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던져버리던 아귀 ‘마산아귀찜’이 되기까지
바다에 던져버리던 아귀 ‘마산아귀찜’이 되기까지
  • 박시나 기자
  • 승인 2019.04.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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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진 경남대 교수 ‘아귀찜의 등장과 확산’ 논문 발표
이규진 경남대 식품영양학부 교수.

“옛날에는 그물에 걸려 올라오면 흉측한 몰골 때문에 어부들이 바다에 던져버린 생선, 마산의 혹부리 할머니가 어부가 가져다준 아귀를 던져버렸다가 나중에 말라있는 것을 발견해 찜으로 만들었다”는 등의 다양한 설들이 존재하는 마산 아귀찜. 

아귀찜의 등장과 전국화 되기까지의 과정, 영양학적 측면에서 접근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규진 경남대 식품영양학부 교수는 최근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에 ‘아귀찜의 등장과 확산’을 주제로 연구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에 따르면 “마산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으로 꼽히는 아귀찜은 본래 말린 건 아구를 사용한 ‘찜’ 요리지만 서울 등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아귀찜은 생아귀를 사용해 차이를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이 교수는 “아귀찜의 본고장인 마산에서 조차 보기 힘들어진 건 아귀찜에 대한 문헌 자료나 기록 등이 미비해 음식문화를 공부한 사람으로서 아귀찜 원조인 마산에서 아귀요리가 확산되고 정착되면서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볼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아귀는 우리나라에 거주했던 일본인들에 의해 소비된 것으로 보이지만 조선인도 전국에 걸쳐 아귀를 잡았다는 것이 확인돼 식용으로 이어졌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방 후 경남과 전남, 인천 등에서는 가정과 식당에서 아귀를 주로 ‘탕’으로 먹었고, 각 지방 향토음식으로 인식했다. 마산에서 건아귀를 이용한 아귀찜이 등장한 것은 1960년대였다.

이 교수는 논문에서 마산아귀찜 유래에 대해 특정개인이 개발했다는 주장과 6.25때 피난민이나 반공포로 등이 만들어 먹던 음식이라는 주장, 기존 음식인 북어찜이나 복찜의 응용이라는 등 다양한 설에 대해 소개했다.    

1960년대 주로 수출하는 어업자원인 아귀는 아귀찜 개발과 아귀거리가 형성되면서 국내소비가 급증하자 1990년대부터 수입도 급격히 늘었다. ‘흉한 생김새 때문에 버려졌던 생선’이라고까지 일컬어졌던 아귀는 ‘찜’으로 재탄생하며 소비량이 늘어난 대표적인 음식이다. 아귀찜은 비교적 짧은 시기에 전국화에 성공한 음식으로 평가되고 있다.

원조인 마산과 부산, 군산, 인천 등의 지역별 아귀찜 특징과 함께 ‘마산식 아귀찜’의 전국화 과정도 설명하고 있다. 1982년 마산에서 열린 ‘전국체전’을 계기로 타 지역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서울로 상경한 아귀찜은 건아귀 대신 생아귀를 쓰면서 서울식으로 변형돼 갔다. 

이 교수는 ‘아귀찜’이라는 음식명은 건아귀를 사용했을 때 적합하고 생아귀를 사용하는 조리법의 경우 ‘아귀 볶음’에 가까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신사동에서 중국인들이 마산아귀찜을 먹기 위해 줄서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는 이 교수는 “생아귀찜은 서울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지만 원조인 건 아귀찜은 마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향토음식이기에 아귀를 중심으로 관광 밸리를 마련해 지역 명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건아귀찜은 호불호가 있을 수 있으므로 건아귀찜과 생아귀찜 모두를 접할 수 있는 ‘반반메뉴’, 아귀 껍질부터 부드럽고 식감이 뛰어난 간과 내장까지 전부 맛 볼 수 있는 코스 메뉴 등을 개발해 상품화한다면 부가가치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마산지역의 명물인 아귀를 대중화하고 마산지역을 알리기 위한 ‘아귀데이 행사’가 5월 9일 마산시합포구 오동동 문화의 거리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남대와 ‘아귀데이 위원회’는 지난해 MOU를 맺고, 5월 9일 아귀데이 시식행사와 다양한 거리축제를 펼친다. 이 행사에서는 아귀요리의 대중화를 위해 아귀떡볶이를 비롯해 아귀를 주재료로 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마산의 해풍을 맞아 잘 말린 건아귀 고유의 풍미도 느낄 수 있다.

이 교수는 “아귀찜이 탄생한 고장 마산에서 지역명물로 거듭나고 관광자원으로 활성화돼 아귀찜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원조인 마산에 들러 건 아귀찜도 꼭 맛볼 수 있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아귀찜거리 안내표지판뿐 아니라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이나 스토리가 담긴 다양한 볼거리가 연계되도록 지자체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아귀를 매개로한 지역명소로써의 경쟁력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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