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보틀, 느리고 불편한 서비스 한국에도 통할까?
블루보틀, 느리고 불편한 서비스 한국에도 통할까?
  • 신이준 객원기자
  • 승인 2019.05.14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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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점 이어 올해 삼청동에 2호점도 오픈 예정
국내 스페셜티 시장 성장 속 충분한 입지 확보 가능 전망
블루보틀이 지난 3일 서울 성동구에 1호점을 오픈했다. 사진은 제임스 프리먼 블루 보틀 커피 컴퍼니 CEO와 블루보틀 코리아 직원들이 오픈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lue Bottle Coffee Korea 페이스북
블루보틀이 지난 3일 서울 성동구에 1호점을 오픈했다. 사진은 제임스 프리먼 블루 보틀 커피 컴퍼니 CEO와 블루보틀 코리아 직원들이 오픈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Blue Bottle Coffee Korea 페이스북

‘커피계의 애플’, ‘슬로우커피의 대명사’ 등 화려한 수식어를 갖고 있는 미국 커피브랜드 블루보틀(Blue Bottle)이 지난 3일 1호점 성수점을 오픈했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을 선택한 블루보틀은 커피의 깊은 맛과 특유의 감성으로 국내 스페셜티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커피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소비자는 블루보틀의 국내 론칭이 반갑다. 반면 편의성과 부가적인 각종 서비스 제공을 통해 성장한 국내 커피시장에서 블루보틀의 다소 느리고 불편한 서비스가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블루보틀, 지난해 6월부터 준비

국내에서도 이미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블루보틀은 오픈 당일 30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큰 관심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이미 일본 여행 중 블루보틀 매장을 방문해 커피를 마시는 일정을 넣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실제로 블루보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는 미국인 다음으로 한국인이 가장 많다.

블루보틀은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초기 협회의 인증을 받은 스폐셜티 커피를 판매하는 고급화로 스타벅스와는 다르다는 점을 내세웠다.

뉴욕타임즈는 스타벅스가 마이크로소프트라면 블루보틀은 애플이라는 평가를 하며 블루보틀의 가치를 인정한 바 있다. 블루보틀은 길지 않은 사업기간 동안 총 1억2000만 달러(한화 1400억 원)을 투자받으며 성장했고, 지난 2017년 9월 네슬레가 지분 68%를 5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네슬레가 최대주주가 됐다. 현재 미국 56개, 일본 12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블루보틀은 지난 2018년 6월 ‘블루보틀 커피 코리아’로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 진출을 준비했다. 네슬레코리아 직원 중 일부가 블루보틀로 자리를 옮겼고, 매장 입지와 인테리어, 시장 분석 등을 통해 자료를 모으고 사업계획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보틀이 지난 3일 서울 성동구에 1호점을 오픈했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블루보틀이 지난 3일 서울 성동구에 1호점을 오픈했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오픈에 앞서 지난 1월 31일에는 오픈 하우스 행사를 개최, 시음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블루보틀은 이번 성수점에 이어 삼청동에 2호점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블루보틀 창업자 제임스 프리먼은 “한국에 블루보틀 커피를 전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멋진 커피문화를 한국 고객들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진출 소감을 밝혔다.

긴 대기시간, 와이파이 없는 서비스 블루보틀은 △로스팅한 지 42시간 이내의 원두만 사용할 것 △숙련된 바리스타가 직접 손으로 커피를 내릴 것 △메뉴 6가지와 컵은 한 가지 크기로 통일할 것 △가맹점을 운영하지 않고 모두 직영점으로 운영할 것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국내 매장도 직영점으로만 운영된다.

또한 고객이 주문을 하면 커피를 저울에 달고 갈아서 핸드드립 방식으로 내리는 슬로우 커피를 제공한다. 블루보틀은 국내 스페셜티시장은 시작하는 단계로 성장가능성이 높아 충분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라는 아시아국가에서의 성공도 국내 진출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됐다.

리서치기관 유로모니터가 지난해 고정환율 기준으로 세계 카페 시장규모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국내 카페시장은 약 47억6620만 달러(한화 약5조5800억 원) 수준의 규모로 미국(263억4900만 달러), 중국(58억2920만 달러) 다음이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1인당 카페 소비액은 연간 92.3달러로 세계 2위다. 국내 카페시장은 지난 5년간 연평균 13.9% 성장했고, 향후 5년 뒤인 2023년까지 56억 달러(한화 약 6조56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블루보틀 이슈로 스페셜티 시장이 다양해지고 커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며 “대부분 소비자가 미국에서 넘어온 블루보틀에 대한 호기심에 매장을 찾고 있지만 한국시장에서의 평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국가에 비해 높게 책정된 가격도 부정적인 요소로 꼽히고 있다.

블루보틀 대표 메뉴인 ‘뉴올리언스’는 한국에서 5800원에 판매된다. 미국에선 4.35달러(약 5070원), 일본에선 540엔(약 5630원)이다. 이밖에 아메리카노 5000원, 카페라테 6100원, 콜드브루 5800원으로 카페라떼는 미국, 일본 가격에 비해 각각 약 16.8%, 3.9% 더 높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블루보틀이 직접 내리는 방식으로 고급커피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스타벅스, 쉐이크쉑 등 국내 진출 해외브랜드들이 유통비와 부가세 등 관련 세금 때문에 다른 국가보다 가격을 높게 책정한 전적이 있어 고객 반발은 심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복합휴게공간으로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커피전문점과 달리 블루보틀은 커피 자체에 집중하기 위해 매장 내에 전기 콘센트와 와이파이가 없다는 운영철학도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서 우리나라에 들어온 한 외국계 커피전문점도 블루보틀과 같은 이유로 와이파이와 전기 콘센트 제공을 제한한 바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빗발치는 요구와 매출 하락으로 일부 점포에서 와이파이와 충전시설을 뒤늦게 설치했다. 대기시간도 길다.

블루보틀은 커피 주문부터 마시기까지 약 15분이 걸린다. 이는 일반 스페셜티 커피전문점과 비교할 때 3~5배 정도의 차이가 나는 시간으로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원하는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을지 지켜볼 일이다.

업계, 개별취향 고려 고급화 초점

국내 커피전문점들도 스페셜티시장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고급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 커피브랜드 최강자 스타벅스는 2016년 첫선을 보인 리저브 매장을 현재 47개로 늘렸다.

투썸플레이스도 한남동에 에스프레소 특화 매장 ‘TSP737’을 열어 스페셜티를 제공하고 있다. 엔제리너스도 롯데백화점 본점에 프리미엄 스페셜티 매장을 열고 세계 상위 7%의 원두로 만든 스페셜티 커피를 판매한다.

이디야커피도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이디야커피랩에서 ‘원두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시작했다.  

안중혁 한국커피문화진흥원 원장은 “앞으로는 소비자가 개별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프리미엄커피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블루보틀은 스타벅스와는 완전히 다른 영역의 브랜드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블로보틀이 추구하는 스페셜티에 대한 기업철학이 우리나라 고객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가 성공의 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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