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외식시장 무너지며 관련 산업까지 동반추락
[창간 특집]외식시장 무너지며 관련 산업까지 동반추락
  • 식품외박선정 기자 sjpark@·이동은 기자 lde
  • 승인 2019.07.16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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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설비, 중고주방, 인테리어 등 제반 산업까지 폐업위기
현재 황학동 중고주방용품 시장은 창업은 없고 폐업만 늘어나다 보니 한 번 들어온 중고용품이 나가지 않아 가게마다 물품들로 가득 차 있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현재 황학동 중고주방용품 시장은 창업은 없고 폐업만 늘어나다 보니 한 번 들어온 중고용품이 나가지 않아 가게마다 물품들로 가득 차 있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경기불황으로 외식시장이 무너지면서 관련 산업까지 동반추락하고 있다. 주방설비와 중고주방, 인테리어, 식자재 유통 등 제반 산업들이 연쇄 타격을 입고 폐업위기로 내몰리는 실정이다. 

외식업 경기를 대변한다는 황학동 중고주방 거리에서 2년째 중고주방용품점을 운영 중인 김철수(가명) 사장은 “올해 들어 이 골목에서만 2곳이 폐업했다.

한 골목에서 이 정도인데 황학동 전체로 따지면 어떻겠냐”며 “작년에 황학동 전체에서 4곳이 폐업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추세라면 올해 상황은 훨씬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창업은 줄고 폐업만 늘어… 완전폐업 형태↑ 
외식시장의 불황으로 가장 크게 타격을 입은 업종은 중고시장이다. 창업은 없고 폐업만 늘어나다 보니 한번 들어온 중고용품이 나가지는 않고 쌓여만 간다. 

폐업119 고경수 대표는 최근 폐업시장 현황에 대해 “전년 동기대비 월별 폐업문의가 평균 36% 정도 늘었다”며 “과거에는 폐업과 신규창업 간 균형이 어느 정도 맞아 중고시장도 호황이었지만 지난해부터 폐업비율이 월등히 높아져 중고설비 업체들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론상으로는 폐업이 늘면 중고시장이 활성화돼야 하지만 중고주방용품 업자들은 또 다른 고충을 겪는다.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업체에서 처리할 수 없을 만큼 중고물품이 쌓여가는 탓이다.

중고로 들어온 물건을 되팔고 그 자리에 새로운 중고물건을 채워 넣는 식으로 회전을 시켜야 하는데 들어오기만 하고 나가질 않으니 창고 임대료를 내기도 버거운 수준이다. 중고로 들어온 물건을 다시 중고로 팔아야 하는 지경이다. 

한 중고주방업체 관계자는 “과거에는 음식점이 폐업을 하면 양도양수 또는 업종변경 형태로 재창업이 이뤄졌지만 지금은 아예 문을 닫아버리는 완전폐업의 형태가 부쩍 늘었다”며 “중고를 취급하는 상인들마저 형편이 어려워 폐업을 고려할 정도”라고 말했다.  

황학동 주방업체 상인들마저 폐업할 처지
황학동에서 중고를 포함해 주방용품을 취급하는 업소 수는 약 500여 개로 추정된다. 처음에는 새 상품만 취급하던 상인들도 경기불황으로 중고물품을 함께 다루기 시작하면서 중고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지금은 황학동 주방거리에서 중고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절반 가까이 된다. 

중고물품은 매장 밖에 나와 있는 게 다가 아니다. 황학동은 임대료가 비싸 창고를 크게 얻을 수가 없기 때문에 상인들은 보통 임대료가 저렴한 지방에 중고물품보관 창고를 따로 얻어 물품을 보관하고 있다. 그곳에는 숟가락, 젓가락부터 그릇, 냄비, 작업대, 냉장고까지 수많은 중고물품이 가득하다.

