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중단없는 생산… 급식·유통, B2C 확대로 위기 돌파
식품, 중단없는 생산… 급식·유통, B2C 확대로 위기 돌파
  • 박현군 기자 foodnews@·이동은 기자
  • 승인 2020.07.1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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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식품·급식·유통업계 전망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시작해 이달 2월 전 세계적 팬데믹으로 확산한 코로나19로 인해 농식품 산업의 환경이 크게 변화되고 있다. 국내 식품산업은 라면·HMR을 중심으로 큰 성장을 이뤘지만 외식·단체급식 분야는 유례없는 침체를 겪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 코로나19 펜데믹의 장기화를 전망하고 있어 식품·외식·식자재유통·단체급식 업계도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경기도 부천에 있는 쿠팡 신선물류센터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지난 5월 25일 폐쇄한 후 방역을 마치고 36일 만에 재가동 할 수 있었다. 이에 식품업계는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공장 전체가 멈출 수도 있다는 우려에 철저한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사진=경기도청 제공
경기도 부천에 있는 쿠팡 신선물류센터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지난 5월 25일 폐쇄한 후 방역을 마치고 36일 만에 재가동 할 수 있었다. 이에 식품업계는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공장 전체가 멈출 수도 있다는 우려에 철저한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사진=경기도청 제공

식품 “생산 못하면 외식·급식 등으로 피해 도미노” 

코로나19 시대 식품업계의 최대 과제는 ‘생산을 중단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식품업계는 차질없는 식품 원료 수급과 생산공장 근로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사태를 막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수출 확대, 배달 등 언택트 채널 확장, HMR 기술 고도화 등 판로확장에 나서는 일부 대기업들도 안정적인 식품 원료 수급과 생산공장의 철저한 방역 관리를 우선하고 있다. 

이는 외식·급식·식재료유통 분야의 대응과는 정반대다.
송성완 식품산업협회 본부장은 “식품산업은 국민들에게 하루 세끼 먹거리를 공급하는 제조업이라는 점에서 유통·서비스 산업인 외식·급식·식재료 유통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외식은 줄일 수 있고 급식은 도시락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가정식과 외식 모두에게 공급되는 식품 자체가 생산되지 못하면 국민 불안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식품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식품 원료수급 차질에 대한 문제다. 송 본부장은 “식품 원료의 80%가 해외에서 조달된다. 그런데 코로나19와 기타 다른 문제로 인해 식품 원료공급이 늦어지거나 아예 못하면 식품 생산이 중단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밀의 수급이 중단돼서 제분 업계의 가동이 중단되거나 사탕수수·사탕무의 수입 중단으로 설탕 생산이 멈출 경우 그 파급효과는 단지 식품·외식업계의 문제만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송 본부장은 “지금 같은 비상상황에서는 식품업계가 현지에서 직접 들여오는 식품 원료에 한해 서류 검사로 대체하는 등 한시적인 수입 통관 절차 추가 완화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조상우 풀무원 상무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등 언택트 비즈니스가 늘어나고 있지만, 생산 현장에서는 언택트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식품생산라인과 생산공장 출입자에 대한 철저한 방역과 생산직원들의 퇴근 후 코로나19 대응 교육 강화에 나서고 있다. 또 생산직 근로자 중 1명이라도 코로나19에 걸렸거나 걸렸을 것으로 의심될 때를 대비해 매뉴얼을 만들었다.

조 상무는 “코로나19는 식품이 아닌 호흡기로 전파되지만 생산직 근로자 중 1명이라도 코로나19에 걸렸다면 국민이 불안해하고 그곳에서 만든 식품의 이미지도 나빠진다”며 “생산공장을 감염 안전지대로 유지하는 것이 식품업계 경영진의 첫 번째 과제”라고 말했다.

라면 등 면류와 HMR 제품들을 중심으로 수출 확대, 배달 등 언택트 채널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 교동식품, 삼양, 농심, 오리온은 지난 2월 이후 해외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라면 수출액은 약 1602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27.5%나 증가했다. 반면 4월 실적은 약 745억 원, 5월 라면 매출은 664억 원으로 1분기 수출실적의 88%에 육박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라면 업계 1위인 농심은 지난 2월 코로나19와 영화 기생충 효과에 힘입어 해외 매출은 꾸준히 상승했으며, 오는 2분기에도 연결기준 매출 6621억 원, 영업이익 415억 원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는 지난 1분기보다 매출은 16.5%, 영업이익은 405.8% 늘어난 것이다. 삼양식품도 라면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 중이다. 

