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외식산업, 변화하는 트렌드 읽고 체질개선 나서야”
“위기의 외식산업, 변화하는 트렌드 읽고 체질개선 나서야”
  • 박시나 기자
  • 승인 2019.06.04 09: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변청담 5월 포럼, 국내 외식산업의 최근 동향과 당면 과제

   

지난달 29일 송파구 한국외식정보 세미나실에서 '국내 외식산업의 최근 동향과 당면과제'를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사진=이종호 기자
지난달 29일 송파구 한국외식정보 세미나실에서 '국내 외식산업의 최근 동향과 당면과제'를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사진=이종호 기자

 

외식업 경영악화의 요인으로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인구 구조의 변화 원가 상승 등 외부에서 찾았던 기존과 달리 시대적 변화와 체질개선의 실패가 외식업 경영악화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 송파구 한국외식정보   본지 세미나실에서 ‘국내 외식산업의 최근 동향과 당면 과제’를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에는 본지 발행인인 박형희 대표이사(본지 발행인)가 발표자로 나섰으며,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권대영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농수산학부장,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조재선 경희대 명예교수, 성창모 고려대학교 그린스쿨대학원 교수, 채수완 전북대학교 의대교수, 이군호 식품음료신문사 대표가 참석해 120여 분간의 토론을 진행했다.

폐업이 창업 앞질러
최근 외식산업은 소비자의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고, 원재료 및 인건비가 급등하는 반면 영업이익만 오르지 않는 상황이라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에서 발표가 시작됐다. 

박형희 한국외식정보 대표이사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21%였던 일반음식점의 폐업율이 지난해에는 31%까지 치솟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최저임금과 내수부진, 정부 규제 등 여러 원인으로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의 폐업이 창업을 앞지른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박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뿐 아니라 근로시간 단축, 금리인상 등 각종 규제가 외식 산업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가운데 소비트렌드는 급변하고 한국 미래의 불확실성과 일자리, 소득의 불확실성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움켜쥐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도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금리인상에 민감한 자영업의 경우 금리 0.1%가 오르면 폐업 위험이 10.6%가 상승, 금리가 1% 인상되면 폐업위험도 두 배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가계대출 총 1600조 원 중 자영업 대출이 총 600조원을 차지, 지난 4년간 200조원이 늘었다. 2017년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는 570만 명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종업원을 두지 않는 ‘나 홀로 자영업자’가 420만 명에 해당하는 71%로 파악됐고, 더 심각한 점은 월 매출이 100만 원에 불과한 50대 이상 자영업자가 44.7%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에 박 대표는 국내 외식산업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시대에 주목해야 할 다섯 가지 테마를 소개했다. 편의점 도시락과 지난해에 이어 강세를 보이는 커피시장, HMR의 진화와 배달 앱 시장의 빠른 성장에 주목했고, 마지막으로 세계적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그로서란트(Grocerant)를 꼽아 이목을 끌었다.

날로 규모 커지는 도시락, HMR 시장
농림축산식품부와 aT자료에 의하면 2010년대 국내 도시락은 4천 원대 미만의 ‘가볍게 먹는 한끼’ 개념의 저가형 도시락이 주를 이뤘다. 2016년에는 ‘저렴하게 즐기는 한 끼’로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편의점 도시락 경쟁이 본격화 됐으며, 현재는 가벼운 저가형태부터 프리미엄급의 고급형 도시락까지 다양한 형태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도시락 시장의 성장과 함께 커피 시장도 만만치 않은 기세로 성장하고 있다.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소비되는 커피가 265억 잔에 이를 정도로 커피시장은 여전히 맑음 상태다. 게다가 얼마 전 국내 상륙한 ‘블루보틀’이 단초가 되면서 국내 스페셜티 커피 시장은 더욱 고급화, 세분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반면 편의점 커피 시장도 만만치 않는 성장세를 보였다. 