중고업자들이 더 이상 폐업업소의 물건을 빼올 수 없는 형편이 되자 폐업을 앞둔 식당 주인들은 ‘제값을 못 받아도 좋으니 제발 가져가기만 해 달라’고 부탁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황학동의 한 중고주방업체 상인은 “최저임금 영향도 물론 있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매출하락이다. 선릉이나 강남‧역삼 일대 직장인들도 저렴한 것을 선호하고, 점심에는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이들도 많다”며 “손님이 많아야 매출도 오르는데 손님 자체가 없으니 아무리 인건비를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인다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황학동 주방거리에서 20년 넘게 종합주방업체 주방뱅크를 운영 중인 강동원 대표는 “지금과 같은 불황이 계속된다면 몇 년 내 황학동 주방거리에서 30% 정도의 업체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폐업물건 받는 황학동 상인들이 폐업할 처지’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INTERVIEW고경수 폐업119 대표

고경수 폐업119 대표.
고경수 폐업119 대표.

“폐업은 끝이 아닌 시작, 폐업에도 준비가 필요” 
 

운영하던 업소를 정리한 ‘폐업 사장님’들은 업종을 변경해 또 다른 창업을 계획하는 등 새로운 출발을 준비한다. 폐업은 다음 시작을 위한 준비일 뿐 끝이 아니다. 조금 더 준비하고 생각해 손실은 줄이고 원활한 재기로 이어질 수 있는 ‘현명한 폐업준비’가 필요하다. 

△폐업119는 어떤 회사인가. 
폐업을 희망하는 업체와 상담을 통해 해당 업체의 상태를 분석한 후 부동산, 기기‧기물, 철거‧복구, 세무‧법률 등 폐업 단계별로 필요한 전문업체를 붙여주거나 컨설팅을 해준다.

폐업 업체로부터는 돈을 받지 않는다. 대신 각 단계별로 협업하는 업체에게 5~7%의 수수료를 받는다. 폐업 이후 재취업을 할 것인지 다시 창업을 할 것인지에 따라 정부의 다양한 재기지원프로그램을 알려주고 가이드를 해준다. 

△폐업에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의 의미는. 
폐업이란 부동산과 중고설비 매매, 철거와 원상복구, 세무‧법률 서비스 등 크게 네 가지 전혀 다른 분야의 업무가 맞물리는 복잡한 일이다. 사람들은 폐업을 단순히 장사를 접고 가게를 정리하는 일로 생각한다.  

대부분의 폐업자는 시간에 쫓기다보니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끌려 다니다 최소한의 권리금도 못 챙긴 채 매장을 정리하고, 중고물품 처분 시에도 배경지식이 없어 본전도 건지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

철거 후 원상복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건물주와 분쟁이 일어나거나 당연히 받아야 하는 보증금  조차 제때 돌려받지 못해 어려움에 처하기도 한다. 

폐업 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면 세무나 법률 지식도 필요한데, 폐업을 여러 번 해 본 경험자가 아닌 이상 이 모든 절차를 일사천리로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때로는 전문가나 전문업체의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까지 3500여 건의 폐업을 진행하며 느낀 것은 과다한 창업비용이 폐업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 창업을 막을 수 없다면 투자비용과 손실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창업컨설팅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기업 대상 비용절감 컨설팅을 진행했던 경험을 살려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음식점 철거현장강남구 역삼동 W 이자카야

임대료 높은 상권의 대형 매장이 줄줄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강남역 메인 상권에 자리했던 1, 2층 200평 규모의 대형 이자카야는 6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 정도 규모의 매장을 정리하는 데는 하루 10시간씩 꼬박 이틀이 소요된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임대료 높은 상권의 대형 매장이 줄줄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강남역 메인 상권에 자리했던 1, 2층 200평 규모의 대형 이자카야는 6년 만에 문을 닫았다. 이 정도 규모의 매장을 정리하는 데는 하루 10시간씩 꼬박 이틀이 소요된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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