오뚜기는 지난 2분기부터 적극적인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통해 수출 물량을 크게 늘리면서 수출 비중을 조금씩 높여가고 있다.
이같은 효과에 힘입어 우리나라 라면은 미국 식품시장의 핫이슈로 부상했다. 지난달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aT 미주지역본부를 통해 조사한 ‘미국 온라인 유망 한국 농식품 현황’에 따르면 아마존몰 실제 이용자들의 평점과 리뷰를 기준으로 뽑은 K-FOOD 상위 20위의 40%가 라면·우동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5월 말 면류의 대미 판매량은 2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했다.

한편 언택트 마케팅도 식품업계의 신규 트렌드로 부상했다. 
국내 베이커리 분야 1위 업계인 SPC그룹의 파리바케트가 내 놓은 배달 서비스인 파바 딜리버리 서비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주문건수 1000%, 매출기준 800%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지난 2월부터 배달의민족과 제휴를 맺고 배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풀무원 계열의 올가홀푸드도 O2O 서비스 강화에 나서 지난 상반기 매출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00% 상승을 이뤄냈다. 오리온은 코로나19로 급증한 집콕족을 겨냥해 쿠팡 등 쇼핑몰을 통한 대용량 과자 묶음 판매로 매출 상승 효과를 봤다.

송성완 본부장은 “코로나19로 모든 산업이 매출 축소를 염려하면서 휴업·생산중단 등 방어적 경영기조를 가져가고 있지만, 국민과 세계인의 먹거리를 공급하는 식품산업에게 방어적 생산 중단은 있을 수 없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이 더 많아질수록 중단없는 식품생산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식품업계의 대책”이라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가 식재료 수급안정을 위해 올해는 3098개 농가와 계약재배를 체결했다. 사진=CJ프레시웨이 제공
CJ프레시웨이가 식재료 수급안정을 위해 올해는 3098개 농가와 계약재배를 체결했다. 사진=CJ프레시웨이 제공

급식 식재료 안정적 수급… B2C 판매 진출 

 

급식업계의 넥스트노멀 대책은 식재료 수급 안정화와 급식소 방역 강화대책으로 요약된다.

CJ프레시웨이와 포세카 등은 식재료 수급에 방점을 찍은 반면 아워홈, 이조케터링 등 업체들은 급식소 방역에 방점을 찍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급식소 방역을 충실하게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것에 대비해 안정적인 식재료 수급도 중요하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가 선택한 식재료 수급안정 방안은 계약재배 확대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3098개 농가와 계약재배를 체결했다. CJ프레시웨이와 계약한 농지 면적은 전년 대비 250% 증가한 54.6㎢ 규모로 여의도 면적의 약 20배다.

CJ프레시웨이 농산팀 관계자는 “계약재배 확대를 통해 농가는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함으로써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공유가치 창출이라는 CJ그룹의 경영철학에 따라 계약재배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품종 차별화, 산지 다변화를 통해 농가 소득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 단체급식업계 선두주자 에이치앤포세카도 베트남 식재료를 중심으로 식재료 유통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세카는 베트남 박닌성 산업단지 10가 18번지에 하루 50만 식 규모의 식품 생산능력을 갖춘 동남아시아 최대 스마트 식품공장을 준공했다. 포세카는 이 곳을 중심으로 베트남 지역 급식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우리나라의 베트남 식재료 공급사업을 통해 제2의 도약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윤찬혁 에이치앤포세카 대표는 “단체급식 분야는 코로나19로 인해 식재료수급, 식수인원 감소 등 어려움에 직면했다. 그러나 이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나가느냐에 따라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며 “우리는 베트남 식재료 공급망을 통해 국내외 급식사업의 식재료 수급 안정과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소비 트렌드가 언택트 쇼핑 등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한 판매량이 급증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단체급식 영업장에는 칸막이가 설치됐다.
최근 소비 트렌드가 언택트 쇼핑 등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온라인 유통채널을 통한 판매량이 급증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단체급식 영업장에는 칸막이가 설치됐다.

아워홈은 코로나19 대응정책으로 급식소 방역에 집중하는 한편 넥스트노멀 전략으로 자사 쇼핑몰을 통한 B2C 부문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들어간 2월 말부터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전 급식소 방역과 칸막이 설치 등 감염병 예방조치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워홈 마케팅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식품점몰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110%) 증가 했다”며 “앞으로도 자사몰 등 언택트 환경을 기반으로 아워홈 HMR 식품 판매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단체급식업체 푸디스트도 관계사인 중소 식재료 유통기업 윈플러스의 판매망을 활용해 오프라인 B2C 판매망 강화에 나선다. 푸디스트와 윈플러스는 대주주 VIG파트너스의 지휘아래 지난달 4째주부터 양사의 마케팅 조직을 통합했다. 이후 푸디스트의 식품연구소 조직을 확대한 후 마케팅 조직과 통합해 윈플러스와 푸디스트의 컨트롤 타워를 형성하게 된다. 푸디스트 관계자에 따르면 윈플러스의 식재료마트 영업망을 확대하고 푸디스트는 전국 식당 대상 식재료판매와 단체급식 운영 등 기존 사업에 더해 온라인 식재료 판매망 구축에도 나선다.

