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존중 사상의 사찰음식, 정신과 문학적 가치 살찌워”
“생명존중 사상의 사찰음식, 정신과 문학적 가치 살찌워”
  • 식품외식경제
  • 승인 2020.02.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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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People Interview│원경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원경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원경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사찰음식을 통해 가르치는 것은 테크닉과 조리법이 아닙니다. 음식이 내포하고 있는 정신과 문학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가르칩니다. 이것이 사찰음식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에서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원경스님의 말이다.
사찰음식이 세계 3대 요리 학교인 르 코르동 블루(Le Cordon Bleu) 런던 분교의 강의로 정규 편성됐다. 그동안 특강 형태로 사찰음식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정규 과정에 편성해 직접 강사를 초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상·하반기 각각 3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채식 과정 내 강좌가 2회씩 편재됐으며 커리큘럼은 이론과 시연 및 실습으로 구성해 수행자인 스님이 직접 가르친다. 한식의 기틀인 된장, 간장, 고추장 등 장의 이론을 알려주고 직접 담글 수 있는 키트를 준비해 현지 식재료로도 만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발효음식으로는 김치를 소개하지만 젓갈 등 불교에서 금지하고 있는 식재료를 빼 외국인들도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찰음식이 125년 전통을 자랑하는 최고의 프랑스 조리학교 교과과정으로 편성됐다는 것은 1700년 동안 전수된 한국 전통 음식을 해외에 선보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또한 사찰음식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인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채식주의의 근원으로 주목받는 중을 의미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찰음식을 단시간에 알릴 수 있었던 계기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다큐멘터리시리즈 ‘셰프의 테이블(Chef’s Table) 시즌 3’다. 사찰음식의 대가인 정관 스님이 출연해 촬영된 영상이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 영향으로 해외에 사찰음식을 알리기 위해 행사를 기획하기에는 현지 기관에 협조를 구하기에도 벅찼던 10년 전과 달리 요즘은 역으로 행사 참가를 요청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사찰음식은 생명존중 사상과 우주 삼라만상의 조화로움을 추구한다. 특히 불교의 독특한 식사법인 ‘발우공양’은 스님들이 사용하는 식기인 발우를 이용하는 불교적인 전통 식사 방법으로 평등, 청결, 절약, 복덕 등 4가지 정신에 집중한다. 
또한 제3의 맛이라고 일컬어지는 발효와 관련해 청국장, 된장 등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현대의 요리법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점이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로 꼽힌다.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음식으로서 사찰음식의 가치와 철학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한식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유관기관 및 단체들의 협력 체계를 만들 것입니다.”

한국불교문화산업단은 사찰음식을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사찰음식 교육관 ‘향적세계’ 커리큘럼을 이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찰음식 전문조리사 자격시험 응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매년 1회씩 자격시험을 운영 중이며 작년까지 총 254명의 사찰음식 전문조리사를 배출한 과정을 통해 전문조리사 인력을 확보하고 향수 보수교육 및 집체교육을 통해 역량강화에도 힘쓸 계획이다.

또한 불교가 낯선 외국인들을 위해 사찰음식을 자주 접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특히 이번 르 꼬르동 블루와의 MOU 체결을 시발점으로 해외 유수 조리학교에 사찰음식 정규 과정을 편성하고 지속해서 운영해 학생들부터 음식으로 전통과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찰음식과 사람의 관계는 음식과 지구의 관계와 닮았습니다. 동물성 기름이 많은 시중 음식을 먹을 때보다 사찰음식과 같은 산중 음식을 먹었을 때 사람의 몸이 더 가벼워지고 질병에 걸릴 확률도 낮습니다. 환경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우리의 식습관은 음식을 적게 먹고(小食) 즐겁고 감사히 대하며(笑食) 육식을 삼가는(蔬食), 즉 삼소식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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