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무섭게 확대되는 HMR 시장… 외식산업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다
[창간 특집]무섭게 확대되는 HMR 시장… 외식산업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다
  • 윤은옥 ㈔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 부장
  • 승인 2019.07.02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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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식 대체식품에서 맛·영양, 편의성 갖춘 필수제로
1인 가구의 증가, 식문화 변화, 시니어층 증가 등이 성장요인
지난 4월 개최된 제10회 국제외식산업박람회의 HMR전시관에 참관객들의 관심이 집중 됐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지난 4월 개최된 제10회 국제외식산업박람회의 HMR전시관에 참관객들의 관심이 집중 됐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서울에 사는 직장인 윤은새 (여, 28세)씨의 아침은 1인용으로 소포장된 샐러드나 푸드바 혹은 물이나 우유 등에 타서 마시는 푸드 셰이크(파우더형 대체식)로 시작된다. 출근 전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속도 부담스럽지 않아 샐러드는 구독으로, 파우더는 미리 주문해 뒀다가 먹는다.

점심 식사는 혼자 하는 경우가 많다. 직장인 3명 중 1명이 혼자 점심을 먹는다는 통계에서도 나타나 듯 윤씨 역시 서로의 입맛과 취향을 고려해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혼밥을 즐긴다. 점심은 편의점이나 인근 맛집 도시락, 혹은 미리 챙겨 온 간편식을 먹는데 최근에는 공유주방에서 샐러드나 도시락 등을 만들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배달해 주는 곳이 생겨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다이어트에 신경 쓰는 만큼 저녁 역시 집에 가는 길에 혹은 운동을 하고 난 후 칼로리가 낮은 대체식으로 간단히 해결한다. 주말이나 친구를 초대해 특별한 음식을 먹고 싶을 때는 용량에 맞춰 손질된 재료와 소스류, 레시피까지 모두 들어 있는 밀키트를 이용한다. 요리를 하는 재미와 바로 한 음식을 먹는 기분까지 느낄 수 있고 유명 맛집 요리, 셰프 레스토랑 요리 등 종류도 다양해 애용하는 편이다. 혼술을 할 때는 편의점에서 데우기만 하면 되는 안주용 HMR 제품을 찾는다. 

외식시장 바꾸는 5조 원 규모의 HMR 시장 
경기불황과 소득 감소, 인구 구조 및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등으로 외식경기가 지속 하락하는 가운데 급성장하고 있는 HMR 시장이 외식산업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HMR 시장은 2010년 약 7700억 원에서 2017년 3조 원으로 연평균 17%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8년 4조 원, 2019년 5조 원을 넘어 2023년에는 1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세에 따라 HMR 제품 생산 및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중소업체뿐 아니라 식품·유통 대기업들, 그리고 기존 외식업체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HMR 시장에 진출하는 등 외식시장이 HMR 시장으로 재편된다고 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식생활에 꼭 필요한 필수제’로 인식 변화 
HMR(Home Meal Replacement)은 간편가정식, 가정식 대체식품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정식 가정식’은 아니지만 가정식을 대체하거나 가정식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한다는 데서 시작됐다. 

1981년 오뚜기가 출시한 3분 카레를 시작으로 CJ제일제당의 햇반(1996년) 등 1990년대에 다양한 레토르트 식품(당시에는 HMR이란 단어를 사용하지 않음)과 편의점 김밥·샌드위치 등의 간편식이 출시됐지만 당시만 해도 ‘인스턴트 식품’이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고, 국과 탕 등으로 구성된 한국의 식문화로 인해 주로 편의성을 중시한 젊은층 중심으로 이용돼 왔다. 

이후 2000년대 넘어서면서 서서히 HMR이란 개념이 도입, 2015년 전후부터 식품·유통업체들이 자사 PB(Private Brand. 자체 브랜드 상품) 제품 출시를 강화하고, 외식업체들이 이에 가세하면서 셰프의 음식, 유명 맛집 음식, 안주용, 파티용, 시니어용 등 대상 및 제품군이 빠르게 확대 됐다. ‘건강에 좋지 않지만 편의성 때문에 먹는 대체제’가 아닌 ‘맛과 영양, 다양성까지 갖춘 필수제’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산업과 연계한 시장 성장
HMR 시장의 성장요인은 수요 측면과 공급 측면, 환경적 측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수요 측면의 가장 큰 요인은 1인 가구의 증가와 한국의 전통적인 식문화의 변화다. 2017년 현재 국내 1인 가구 수는 전체 인구의 28.6%로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 비해 혼자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고 일반 식당을 찾기 보다는 간편하게 음식을 사거나 배달해서 먹는 경우가 많다.

또한 여성의 사회진출 및 식문화의 변화 등에 따라 가정 내 조리가 줄어들고 외식이 대중화되는 것 역시 일반적인 HMR 시장의 성장 요인이라 할 수 있다. 