반면 이조케터링을 비롯한 중소 단체급식업체들은 넥스트노멀에 대한 준비보다는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는데도 힘에 붙여하는 모습이다. 이조케터링의 식수 인원은 지난 1월부터 4월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감소했다. 이는 CJ프레시웨이·아워홈·푸디스트 등 대형 업체들이 25% 이상 하락한 것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그러나 회사가 체감하는 수준은 대형급식업체들보다 심각했다.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자체 메뉴를 간편식으로 판매하는 RMR 출시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금산제면소의 RMR 제품 탄탄멘(위)과 삼원가든의 RMR 제품 양념갈비 꽃살. 사진=각 업체 제공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자체 메뉴를 간편식으로 판매하는 RMR 출시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금산제면소의 RMR 제품 탄탄멘(위)과 삼원가든의 RMR 제품 양념갈비 꽃살. 사진=각 업체 제공

식자재유통 B2C 확대와 언택트 판매망 구축 


식자재유통업계의 코로나19 대응전략은 크게 B2C 강화와 외식·급식업계 동반성장 모색으로 요약된다.

김삼기 대두식품 상무는 “우리는 빵집, 단체급식, 떡집에 납품하고 있는데 이들이 코로나19로 매출이 급락하면서 우리의 매출도 덩달아 떨어졌다”며 “지금은 우리 제품 판매 보다는 우리 소재로 만든 고객사 제품의 마케팅까지 함께 돕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에는 정부가 최저임금을 인상한 이후의 대비책도 논의하고 있다. 2021년도 최저임금과 관련 노동계는 1만 원을 주장했고 정부도 올해보다   인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이와 관련 식자재유통업계 관계자는 “만약 최저임금이 노동계 안처럼 오르면 떡집·제과점 등은 직원을 내보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직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기존처럼 빵과 떡 등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식재료를 반제품 형태로 납품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송화 식자재유통협회 회장은 “코로나19로 외식소비가 줄어들면서 식자재유통업계의 B2B매출이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업계에서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외식 소비를 늘리기 위해 식당 내 매대 도입, 조리·반조리 등 고객 식당의 상황에 맞춘 식재료 납품, 식당의 매출확대 전략과 경영효율 강화를 위한 적극적인 제안 등을 통해 외식업계 매출 확대를 늘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식자재유통업계의 코로나19 대응전략 중 또 다른 하나는 B2C 분야의 강화다.
원플러스, 장보고식자재마트, 태경농산 등 오프라인 B2C 판매조직을 갖춘 곳들은 각 지역에서 로컬 판매망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본사 차원의 통합 인터넷 판매 시스템을 개발하기보다는 각 지역 판매조직들이 배달의 민족·요기요 등에 가입해 지역 내 언택트 판매망을 구축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넥스트노멀, 식품·외식·유통·급식의 영역파괴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식품·외식·유통·급식이 간편식(Meal Replacement) 시장 파이를 놓고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식품업계는 3분카레와 라면류 외에도 밥·국탕류·안주류 HMR 분야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외식업계도 주요 프랜차이즈 외식기업들과 연 매출액 8억 원 이상 중형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자체 메뉴를 간편식으로 판매하는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급식업계 중 신세계푸드와 아워홈는 HMR 판매를 확대하고 있고, CJ프레시웨이, 포세카, 푸디스트도 소포장 HMR 판매를 검토 중에 있다.

또한 식재료의 생산·유통 기업들도 식당의 직원 감축을 전망하며 쉽게 요리를 할 수 있도록 반조리·완조리 형태의 HMR로 식당과 일반 가정 등에 판매하는 방안을 만들고 있다.

이와 관련 양송화 한국식자재유통협회 회장은 “코로나19가 식품·외식·유통·급식업계에 끼친 영향력은 영역을 파괴한 것”이라며 “이제는 자기 분야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간편식의 형태로 타 영역까지 넘볼 수 밖에 없고 이는 이 시장에서 격렬한 생존경쟁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넥스트노멀 시대란 먹거리 관련 산업들이 모든 영역에서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업체들이 만들어가는 시장질서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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