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이 중요해지는 F&B 공간, 식음(食飮)과 책이 만나 집객력 상승
경험이 중요해지는 F&B 공간, 식음(食飮)과 책이 만나 집객력 상승
  • 최민지 기자
  • 승인 2020.05.29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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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여 권의 책이 인테리어 효과를 내는 테라로사 포스코센터점. 서울 삼성동 일대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1만여 권의 책이 인테리어 효과를 내는 테라로사 포스코센터점. 서울 삼성동 일대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음식의 맛으로만 승부를 보는 시대는 지났다. 구매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사회가 되면서 먹는 것이 단순한 행위가 아닌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경험을 할 것인지에 대한 니즈가 확실해지면서 공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자연스럽다. F&B 공간이 단순한 식음의 개념에서 문화의 공간으로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책과의 컬래버레이션이 두드러지고 있다. 사진=스튜디오 만물상

소비→경험, F&B 매장과 책이 더해져 효과↑
최근 F&B 업계에서 강조되는 것은 ‘경험’이다. 구매 대신 경험을 원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물질재보다 경험재 소비가 늘고 있다. 

음식을 편의점이나 마트, 백화점에서 구매해 보관해 둔다면 그것은 물질재가 되지만 오프라인 F&B 매장에서 음식을 즐기는 것은 경험재다. 고객의 구매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는 지금,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는 확실한 ‘무엇’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제 외식업계는 음식으로만 승부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아님은 틀림없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과 워라밸이 사회 현상의 큰 흐름이 되면서 회식 및 술 문화가 변하고 배달애플리케이션의 활성화와 HMR과 같은 식생활의 변화로 오프라인 F&B 매장 이용이 줄어들면서 고객의 시선을 끌지못하면 곧 외면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왔다. 

고객은 단순한 식음보다는 경험에 투자하려는 성향이 높아 음식의 경험 이외에 또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면 이미지 상승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이에 F&B 업계에서는 집객력을 높일만한 그 무엇으로 책을 택하고 있다. 
공간 컨설팅 회사 ㈜미드플래닝 왕송희 부사장은 “대개 사람들은 서점이나 갤러리를 가는 행위 자체를 문화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책은 그림보다 접하기 쉽고 인테리어 적으로도 효과가 큰 편”이라며 “이를 잘 활용한 대표적인 곳이 별마당 도서관”이라고 말했다.

2016년 12월 신세계프라퍼티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운영자로 선정되면서 조성한 개방형 별마당 도서관. 사진=스타필드 코엑스몰 제공
2016년 12월 신세계프라퍼티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운영자로 선정되면서 조성한 개방형 별마당 도서관. 사진=스타필드 코엑스몰 제공

일본 츠타야 티사이트로 확인된 ‘공간’의 중요성
별마당 도서관은 지난 2016년 12월 신세계프라퍼티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운영자로 선정되면서 조성한 개방형 도서관이다. 

일본 사가현의 다케오시립도서관을 벤치마킹해 2017년 5월 개관한 이곳은 약 850평 규모로 7만여 권의 책과 국내외 매거진 600여 종을 갖췄다. 책과 인테리어를 결합한 북테리어(Book+Interior)에 초점을 맞추며 국내·외에서 두루 사랑받는 핫 플레이스로 등극했고 쇼핑몰의 매출 신장에 큰 역할을 했다.

다케오시립도서관의 배경에는 츠타야에서 운영하는 티사이트(T-Site)가 있다. 일본 전역에 퍼져있는 츠타야 티사이트는 책, DVD, 음반 등을 판매 및 대여하는 곳에서 확장해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한다’라는 모토로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5060 세대, 골든에이지를 겨냥한 티사이트는 2030 젊은층에게도 인기를 얻으며 관광명소로 등극했고 우리나라에서도 복합문화공간의 성공 모델로 손꼽힌다. 

별마당 도서관 이후 디스트릭트와 아크앤북을 비롯해 F&B와 라이프스타일, 책을 결합한 곳들이 대거 생겨났으며 큐레이션 독립서점도 큰 인기를 얻었다.


F&B 매장과 서점의 WIN-WIN 효과

F&B 시설과 서점 경계 허물다  
셀렉트 다이닝 아케이드 디스트릭트C

셀렉트 다이닝 아케이드 디스트릭트C는 서점과 F&B 시설 간의 경계를 없앴다.
셀렉트 다이닝 아케이드 디스트릭트C는 서점과 F&B 시설 간의 경계를 없앴다.

공간 플랫폼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오티디(OTD)코퍼레이션이 서울 중구 을지로 부영빌딩 지하 1층에 오픈한 셀렉트 다이닝 아케이드다. 

한국의 츠타야, 강북의 별마당 도서관으로 불리는 디스트릭트C는 책 4000권을 쌓아 만든 아치형 터널이 SNS 포토스폿으로 인기를 얻으며 지금까지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받아 완성한 큐레이션 서점 아크앤북을 중심으로 외식 브랜드인 오미식당, 운다피자, 샤오짠, 무월식탁과 식물학, 고디바, 에맥앤볼리오스, 태극당, 아티제, 적당 등 카페&디저트 전문점까지 갖추고 있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이 찾는다. 