고령화에 따른 시니어층의 증가도 한 몫 한다. 시니어층은 과거와 달리 HMR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낮고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기 보다는 다양함과 편의성이 있는 외식을 즐기는 성향으로 바뀌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조사에 의하면 시니어 가구(전 가구원이 55세 이상인 가구)의 HMR 구매 품목이 즉석 밥, 국·탕·찌개, 조리냉동, 냉동만두, 포장김치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2016년 대비 2018년 크게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식재료비 상승으로 만들어 먹는 것보다 사서 먹는 것이 저렴하고, 나를 위한 시간 할애, 편리함을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 직업의 다양화와 규정화된 근무시간 및 식사 시간의 변화 등 노동시장과 환경의 변화 등이 수요 측면에서의 요인이라 볼 수 있다.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가공 기술의 발달, 간편식에 대한 거부감 완화, 그리고 식품외식업체들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즉 부가가치가 높은 시장으로 HMR을 선택하면서 HMR 시장에 대한 투자(가공기술 및 설비, 제품 개발 등)를 강화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 외에 IT기술의 발달로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휴대폰 하나로 모든 것이 가능한 세상이 펼쳐진 것 역시 HMR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는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HMR 시장은 단순히 소비나 라이프스타일 측면만이 아니라 IT, 유통 등 여러 산업이 연계돼 보다 빠르게, 보다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키워드로 보는 HMR 시장 트렌드 

HMR 시장은 규모의 성장과 함께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 양극화, 패스트 프리미엄  
초기 간편성·편리성을 강점으로 식사 대체제로서의 역할을 하던 HMR이 필수제로 등극하면서 시장 역시 중저가의 대중시장과 프리미엄 시장으로 양극화되고 있다.

나를 위한 사치, 가심비 등의 트렌드와 맞물려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프리미엄 시장은 식재의 고급화를 통한 프리미엄, 유명 음식점 및 셰프 레스토랑·레시피를 활용한 프리미엄 등으로 대중시장과 차별화하고 있다. 

또한 HMR은 빠르고 간편하다는 장점, 여기에 프리미엄이 더해진 패스트 프리미엄이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 특히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스타 셰프와의 콜라보를 통해 제품 출시를 가속화하면서 프리미엄 HMR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셰프 HMR, 맛집 HMR, 외식의 내식화 
과거 맛집이나 유명 셰프의 음식은 해당 음식점을 가야만 먹을 수 있었지만 HMR 시장이 확대되면서 집에서도 맛집의 HMR 제품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됐다.

유명 음식점이나 셰프 레스토랑들 역시 매장을 방문하는 오프라인 외식률이 감소하고 매장 방문 외식 시에는 식재료뿐 아니라 각종 부가비용이 음식가격에 포함되다 보니 소비자 측면에서 가격에 대한 부담도 만만치 않다. 이에 유명 맛집과 셰프들이 HMR 시장에 진출,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맛집, 즉 외식업소의 메뉴를 HMR 제품화 한 것을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이라고도 부르는데 RMR은 직·간접 경험을 통해 구축된 외식업소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를 바탕으로 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CJ제일제당은 계열 외식 브랜드인 빕스·계절밥상·비비고를, 신세계푸드는 올반·베키아엔누보·보노보노 메뉴를 HMR 제품화한 후 현재는 오프라인 매장보다 HMR 브랜드로 더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가 하면 이목원, 송추가마골, 오발탄, 본아이에프, 원앤원, 하남에프앤비, 놀부, 강강술래, 창화당, 한촌설렁탕, 한솥, 착한전복, 해마로푸드서비스, 집반찬연구소, 광장동 순희네 빈대떡 등 인지도를 확보한 많은 외식업체들이 자체 브랜드를 단 HMR 제품을 활발히 선보이고 있다. 

그런가 하면 에드워드권(양식․한식), 이연복(중식), 최현석(양식), 오세득(양식), 정지선(중식), 남성렬(한식), 이송희(양식) 등 소위 스타셰프들이 자체 혹은 식품·유통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HMR 브랜드를 출시하는가 하면 HMR 시장을 확대하고자 하는 식품·유통업체들은 호텔이나 유명 레스토랑 셰프 출신을 영입해 R&D 인력을 강화하고 있다.

