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키나리 스테이크 끝없는 추락
이키나리 스테이크 끝없는 추락
  • 박선정 기자
  • 승인 2020.01.06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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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가격 인상과 대량출점 전략의 실패
2018년 대비 기존 점포 매출액 41.4% 하락
이키나리 스테이크 매장 모습. (사진 오른쪽)지난해 12월 매장 전면에 부착된 이치노세 사장의 친필 메시지. ‘종업원 모두 웃는 얼굴로 고객을 기다리고 있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식품외식경제 DB
이키나리 스테이크 매장 모습. (사진 오른쪽)지난해 12월 매장 전면에 부착된 이치노세 사장의 친필 메시지. ‘종업원 모두 웃는 얼굴로 고객을 기다리고 있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식품외식경제 DB

지난 2017~2018년 2년 연속 일본 외식상장기업 성장률 1위를 차지하며 스테이크 붐을 견인한 이키나리 스테이크가 객수 감소와 매출 하락에 시달리며 고전하고 있다. 
동양경제와 뉴스포스트세븐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이키나리 스테이크의 기존점포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41.4% 감소했으며 객수는 전년동기대비 40.5% 감소했다. 2018년 봄까지 호조를 이어왔지만 4월부터 기존점포 매출이 전년 실적을 밑돌며 매월 실적이 악화, 10월에는 매출액과 객수 모두 40% 이상 감소했다. 

당초 일본 외식업계에 고기 붐이 일었던 것은 2015년경부터다. 소고기 수입 규제 완화 바람을 타고 다양한 콘셉트의 스테이크 하우스가 연이어 등장했다. 그런 가운데 이키나리 스테이크는 ‘고급 이탈리아 요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는 캐치프레이즈로 인기를 얻은 ‘오레노 이탈리안’의 소고기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먹는 양에 따라 가격을 지불하는 서서 먹는 스테이크 전문점으로 2013년 12월 도쿄 긴자에 1호점 출점 이후 2016년 말 115개 점, 2017년 말 188개 점, 2018년 말 389개 점까지 점포수를 늘리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스테이크 문화 무시한 뉴욕 진출
2017년 2월에는 기세를 몰아 미국 뉴욕에 진출했다. 미국 전역에 1000점포 전개라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고 자금 조달을 위해 2018년 9월에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미국 스테이크의 가격은 20달러(2200엔) 전후. 고급점포라면 저렴한 런치라도 50달러 전후 정도인 것을 생각하면 이키나리 스테이크는 절반도 안되는 가격이었지만 그 저렴함은 무기가 되지 못했다. 뉴요커의 저소득자는 20달러짜리 스테이크가 너무 비싸서 손을 대지 못하고, 지방의 부자들은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는다. 중간층이라 해도 그들만의 스테이크를 즐기는 방식이 있다. 원래 미국인은 서서 나이프와 포크를 사용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이다. 

미국의 스테이크 문화를 무시한 채 일본에서 유행했다는 이유만으로 도입한 ‘서서 먹는’ 방식은 고객을 불러들일 수 없었다. 서둘러 테이블석으로 변경했지만 세련된 분위기도 아니기 때문에 비즈니스 런치에는 적합하지만 젊은층의 데이트 장소로 부족했다. 일시적으로 11개 점포까지 확대했지만 소비자를 사로잡지 못하고 점포를 계속해서 폐점, 결국에는 적자를 낼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2019년 9월 나스닥 상장 폐지. 이키나리 스테이크의 뉴욕 상륙은 참담한 결과로 끝났다. 

각 지역에 초저가 스테이크 등장 
이키나리 스테이크를 운영하는 페퍼푸드서비스의 一瀬邦夫(이치노세 쿠니오) 사장은 일본 전역 1000호점을 목표로 사업계획을 구상했다. 2017년 이후 3개월 만에 두 자릿수 신장세를 이어가며 출점을 지속, 1호점 오픈 불과 6년 만에 487개 점(2019년 10월말 기준, 가맹점 포함)까지 팽창했다. 

