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특집] ‘새벽배송’ 대형유통업계 ‘눈독’… 판 커져
[창간 특집] ‘새벽배송’ 대형유통업계 ‘눈독’… 판 커져
  • 신이준 객원기자
  • 승인 2019.07.1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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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 성공에 쿠팡, 이마트, 롯데 등 시장 진출 경쟁 치열
시장규모 8000억 원 이상 전망… 규모경제 통한 이익창출 될 것

국내 유통업계가 매출 확대를 위한 카드로 ‘새벽배송’을 꺼내 들었다. 업계 최초 상품 입고부터 배송까지 풀 콜드체인(Full Cold-Chain) 시스템을 통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마켓컬리의 돌풍을 지켜본 유통 대기업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 들면서 그 규모를 키우고 있는 것. 

마켓컬리와 쿠팡, 오아시스 등 스타트업이 선점했던 새벽배송 시장에 백화점, 홈쇼핑, 대형마트, 식품기업까지 가세해 경쟁을 벌여야 하는 각축전이 됐다. 새벽배송이 업계의 신성장동력으로 날개를 달아줄지, 아니면 무리한 사업 옵션이 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켓컬리, 회원수 200만 명 돌파
2015년 ‘샛별배송’으로 새벽배송을 시작한 마켓컬리는 첫해 29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을 지난해 1500억 원까지 끌어올렸다. 서비스 론칭 후 3년 여 만에 60만 명에 달하는 회원 수를 확보했고, 현재 200만 명을 돌파했다.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 ‘눈 뜨기 전’에 신선식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는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맞벌이 부부와 1인 가구, 20~30대 주부들을 대상으로 신선식품 쇼핑에 대한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새벽배송은 지난해 하루 평균 주문량 8000여 건에서 올해 4월에는 3만 여 건으로 급증했다.     

고급 식자재를 통해 새벽배송 시장을 장악한 마켓컬리의 성공은 헬로네이처, 쿠팡, 이마트, 롯데슈퍼, 현대백화점, GS리테일 등의 새벽배송 시장 진출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됐다. 

2018년 10월 새벽배송을 시작한 쿠팡은 ‘로켓프레시’를 선보였다. 서울, 경기 등 일부 지역에 서비스를 시작한 지 12주 만에 전국으로 확대했다. 신선식품 4000여 개 외에도 200만 개 가량의 상품을 취급해 상품 품목이 가장 많은 것이 특징이다. 

편의점 CU의 투자회사인 BGF도 ‘헬로네이처’ 경영권을 인수했다. 최근 부천 신선물류센터를 오픈해 기존 물류센터보다 6배 늘어난 물량을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신선식품 배송 경쟁력을 강화했다. 

GS리테일은 새벽배송 전용앱 ‘GS프레시’, 동원F&B은 ‘동원몰’을 통해 오후 5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에 도착하는 ‘밴드프레시’를 운영 중이다. 이밖에 현대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새벽배송 서비스 운영에 나섰다. CJ도 7월 중순부터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새벽배송 시장규모 8000억 원 전망
1인 가구와 맞벌이 가정 증가로 새벽배송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새벽배송 아이템 중 선호도가 높은 신선식품 뿐만 아니라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며 4조 원 규모로 커진 HMR의 성장도 시장 규모를 늘리는데 일조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새벽배송 시장규모는 지난 2015년 100억 원에서 지난해 4000억 원으로 급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는 대형유통기업들이 가세하면서 약 두 배 많은 8000억 원까지 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5년 간 약 80배 이상 규모가 커진 셈이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최근 배달 서비스 이용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새벽배송 서비스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2.7%가 새벽배송 서비스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한 인원 중 절반 이상(53.1%)은 실제 새벽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봤다고 답했다. 새벽배송 서비스는 주로 여성(남성 49.5%, 여성 55.6%)과 20~30대 젊은 층(20대 65.2%, 30대 58.6%, 40대 50%, 50대 40.2%)의 이용경험이 많았다. 

이와 함께 1인 가구 구성원(1인 가구 67.5%, 2인 가구 53.2%, 3인 가구 52.2%, 4인 이상 가구 50%)과 취업주부(전업주부 49.4%, 취업주부 59.4%)가 상대적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많이 이용했다. 새벽배송 서비스 업체 중 이용경험이 많은 곳은 마켓컬리(34.7%)로 조사됐다. 쿠팡(19.4%)과 이마트(13.6%), 티몬(12.5%), GS리테일(9.8%)이 그 뒤를 이었다.

새벽배송 강세에 오프라인 성장 둔화
새벽배송을 앞세운 온라인의 강세로 오프라인 유통채널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1.6% 감소한 743억 원을 기록했고,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한 160억 원으로 내다봤다.

이마트의 실적 부진은 내수 경기침체와 이마트24의 부진, 배송 서비스를 강화한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선전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시장 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음식 주문 서비스 시장은 지난해 59억3990만 달러(한화 약 7조 원)로, 2013년 23억1450만 달러에서 5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집계에는 2018년 온라인판매중개업체와 온라인판매업체가 평균 15.9% 성장한 것에 비해 오프라인 업체(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SSM)의 매출은 1.9% 성장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소비패턴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 해주고 있다. 

신세계의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의 하락세는 그룹 전체에게 큰 고민이 됐다. 신세계는 트레이더스, 일레트로마트, SSG닷컴 등의 사업다각화를 통해 활로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SSG의 쓱새벽배송 서비스도 매출 증진 해결책 중 하나다.

신세계는 SSG닷컴을 통해 자정 전에 주문을 완료하면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쓱배송굿모닝’ 서비스를 지난달 27일부터 운영하고 있다.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를 추가 건설해 배송 효율성을 높였다. 기존 새벽배송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식자재를 넘어 자사 유통망을 활용한 신선식품 등 제품군을 1만 개로 확충하며 시장 선점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최우정 SSG닷컴 대표이사는 “자동화 설비를 갖춘 최첨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통해 배송 효율성을 높여 온라인 배송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것”이라며 “타 업체 대비 2배 이상 많은 신선상품, 친환경 배송 등 차별화된 새벽배송 서비스로 고객들에게 새로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기업 가세로 경쟁 심화
국내 유통기업들의 새벽배송 시장 가세로 판은 더 커지고 경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쿠팡과 마켓컬리 등 기존 사업자인 e커머스나 스타트업 기업들이 대형 유통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새벽배송은 신선식품을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는 콜드체인 시스템뿐만 아니라 낮 시간보다 1.5배 높은 인건비 등 운영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 여기에 자본력을 갖춘 대형 유통업체들이 적극적인 마케팅과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위메프와 티몬은 운영비 부담으로 신선식품 배송사업을 축소했다. 위메프는 지난해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인 ‘신선생’을 중단하고 직매입 서비스 ‘원더배송’도 규모를 줄였다. 

티몬은 신선식품 직매입 서비스인 ‘슈퍼예약배송’을 중단하고 산지직송관, 대용량관 등 위탁판매 운영을 강화했다. 

업계 선두주자 마켓컬리의 경우 매출 오름세와 동시에 영업손실도 덩달아 늘고 있다. 마켓컬리의 영업손실은 2015년 54억 원, 2016년 88억 원, 2017년 124억 원, 2018년 337억 원으로 증가했다. 전년대비 3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은 시스템과 물류비용 등 초기 투자가 높다보니 현재까지 제대로 된 이익을 내는 기업은 별로 없다”며 “이번 대형유통업체들의 가세로 새벽배송의 판이 커지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규모의 경제를 통한 이익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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