서점과 F&B 시설 간의 경계를 없애고 책을 구매하지 않아도 디스트릭트C 내에 있는 식당이나 카페에 들고 가서 읽을 수 있도록 차별화했으며 여유롭게 매장 안을 둘러보며 쉴 수 있도록 군데군데 소파를 마련했고 팔걸이 쪽에는 컵홀더와 콘센트를 배치해 편의성을 높였다.

 

유명 베이커리와 서점의 콜라보레이션  
남산제빵소&YES24 중고서점(대구반월당점)

대구의 남산제빵소 옆에 들어선 YES24 중고서점은 베이커리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대구의 남산제빵소 옆에 들어선 YES24 중고서점은 베이커리와 시너지를 내고 있다.

대구의 남산제빵소는 국수 공장을 리모델링해 2018년 3월 오픈했다. 

폐공장을 리사이클링 해 매장 안 한쪽 벽면을 책으로 가득 채워 인테리어 효과도 잡았다. 신발을 벗고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계단식 좌석도 마련해 젊은층부터 가족 단위 고객까지 두루 찾는다. 

남산제빵소는 지난해 6월 매장 바로 옆에 YES24 중고서점을 입점시키고 두 건물을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그 결과 매출 상승은 물론 주말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 있는 공간이 됐다. 

고객이 가장 좋아하는 포인트는 남산제빵소에서 빵과 음료를 구매해 연결통로를 따라 YES24 중고서점으로 이동, 음식을 먹으며 책을 읽는 소확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SNS에는 ‘맛있는 빵이 있는 곳에서 책까지 볼 수 있어서 좋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남산제빵소와 YES24 중고서점은 서로 윈윈하며 대구의 대표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책 인테리어로 효과 보는 F&B 매장

1만여 권의 책으로 압도적 분위기 선사  
테라로사 포스코센터점

테라로사 포스코센터점은 커피와 책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커피 한 잔을 마시더라도 분위기 있는 곳에서 마시고 싶어 하는 고객의 심리를 잘 반영했다.
테라로사 포스코센터점은 커피와 책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커피 한 잔을 마시더라도 분위기 있는 곳에서 마시고 싶어 하는 고객의 심리를 잘 반영했다.

 

테라로사는 강원도 강릉에서 시작한 로스터리로 원두 납품을 하며 그 옆에 카페를 조그맣게 열었던 것이 시초가 됐다. 현재 운영 중인 매장은 14개로 포스코센터점, 수영점, 예술의전당점, 경포호수점에 책을 활용한 인테리어를 접목했다. 책 일부는 개봉해두고 고객이 볼 수 있게 했지만, 대부분은 밀봉된 상태다.

이중 포스코센터점은 지난 2018년 포스코가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카페, 서점, 푸드코트 등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단행하며 테라로사와 손을 잡고 만든 매장이다. 

포스코의 상징인 철과 1만여 권의 책으로 둘러싸인 이 공간은 그 자체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내며 웅장한 느낌을 준다. 책으로 꾸민 인테리어가 건물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됐으며 근처 회사원들은 물론 일부러 찾아오는 삼성동 일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박선주 테라로사 바리스타팀 AM은 “커피를 한 잔 마시더라도 누구나 분위기 있는 곳에서 마시고 싶어 한다. ‘있어 보이는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면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런 심리가 반영되며 공간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테라로사는 책을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하고는 있지만, 책을 읽는 공간의 의미는 적다. 그러나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임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특별한 공간도 있다. 테라로사 경포호수점은 출판 전문업체인 한길사와의 협업으로 1층은 카페로 운영하며 지하에는 자유롭게 아동 서적을 열람할 수 있는 어린이 도서관을 운영한다. 2층에는 인문학, 역사, 예술 관련 서적을 비치해 책을 보고 구매도 할 수 있게 했다.


외식 업소에서 책의 역할 ---

파티션 대신 책꽂이로 시야 확보

<설원다식>
경기도 여주 시내에서 15~20분가량 떨어진 곳에 있는 전원형 식당으로 찾기 힘든 골목 깊숙이 자리하지만 ‘알 사람은 다 아는’ 밥집이다.

밝은 나무색으로 디자인된 이곳은 테이블과 테이블을 구분하는 파티션 대신에 책꽂이를 놓았다. 실제 책에 관심을 가지며 펴보는 고객도 많다고.

낮은 책꽂이는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고 실내를 한눈에 볼 수 있어 고객들의 상태를 자연스럽게 체크할 수 있다.
온종일 머물고 싶은 경험의 공간

<엘리브(ELLIB)>
경남 창원 귀산의 바닷가 마을 카페거리에 문을 연 엘리브는 도심 속 힐링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며 독보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카페와 베이커리 공간, 일식 카츠와 스시를 제공하는 식사공간, 힐링 공간으로 구성했으며 1층부터 3층까지 뻥 뚫린 공간감을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것은 군데군데 책을 두고 빛이 잘 드는 곳에 계단식 자리를 배치해 포인트를 줬다. 고객은 종일 이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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