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이후 국내 식품산업 외적규모 축소 전망
하반기 이후 국내 식품산업 외적규모 축소 전망
  • 박현군 기자
  • 승인 2019.08.16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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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외식산업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조언
매출액·점유율 등 외형경쟁 지양, 영업이익 중심 내실경영 확립
인구감소·환율전쟁·노동환경변화 등 식품산업 외적 리스크 상존

식품산업의 경영 트렌드가 변화되고 있다. 식품산업의 외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업체들의 경영기조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식품산업의 외적 위협요인으로 꼽히는 인구감소, 미·중 무역 갈등과 글로벌 환율전쟁, 최저임금 및 주52시간 근로제도 등 노동환경의 변화가 일시적 요인이 아닌 상시적 위협요인으로 고착화 될 것이라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국내 투자금융업계에서 활동하는 애널리스트들은 올 해와 내 년 중 식품산업의 조정기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올해와 내년까지 식품분야 시장규모의 축소가 전망됩니다” 박애란 KB증권 수석연구원의 말이다.

박 수석연구원의 이같은 전망은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이사, 최재호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등 증권사에서 식품업계와 관련기업들의 투자분석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그러나 식품시장의 이러한 변화가 외부적 위협요인에 대응하기 위한 식품기업들의 자체적 체질개선 차원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외부환경으로 인한 부실화 및 역량 약화 등으로 볼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영업이익 중심 내실경영 확립

이와관련 박애란 KB증권 수석연구원은 “지금까지 식품기업들의 경영행태는 시장점유율 확대와 매출증대 등 외형중심 경영행태를 보여왔다”면서 “그러나 CJ제일제당, 오리온, 동원F&B 등을 중심으로 내실 중심의 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형중심의 경영이란 매출액 성장을 강조하고 시장점유율 수치를 중요시하는 경영타입을 말한다. 이 타입에서는 마진을 적게 잡더라도 판매실적을 극대화 하는 박리다매 식 영업스타일을 보인다. CJ제일제당, 오리온 등 대형 식품업계들은 지금까지 시장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저마진 영업 행태를 보였고, 이같은 경영스타일은 중소형 업체들에게까지 이어졌다. 반면 내실중심의 경영은 매출액과 시장점유율 보다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즉 ‘마진’을 중시한다.

주요 식품 대기업들의 경영기조가 내실중심으로 변화됐다는 것은 시장점유율과 외부의 시선에 신경 쓰기보다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올리는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기업들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 집중하게 되면 마진율 상승에 따른 상품 가격이 증가하고 각종 판촉과 마케팅은 축소된다. 이것이 소비자들에게 시장의 활력 저하와 매출축소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애란 수석연구원은 식품 대기업들의 경영기조 변화에 대해 “갈수록 척박해지는 외부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능동적 시장조정”이라며, 산업의 경쟁력 약화 혹은 부실화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또한 “업계 선두주자들의 이같은 움직임은 중하위 업체들에게로 파급되며 전체적으로 업계의 경영 트랜드가 될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2분기부터 나타났다.

최근 식품업계가 공시한 올 해 2분기 영업실적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2분기 대비 매출액은 4% 증가한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40% 증가했다. 오리온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실적도 지난해 2분기 대비 매출액은 3.7% 성장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7.3% 성장했다.

경영위협요소 상시화에 업계 긴장

식품업계의 경영기조가 외형중심에서 내실 위주로 바뀌게 된 계기중 하나가 식자재 유통기업의 경영환경 악화라는 분석도 나왔다.

박애란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인구감소·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프랜차이즈 외식시장의 매출과 이익이 급감했고 이들에게 식자재를 공급하던 CJ프레시웨이 같은 식자재유통기업들에게까지 영향을 받게 됐다. 이런 식으로 경영위협 요소가 확산되면서 식품기업들이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식품업체들의 마진중심 경영기조 변화는 외부적 경영리스크가 상시·고착화되고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악화된 경영환경 속에서 언제든지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상시적으로 리스크 대응역량을 갖추기 위해 내실중심의 경영기조 확립을 결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식품산업에 대한 외부적 위험요소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보다 더 냉정하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서 식품산업분야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백운목 이사는 “우리나라는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식품산업의 소비를 주도하는 10·20대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는 전체 소비량이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최재호 DS투자증권의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갈등을 비롯한 국제 경기가 환율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식품산업 원자재의 수급과 가격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물론 가정간편식(HMR), 건강기능식 등 성장하는 종목도 있다. 그러나 백운목 이사는 “(HMR과 건강기능식 같은 종목은) 극히 일부일 뿐이며, 성장하는 종목보다는 정체·침체상태인 곳이 더 많기 때문에 산업 정체적으로는 성장이 멈춰있다”고 밝혔다.

아예 어떤 애널리스트는 식품산업이 “구조적 한계상황에 직면한 것”이라며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해외시장개척으로 성장동력 확보해야

그러나 백운목 이사, 박애란 수석연구원 등은 식품산업이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했다는 분석에 동의하면서도 변화와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에 대해 백운목 이사는 ‘해외시장 개척’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말한다. 백 이사는 “국내에는 인구가 줄어들면서 시장이 축소되고 성장이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결국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서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식품·외식산업의 내수시장이 무조건 안좋은 것은 아니다. 식품·외식산업에서 외형확장을 구가하는 분야도 분명히 존재한다. 대표적은 분야가 간편가정식(HMR)과 닭가슴살 등 건강 기능식 시장이다.

최재호 애널리스트는 “HMR시장은 시장규모 9000억 원이던 2010년 이후 연평균 218% 성장세를 보였다. 이를 감안하면 2021년도에는 규모 5조 원 대 시장으로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박애란 수석연구원은 이 시장도 ‘블루오션’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HMR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너무나 많은 참여자들이 시장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이 시장도 결국 레드오션이다”고 말했다.

백운목 이사는 “국내는 시장파이가 커지지 않는 반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산술적 관점으로 보더라도 내수만으로는 어렵고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함을 알 수 있다. 이미 여러 기업들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박애란 수석연구원은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국내 시장에서도 새로운 혁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식품산업의 발전이란 주력제품들에 대한 판매호조, 신제품을 통한 시장개척, 해외시장을 통한 활로모색이다”고 말하며, 세 가지 분야에서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백 이사와 박 수석연구원의 조언은 기업의 투자가 필요한 부분이다. 결국 기업은 국내 소비시장의 정체·축소와 원자재 수급불안 등 리스크에 대비하여 현금 등 유동자산을 상시 보유하면서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 마케팅 역량 강화,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투자도 병행해야 하는 것이다.

박애란 수석연구원은 “식품기업들에게 요구되는 이같은 시장상황이 영업이익 중심의 내실경영으로 기업들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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