박형희 대표는 “2018년도 국내 대표 4개사 편의점에서 총 2억3550만 잔을 판매했고, 2019년에는 총 3억 잔 이상이 판매 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커피시장은 현재와 같이 편의점 형태의 저가와 스타벅스 리저브, 블루보틀, 테라로사 등의 고가커피로 양분화되며, 중배전 커피와 홈 카페 시장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최근 외식산업에서 가장 주목 되는 것이 바로 HMR(Home Meal Replacement)이다. HMR 시장은 늘어나는 1인가구와 여성의 사회진출 등 사회 환경 변화로 인해 2014년 1조5000억에서 2017년 3조7000억 원으로 3년간 2배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진화된 형태의 ‘밀키트’와 ‘실버푸드’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 니즈에 부합하고 있다.  특히 기존 HMR 제품은 편리하지만 정성이 깃든 요리라는 느낌이 부족했으나 이를 보완한 프리미엄급이 등장, 초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실버푸드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한정된 배달 음식 업종의 다양화  
최근 국내 외식산업의 핵심을 차지하는 배달앱 시장에 주목하면서 발표를 이어갔다. 
박 대표는 “지난해 국내 배달 시장 규모는 약 15조 원에 이르며, 올해는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 된다”며 “중식이나 치킨, 피자에 한정된 배달 음식이 최근에는 삼겹살이나 케이크, 쉐프의 요리까지 배달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또 그는 국내 배달시장의 확대 요인으로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간편한 주문 방식과 고정 배달인력이 없이도 배달이 용이해진 점을 꼽았다. 

한편 국내 외식산업의 시대변화에 필요한 요인으로 공유 주방의 확산을 강조하며 식품위생법 등 법적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그로서란트(Groce-ranrt)’에 대해 주목했다.

그로서리(Grocery)와 레스토랑(Restaurant)의 합성어로 대표적인 곳이 이탈리아의 이탈리(EATALY). 프랑스의 포숑(FAUCHON), 중국의 허마셴셩((盒馬鮮生), 대만의 상인시장(上引水産)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는 현대백화점에 이탈리와 갤러리아, 롯데백화점에 포숑이 입점해 있다.

사회 환경의 변화는 외식산업의 여러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기존 동종업체간의 경쟁은 동종은 물론 타 업종과의 경쟁까지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은 일본의 외식업계의 발전사와 일맥상통한다.

1980년 이후 버블경기와 함께 성장한 일본 외식업계는 90년까지 황금기를 누렸고 91년 이후 버블 경제의 붕괴와 함께 가격 경쟁에 돌입했다. 이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최악으로 곤두박질 쳤으나 현재 아베노믹스 등 경기가 살아나며 다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박형희 대표는 “우리나라 외식업계도 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져 매출과 가격, 규모면에서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며, 최저임금과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 인구 변화, 환율 인상 등의 악재 속에서 국내 외식산업은 살아갈 길은 변화된 트렌드를 읽고 과감한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식산업 허가제 도입해야

이어진 토론에서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은 “국산 농산물 소비 확대를 위한 가공산업과의 연계강화가 필요하다”라며 “식당 밥이 맛이 없다는 것은 거의 일반화 되어 있는데 이는 수입쌀이나 묵은 쌀을 사용하기 때문이며, 최고 품질의 쌀을 사용해 맛있는 밥을 제공하는 일이야말로 외식업계가 반드시 개선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권대영 농수산학부장은 외식업의 ‘가치’에 대해 발표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임대기간이 10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함부로 임대료를 인상할 수 없도록 제도화돼 있다. 이로 인해 100년 이상 오래된 식당이 많고 고객도 많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식당이 있다면 주변에서 놔두지 않고 프랜차이즈화나 자본의 유혹에 시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치를 보전하고 지켜내는 것이 우리나라 외식산업의 살 길”이라고 주장했다.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는 외식산업도 맛과 품질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 관심을 모았다. 신 교수는 “외식업이 이미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고 폐업률도 높아지고 있다. 쉽게 외식업을 시작해 폐업의 길을 걷지 말고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시작하도록 정부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이에 박형희 대표는 “허가제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현재 실업률이 높고 고령화로 접어들어 자영업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에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조재선 경희대 명예교수는 불황기에 접어든 외식산업의 대응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조 교수는 “경기 침체가 지속되지만 관광산업은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으며, 외식산업도 여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퓨전화 된 메뉴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군호 식품음료신문 대표는 앞서 발표된 신메뉴 개발과 외식업 종사자들의 인식개선에 대해 뜻을 같이했다. 이 대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 때보다 힘든 불황기지만 단순하게 밥의 질부터 메뉴 개발 등 변화를 모색하고 정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또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과감한 변화 없이는 외식산업의 경영환경에서 살아가기 힘든 게 사실이라며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