지 낮춘 것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주 TV광고가 영상물등급심의위원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아직은 미지수”라며 “그러나 두 회사 모두 TV광고를 위한 모델 섭외 등 모든 준비를 완료한 상태로 전해져 소주 TV광고가 20여 년 만에 재개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1965년 30도로 출발해 격동기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는 국민술로 자리한 우리나라 소주는 높은 도수로 인한 ‘톡 쏘는 맛’이 특징으로, 소비자들의 기호변화에 따라 1974년 25도로 낮아졌으며 이후 25년간 25도는 마지노선처럼 유지됐다.

그러나 낮은 도수의 한국 정통 곡주들이 속속 상품화되면서 소주도 순한 곡주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고, 결국 1996년 23도짜리 소주가 등장하면서 순한 소주 경쟁이 촉발돼 올해 초에는 20도까지 낮아졌다.

순한 소주 경쟁은 젊은 층과 여성들을 소비자층으로 끌어들이면서 더욱 심화됐고, 지난 8월 국내 소주업계의 맹주격인 진로가 19.8도 짜리를 출시하면서 20도마저 무너졌다.

업계에서는 순한 소주 경쟁이 소주시장 확대에 기여했지만 저도 소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점증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아스파라긴산 등 온갖 첨가물이 들어가 심지어 단맛까지 느껴지는 순한 소주에 대한 거부감을 피력하는 정통 소주 마니아들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라는 것.

‘누구나 만들 수 있지만 아무도 상품화하지 않았던 초저도 소주’인 만큼 주류업계에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소주 마니아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정아 기자 jeon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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