# 나홀로, 혼술용, 고객별·목적별 세분화
HMR의 메인 타깃층은 1인 가구이며 목적은 식사와 식사 대용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1인 가구용, 시니어용, 유아용, 혼술용, 가족용, 캠핑용, 다이어트용, 특정 영양분 보충용 등으로 HMR의 타깃과 목적이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청정원이 혼술 트렌드를 반영해 안주夜라는 브랜드로 직화불막창·곱창, 무뼈닭발 등의 안주용 HMR 제품을 선보인 이후 동원F&B의 심야식당, 오뚜기의 낭만포차, 사조대림의 즉석포차 등 식품업체들이 시장에 진출하면서 안주용 HMR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세븐일레븐은 자체 HMR 브랜드 소반을 통해 1인 가구 맞춤 상품을 선보였으며 CU도 자체 브랜드 헤이루를 통해 1인용 컵국 등 간단한 식사류부터 조리면, 디저트를, 롯데마트는 1가지 상품을 여러개 사고 싶지 않은 1인 가구를 겨냥해 다양한 냉동밥을 1팩씩 판매하는 등 1인 가구의 니즈 맞추기에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그린푸드의 고령자를 위한 HMR 그리팅 소프트(음식강도를 일반 제품 대비 10분의 1로 줄여 노인들이 씹고 삼키기 용이하게 제작), 반찬을 갖춰 먹는 고령층의 식습관을 고려해 메인요리부터 국, 찌개, 밑반찬까지 정기배송 서비스를 실시하는 동원홈푸드, 캠핑족을 겨냥한 신세계푸드의 다양한 양념육(순살닭다리구이, 올반숯향 불고기 등), 쌈채소와 소스 등이 함께 포장돼 있는 제너시스BBQ의 바비큐 세트 등 고객 취향에 따라 점점 세분화·다양화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 밀키트, 진화한 HMR
다양한 HMR 중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종류가 바로 밀키트(Meal Kit)다. 밀키트는 손질된 재료와 소스류, 레시피를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한 것으로 준비된 재료만 넣고 조리하면 음식이 완성된다.

전자레인지 등으로 간단한 조리만 하면 먹을 수 있는 일반 HMR과 달리 밀키트는 원재료의 신선도와 맛을 살릴 수 있고, 직접 요리를 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HMR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표현된다. 

국내 밀키트 시장은 지난해 200억 원에서 올해 400억 원, 2024년까지 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프레시지, 닥터키친 등 밀키트 시장의 원조 격인 스타트업체 뿐 아니라 동원 홈푸드, 한국야쿠르트, GS리테일, CJ제일제당, 이마트, 현대백화점, 롯데푸드, 갤러리아 등 대기업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 고령화, 시니어 HMR 
2017년 기준 65세 이상 고령층은 전체의 20.7%를 차지하고 있으며, 빠른 고령화 추세에 따라 비중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식품·외식 시장에서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HMR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HMR를 연화식(케어푸드의 일종)이라고 표현하는데 상대적으로 치아가 약하고 소화력이 약한 고령층을 위해 부드럽고 소화가 잘되는 HMR 제품이 중심이 되고 있다.

현재 연화식 시장은 현대그린푸드를 시작으로 CJ프레시웨이, CJ제일제당, 삼성웰스토리 등 치유식을 제공하는 병원급식 운영 경험이 있는 급식업체들이 중심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 대기업 뿐 아니라 연화식 시장에 진출하는 중소업체들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령층이 다른 세대와 차이점이 있다면 상대적으로 반찬을 갖춰 먹는 식습관이 있다 보니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반찬 HMR 시장도 확대 되고 있다. 

# 온라인 퀵 배송, 구독, 신선함이 그대로
최근 외식을 비롯한 대부분의 산업이 그렇듯 HMR 시장 역시 온라인을 중심으로 유통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정기적으로 제품을 공급받는 구독형 뿐 아니라 필요할 때 마다 주문하는 것 역시 온라인이 중심이 되고 있으며, 온라인을 통한 HMR 시장은 향후에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HMR 시장 성장 한계점도 나타나 
국내 HMR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 성장을 예고하며 외식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 감소, 경쟁 심화, 인건비 등 각종 비용의 증가, 사회 구조 변화에 따른 오프라인(매장) 외식시장의 감소 등 다양한 리스크로 위축되고 있는 외식시장이 성장을 위한 돌파구로 HMR에 주목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뿐만 아니라 경쟁력을 갖춘 외식업체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일환으로 HMR 시장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업계 전문가들은 밀키트를 포함한 HMR 시장의 지속 성장에는 몇 가지 한계점이 있다고 말한다. 
첫째, 제품의 특성상 유통기한이 짧아 공급자 입장에서는 폐기율 관리가 어렵고 소비자 입장 역시 자칫 구입 제품의 유통기한을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진입장벽이 낮아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업체들까지 앞다퉈 시장에 진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될 수 있고 또 이러한 가운데 제품 퀄리티가 낮아져 시장에 대한 소비자 이미지 실추가 나타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짧은 유통기한과 가공 단계, 냉장․냉동 배송, 빠른 배송 시스템 등으로 인해 일반 가공식품 대비 단가가 높아 가격 경쟁력이 낮다는 것, 그리고 메인 타깃인 1~2인 가구의 음식 섭취량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 역시 HMR 시장의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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