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독일식 육가공 전문 교육기관 ‘한국바이에른식육학교’
전통 독일식 육가공 전문 교육기관 ‘한국바이에른식육학교’
  • 이동은 기자
  • 승인 2019.09.24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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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건호 한국바이에른식육학교 대표
90년 전통의 독일 육가공 노하우 국내 도입 위해 설립
육가공 정육점, 내식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어
정건호 한국바이에른식육학교 대표는 수많은 마이스터를 배출한 ‘독일 바이에른식육학교’의 유일한 한국 분교에서 독일식 육가공 마이스터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1~2인 가구 증가와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가치 있는 한 끼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간편하면서도 언제 어디서든 근사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육가공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수많은 마이스터를 배출한 ‘독일 바이에른식육학교’의 유일한 한국 분교로 독일식 육가공 마이스터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한국바이에른식육학교 정건호 대표를 만났다.

90년 전통 독일 육가공기술 국내 도입
한국바이에른식육학교는 독일에서 가장 전통 있는 육가공 마이스터 학교인 독일 바이에른식육학교의 유일한 한국 분교다.

한국과 독일의 제휴로 운영되는 육가공 전문학교로 90년 전통의 독일 육가공 노하우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설립했으며, 7년째 총 11기의 교육과정을 운영해 155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숙성육 전문가인 정건호 대표와 독일 메쯔거 마이스터 유병관 대표는 국내 시장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바이에른식육학교의 독일 육가공 마이스터 교육은 A, B, C 등 세 가지 과정으로 이뤄진다. 육가공의 가장 기본이 되는 소시지, 햄류를 독일 전통의 맛으로 구현해 볼 수 있으며, 육가공교육 이외에도 전문 마케팅 교육, 수제맥주 제조법, 제빵 제조법, 올바른 육가공기계 사용법, 조리법 등 발전하는 육가공업계에 맞춘 다양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세 과정을 모두 수강하고 졸업작품전을 마치면 수료증이 발급된다.

정건호 대표는 “독일식 정육식당을 창업하려는 분들, 정육점을 운영하면서 적체되는 비선호부위를 이용해 육가공제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 분들이 교육을 신청한다. 올해부터는 국가기술자격증으로 식육가공기사가 신설돼 해당 자격을 취득하고자 교육을 신청하는 분들도 많다”고 말했다.

정건호 대표(오른쪽)와 독일 메쯔거 마이스터 유병관 대표는 국내 시장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정건호 대표(오른쪽)와 독일 메쯔거 마이스터 유병관 대표는 국내 시장에 맞게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이종호 기자 ezho@

실제 매장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교육 실시
한국바이에른식육학교의 가장 큰 장점은 전통 독일식 육가공 교육과 식육 숙성법 등 전문 기술 교육뿐만 아니라 실제 정육식당에서 실무적인 문제에 대한 세부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두 공동대표는 한국바이에른식육학교의 교육장이자 독일식 정육식당인 블루메쯔를 운영하고 있다. 블루메쯔에서는 실습과 함께 실제 매장운영에 필요한 경영기획 및 마케팅 교육이 이뤄진다. 

독일의 여러 회사와 네트워크 연계를 통해 향신료, 케이싱, 장비 등 독일식 메쯔거라이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물품 공급지원이 가능하다는 것도 한국바이에른식육학교의 장점이다.

또한 육가공 제조업과의 연계로 매장에서 직접 생산이 어려운 제품들도 공급할 수 있다. 정 대표는 “한국바이에른식육학교는 실제 정육식당인 블루메쯔 매장에서 실질적인 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에 교육생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한국바이에른식육학교에서는 독일 바이에른 육가공 견학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독일 바이에른 식육학교 본교 세미나 및 교육과 함께 △독일 최대 규모의 친환경 돼지농장 견학 △육가공 기기 및 재료 마켓 ‘에베노트’ 방문 △독일 바이에른 메쯔거라이 방문 △독일 재래시장 및 맥주공장 방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육가공 및 독일 요리문화에 관심이 많은 교육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생활 속 요리가 있는 정육점 블루메쯔
블루메쯔는 ‘생활 속 정육점’을 슬로건으로 고기파이와 숙성 스테이크, 파스트라미 등의 메뉴를 선보이는 캐주얼 레스토랑이자 햄·소시지, 숙성육, 정육 등 다양한 육가공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블루메쯔의 탄생은 정건호 대표의 고기에 대한 새로운 시도와 노력의 결과다. 정 대표는 정체돼있던 국내 정육업계의 문제점을 고민하고 해결방안을 찾아 나섰다. 
 

