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간장 ‘산분해’ 비율 주표시면 기재 논란
혼합간장 ‘산분해’ 비율 주표시면 기재 논란
  • 육주희 기자
  • 승인 2020.07.0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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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오인으로 간장산업 위축 및 중소영세 기업 큰 피해 예상
시중에 판매된 간장 제품중 혼합간장만 주표시면에 혼합비율을 표시하라고 식약처가 ‘식품 등의 표시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식품외식경제 DB
시중에 판매된 간장 제품중 혼합간장만 주표시면에 혼합비율을 표시하라고 식약처가 ‘식품 등의 표시기준’ 일부개정고시(안)을 행정예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식품외식경제 DB

 

식약처, ‘식품 등의 표시기준’ 일부개정고시(안) 행정예고 ‘일파만파’
3-MCPD 기준 유럽수준 강화… 일부 소비자단체 산분해간장 안전성 문제 제기

 

혼합간장의 주표시면에 혼합비율과 총질소함량 표시 여부를 두고 장류업계와 외식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이의경, 이하 식약처)는 지난 5월 12일 소비자 관심 사항에 대한 정보 제공을 강화한다는 목적으로 혼합간장의 주표시면에 사용된 간장의 혼합 비율과 총 질소함량을 표시하도록 ‘식품 등의 표시기준’ 일부개정고시(안)를 행정예고 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장류업계는 일부 소비자단체를 중심으로 산분해간장에 대한 안전성이 논란이 돼 식약처와 협의 하에 혼합간장 혼합비율 및 주표시면 표시사항은 현행법으로 유지하고, 3-MCPD 기준은 유럽수준으로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개정 고시(식약처 고시 20-3호, ‘20,01.14)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혼합간장만 콕 찍어서 주표시면에 표시를 하라는 것은 장류산업계를 죽이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혼합간장을 사용해 음식을 제공한 외식업계에도 큰 타격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고시안에는 식품군 중 혼합간장을 포함 해 식용유지류, 음료류 등 12가지 유형 이상에 대해 혼합비율 및 성분함량을 표시하도록 돼 있고, 기타 모든 식품 또한 원료가 혼합된 식품이라 할 수 있는데 유일하게 혼합간장에 한해 주표시면에 표시하는 것은 타 식품과 형평성에 맞지 않는 지나친 규제라는 주장이다. 

소비자단체 의혹 제기… 검증된 식품 규제 강화
이 논란의 중심에는 ‘산분해간장’이 있다. 현재 식품공전 상 간장 유형은 크게 전통 발효기법으로 만든 ‘한식간장’, 양조장에서 만든 개량간장인 ‘양조간장’, 양조간장에 산분해간장을 섞은 ‘혼합간장’으로 분류돼 있다.

산분해간장은 탈지대두와 소백 전분의 부산물인 글루텐에 염산을 가하고 가수분해해 아미노산을 생성시킨 뒤 중화제를 중화시킨 후 여과해 박과액으로 분리해서 만든 간장으로 화학간장 또는 아미노산간장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비율에 관한 규정이 없어 산분해간장 99%에 양조간장 1%가 함유돼도 혼합간장으로 표기할 수 있다는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단백질에 염산을 이용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3-MCPD(3-모노클로로프로판디올)’라는 물질이다.