일본 외식시장에서 고기 붐은 여전한데 이키나리만 고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아이치현의 ‘아사쿠마’는 이키나리 스테이크와 메뉴 및 가격대가 유사한 ‘얏빠리 아사쿠마’를 도쿄에 출점, 3년 내 100호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 패밀리레스토랑 체인도 샐러드바에 고기 메뉴를 추가하는 등 고기 붐을 기회 삼아 특색 있는 다양한 메뉴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선택지를 다양화하고 있다. 

잇따른 가격인상으로 고객 이탈 초래 
결정적이었던 것은 사입곤란을 이유로 그때그때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양에 따라 가격을 매기는 방식이라 해도 결코 싸지 않다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2018년 5월에는 ‘국산 소고기 서로인 스테이크’와 ‘국산 소고기 립로스 스테이크’를 1g당 1엔 인상해 11엔이 됐다. 실제 가격 인상률은 10%다. 

홈페이지상의 점포 공통 메뉴 중 가장 상단에 위치한 것이 ‘립로스 스테이크’로 중량당 가격은 1g당 6.9엔(세금 별도). 작년 7월 이전과 비교하면 0.4엔 비싸다. 300g 주문 시에는 2070엔(세금 별도), 400g 주문 시에는 2760엔(세금 별도)이다.

이것을 ‘싸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과연 몇이나 될까? 직장인이 점심으로 가장 많이 주문하는 ‘CAB 와일드 스테이크’는 200g에 1130엔(세금 별도), 300g은 1390엔(세금 별도)라는 저렴한 가격이지만 메뉴판 하단에 기재돼 있는 데다 취급하는 점포는 손에 꼽을 만큼 적다.

‘교외점포로 고전 극복할 것’… 빗나간 전략 
이키나리 점포는 기존 역세권을 중심으로 위치해 있었지만, 2017년 5월 군마현의 교외 매장을 시작으로 출점지를 도심에서 지방으로 확대했다. 2018년 대량 출점도 절반 이상이 교외였다. 

주로 폐점한 편의점의 점포 등을 활용한 결과 점포망은 전국으로 확대됐다. 물론 교외는 도심과 비교해 출점 여지가 높은 데다 임대료도 저렴하다. 하지만 이미 점포와 상품에 대한 매력이 저하되기 시작한 시점에서 교외에 다점포 출점을 해본들 결과는 비관적이다. 특히 프랜차이즈 점포의 신규출점이 눈에 띈다. 점포수 472개 가운데 프랜차이즈․위탁점포가 40% 넘게 차지하고 있는 모양새다(2019년 6월말 기준).

페퍼푸드서비스의 2018년 12월기 연결결산은 미국 사업의 부진으로 약 25억 엔의 손실을 계상, 최종손실은 마이너스 1억2100억 엔. 8년 만에 적자로 전락했다. 계속해서 2019년에도 2기 연속 최종적자를 냈다. 주가는 1년 전에 비해 3분의 1 정도로 떨어졌다. 

급기야 지난해 12월에는 전점포에 이치노세 사장의 친필 메시지를 내걸었다. ‘사장으로부터의 부탁’이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메시지는 ‘이키나리 스테이크는 스테이크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식문화를 만들어 스테이크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하지만 고객 내점이 줄고 있고 이대로라면 문을 닫게 된다’며 ‘고객 니즈에 맞춰 점포를 테이블식으로 바꾸고 150g, 200g짜리 오더컷 메뉴도 도입했다. 부디 매장을 찾아주길 진심으로 기다리고 있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키나리 스테이크는 2019년도 당초 210개 점 신규출점을 계획했지만 매출액은 급락해 6월 말 115개 점으로 하향조정했다. 기존점포의 매출액도 40% 정도 감소했다. 지난해 11월 14일 점포의 10%에 달하는 44개점이 문을 닫았으며 앞으로도 폐점매장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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