그는 “2010년까지만 하더라도 국내 정육점들은 굉장히 수동적이었다. 고기를 가장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정육점이 가진 강점은 가격 경쟁력과 정육인들의 발골 기술뿐이었다”며 “식품·외식업계가 전반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발전하는 데 비해 유독 정육업계만 과거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느꼈다. 다양한 기술과 노하우를 접목해 고기에 맛을 더하는 능동적인 시도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첫 시도로 국내 최초 숙성육 전문점인 감성고기를 오픈했다. 고기에 드라이에이징, 즉 건조 숙성기법을 더해 더욱 깊은 맛을 내기 시작한 것.

그때부터 정육업계에서는 다양한 숙성기술이 등장했고, 정 대표는 더 나아가 차별화된 정육점, 생고기만 판매하는 것이 아닌 요리가 있는 정육점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 무렵 정 대표는 유병관 대표 부친의 육가공 강의를 듣다가 독일에서 메쯔거 마이스터를 취득한 유병관 대표를 만났다. 그는 “간편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한 끼로 독일식 가공육이 눈에 들어왔다”며 “내가 가진 숙성기술과 유 대표의 육가공기술을 합쳐 국내에 없는 새로운 정육점을 만들기 위해 블루메쯔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비선호부위 이용한 가치 있는 한 끼
블루메쯔의 모토는 ‘가치 있는 한 끼’다. 정육식당 대부분이 돼지고기의 삼겹살, 목살, 특수부위 등과 소고기의 안심, 등심, 안창살 등을 주로 판매하는 반면, 블루메쯔는 시장에서 가장 팔리지 않지만 어느 부위보다 지방이 적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비선호부위를 이용해 가치 있는 한 끼를 제공하고 있다. 

정 대표는 간편함을 추구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대충 식사를 때우는 것보다 건강과 자기만족을 제대로 충족시켜주는 고품질 제품을 추구하는 미코노미(Me+Economy), 즉 가치 있는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점에 주목했다.

어느 정육점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부위 대신 돼지 뒷다리살이나 우둔살 등 비선호부위를 골라 기술력과 노하우를 더해 블루메쯔만의 가치 있는 한 끼를 만든 것.

그는 “비선호부위는 저지방부위로 건강에는 좋지만 요리하기가 굉장히 어려울 뿐만아니라 ‘고기에 지방이 적으면 맛이 없다’는 편견 때문에 소비자들이 쉽게 찾지 않는다”며 “그런 비선호부위를 이용해 부드럽고 맛있는 요리와 육가공제품을 만들어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고의 기술력은 보장된 만큼 자신 있게 새로운 요리들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생각은 적중했다. 블루메쯔는 바이럴 홍보 한 번 하지 않고 오직 입소문만으로 오픈 1년 만인 현재 월 매출 4000만 원을 기록, 전년 대비 150% 이상의 매출성장률을 보일 만큼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주말은 물론 평일 저녁에도 음식을 맛볼 수 없을 정도다.

그는 “가성비 높은 숙성 스테이크를 비롯해 시그니처 메뉴인 고기파이, 우둔살을 저온 훈연한 파스트라미, 뒷다리살을 이용한 바이스부어스트 등이 인기가 좋다”며 “국내 소비자들은 물론 독일분들이나 독일에서 유학한 분들이 현지의 맛을 느낄 수 있다며 특히 많이 찾아 주신다. 슈테 판 아우어 주한독일대사도 단골 고객”이라고 말했다.

국내 육가공업계, 내식시장 공략하며 성장해야
정건호 대표는 식육가공업이 앞으로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장이라고 말한다. 다만 외식산업보다 내식사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니 최근 몇 년간 1인당 고기 소비량은 그대로거나 증가한 데 반해 가스 소비량은 줄어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는 소비자들이 더 이상 집에서 불을 이용해 고기를 구워 먹거나 요리해 먹지 않고 다른 방식으로 고기를 섭취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식사업이 점차 사양산업으로 변해가고 HMR·밀키트, 배달앱 등의 발달로 내식사업이 떠오르고 있다”며 “내식시장에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분야가 육가공 정육점이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HMR 상품들을 봐도 1위는 단연 고기다. 육가공기술을 활용해 고기에 맛을 입히고 소비자 입맛에 맞는 메뉴와 제품을 선보인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루메쯔도 이에 맞춰 꾸준히 메뉴를 다양화한다는 계획이다. 정건호 대표는 “수많은 정육식당들과 단순한 가격 경쟁보다는 메뉴와 제품의 퀄리티를 놓고 경쟁하고 싶다”며 “꾸준한 메뉴 출시와 품질 향상을 통해 육가공업계가 전반적으로 발전하고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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