국제암연구소에서는 발암가능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간장산업계도 식약처와 3-MCPD 기준을 현행 0.3mg/kg에서 7월 1일부터 0.1mg/kg이하로 낮추고, 2022년 1월 1일부터 유럽기준인 0.02mg/kg 이하로 강화해 사실상 불검출 수준으로 낮춰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로 협의를 마쳤지만 표시기준을 개정한다고 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정부는 안전성 검증을 통해 인정된 식품이라도 일부 소비자단체가 의혹을 제시하면 동조해 규제를 강화하는데, 이는 오히려 정부 식품정책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조장할 뿐만 아니라 먹어서는 안 되는 식품으로 유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불신을 없애는 안전성에 대한 홍보는 없고, 기준·규격 강화 등 편의성에 입각한 행정규제로만 대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남윤기 한국장류협동조합 전무이사는 “식품은 한번 소비자에게 불안한 제품으로 낙인이 찍히면 산업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며 “MSG가 유해성 논란으로 소비자들에게 낙인이 찍힌 이후 MSG에 대한 안전성을 아무리 얘기해도 한 번 축소된 시장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혼합간장 주표시면에 혼합비율을 표시하는 것은 타 식품과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을 뿐만아니라 소비자에게 산분해간장에 대한 오해와 불안감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줘 식품에 대한 기피로 연결될 것이며, 이는 간장시장을 넘어 장류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 원재료비 상승 및 소비자 불신 초래 
현재 간장 유통구조에 따르면 식품제조업체 및 외식업체와 같이 B2B 채널로 유통되는 비율이 60%에 달하고,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대용량 간장 제품 119개 중 98개 제품이 혼합간장일 정도로 B2B 시장은 혼합간장 사용량이 많다.

양조간장 생산은 막대한 투자 설비 비용이 필요해 주로 대기업에서 생산하고 있고 산분해간장, 혼합간장은 주로 중소영세 업체가 생산하고 있어 주표시면 표시로 인한 소비자의 산분해간장과 혼합간장에 대한 오인 혼동은 80여 개의 중소영세업체의 피해로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간장·된장·고추장 등 장류품목에 대해 소상공인생계형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보호 육성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식약처에서는 이에 반해 오히려 소상공인을 위한 생계형적합업종품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식업계 또한 다양한 선택권 박탈과 가격상승요인을 불러 오는 것은 물론 소비자로 하여금 불량음식을 제조해 판매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반대의견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대형 갈빗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 모 대표는 “혼합간장은 뛰어난 감칠맛과 오래 끓여도 변하지 않는 특유의 맛으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고, 업소마다 요리의 용도에 따라 알맞은 간장을 사용해 선택하고 있다”며 “주표시면 표시로 인해 산분해간장과 혼합간장에 대한 소비자 오해와 불안감을 강화해 혼합간장으로 만든 음식에 대해서도 불신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시중 간장제품의 가격을 비교했을 때 혼합간장 1L당 평균 가격은 5237원인 반면 양조간장의 1L당 평균 가격은 1만1239원으로 양조간장이 2.15배 정도 비싸 양념갈빗집의 경우 원가가 치솟게 돼 코로나19로 인한 매출감소에 인건비 인상은 물론 원재료비 상승까지 삼중고에 직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간장  불신으로 해외 수출도 타격 줄 것
한편 혼합간장 비율 주표시면 기재는 국내 간장의 해외 수출 감소 및 역수입을 초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017년 국내 전체 간장 수출량 1만여 t 중에서 혼합간장의 수출량은 약 8000t에 달한다. 이는 전체 장류 중 30%에 이르는 매우 높은 비율이다. 국내 혼합간장 생산업체들이 다각도로 해외시장에서 판로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산분해간장, 혼합간장에 대한 소비자 불안감이 확대되면 수출시장에서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은 자명하다. 

이번 논란을 두고 신동화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전북대 명예교수)은 “산분해 공법은 약 100여 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안전성과 가치를 인정받은 식품제조 기술”이라며 “이중에서도 산분해간장은 단백질을 가장 효과적으로 분해하는 방식 중 하나로 담가먹는 간장보다 맛을 내는 유리 아미노산의 함량이 월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논란이 되는 ‘3-MCPD’는 지방성분과 소금이 포함된 식품 원료를 가열하는 과정에서 흔하게 생성돼 산분해간장뿐 아니라 조선간장 등에서도 검출될 수 있지만 인체에 무해하고 검출양이 적어 식약처에서도 안전성을 검증해 허가한 정식 식품임에도 혼합비율을 주표시면에 하는 것은 과잉 규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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