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전통 ‘곰표’ 콜라보 마케팅으로 제2의 전성기
68년 전통 ‘곰표’ 콜라보 마케팅으로 제2의 전성기
  • 이동은 기자
  • 승인 2020.09.15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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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의류, 화장품 등 업종 불문... 곰표 콜라보 굿즈 ‘인싸템’으로 등극

투박한 로고, 친근한 캐릭터, 촌스러운 디자인이 통했다. 대한제분의 곰표 콜라보레이션 마케팅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식품, 의류, 화장품, 생필품 등 업종을 불문하고 출시되는 곰표 콜라보 굿즈는 나오는 족족 단기간 완판을 기록하며 ‘인싸템’으로 등극했다. 68년 전통의 제분 회사가 MZ세대의 핫한 브랜드로 각광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대한제분 제공

 

2030 세대에 ‘곰표’ 알리고자 시작
흰색 바탕에 투박한 초록색 서체, 단순해 보이는 곰 캐릭터로 밀가루 포대를 그대로 연상시키는 ‘곰표’가 티셔츠, 패딩, 맥주, 팝콘, 나초, 핸드크림, 치약 등 다양한 제품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는 일명 ‘인싸템’이라 불리며 출시하는 굿즈마다 품절사태가 벌어지는 등 갈수록 인기를 더해가는 모습이다. 

곰표 콜라보 마케팅은 추억 속 브랜드로 잊혀질 뻔한 대한제분의 곰표를 2030 세대 젊은 층에게 다시 각인시키고자 시작됐다. 대한제분은 1952년에 설립돼 올해로 68주년을 맞은 오래된 기업이다. 그만큼 40대 이상의 중년층에게는 ‘곰표 밀가루’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데 반해 2030 세대에게는 낯선 브랜드였다.

대한제분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홍보대행사 플랜힐앤컴퍼니 이혜란 팀장은 “2017년 대한제분 마케팅팀이 처음 생긴 후 B2C 소비자 대상 브랜드 인덱스 조사를 진행한 결과 곰표는 매년 인지도가 떨어지고 있었다. 이는 특히 2030 세대에서 더욱 뚜렷하게 보였다”며 “미래에 그들이 결정권을 갖는 경영진의 자리에 올랐을 때 곰표를 몰라 거래가 중단된다는 건 상상하기 힘들었다.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곰표라는 브랜드를 알리고자 콜라보 마케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티셔츠부터 맥주까지… 이색 콜라보 주목
대한제분은 지난 2018년 여름 곰표 티셔츠를 첫 콜라보 아이템으로 출시했고 2030 세대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어딘가 촌스러운 곰표 티셔츠에 MZ세대는 ‘귀엽다’, ‘갬성 있다’는 반응을 쏟아내며 열광했다. 뒤이어 출시한 ‘곰표 패딩’까지 대박 행진을 이어가자 유통가들은 대한제분과의 콜라보를 위해 줄을 서기 시작했고 출시되는 아이템마다 큰 인기를 모았다.

대한제분은 2018년 9월 자사 온라인 쇼핑몰인 곰표 베이커리하우스를 오픈하면서 소비자들과 더 가까워졌다. 곰표 베이커리하우스에서는 곰표 브랜드 식품과 다양한 협업 굿즈 등을 판매한다. 대한제분은 곰표 베이커리하우스에서 제품을 판매하면서 더욱 활발한 콜라보 활동에 나섰다. 

‘곰표 밀맥주’, ‘곰표 팝콘’, ‘곰표 나쵸’ 등 식품업계와의 콜라보도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지난 5월 국내 수제맥주 제조업체 세븐브로이와 협업해 출시한 곰표 밀맥주는 초도 물량 30만 개가 일주일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곰표 밀맥주가 화제를 모으자 곰표 오리지널 팝콘, 곰표 오리지널 나쵸 등 안주류도 덩달아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출시된 곰표 팝콘은 곰표 밀맥주 출시 이전 대비 매출이 40%나 증가했다.

현재까지 곰표 콜라보 마케팅을 통해 출시된 아이템은 △곰표 티셔츠 △곰표 패딩 △곰표 핸드크림 △곰표 치약 △곰표 밀가루 쿠션 △곰표 팝콘 △곰표 나쵸 △곰표 밀맥주 △곰표 세재 등이다. 이색 콜라보 제품 출시로 현재 곰표는 2030 세대에게도 친숙한 브랜드로 각인되고 있다. 

‘낯설지만 재밌는’ 뉴트로 콘셉트 인기
대한제분의 곰표 콜라보 마케팅은 반짝인기에 그치지 않고 벌써 2년째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선보이는 콜라보 제품마다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건 ‘낯설지만 재밌는’ 곰표의 뉴트로 콘셉트가 MZ세대의 ‘갬성’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대한제분이 처음으로 콜라보 마케팅을 시작한 2018년은 뉴트로 열풍이 막 시작될 무렵이었다. 젊은 층 사이에서 복고를 새롭게 소비하는 뉴트로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MZ세대에게 곰표는 ‘부모님도 알 만큼 오래됐지만 색다른 재미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브랜드’로 관심을 모았다. 콜라보 제품 패키지에서 볼 수 있는 촌스럽고 투박한 서체와 곰표 마스코트인 백곰 캐릭터는 레트로 감성과 함께 SNS 인증샷 욕구까지 불러일으켰다. 

이혜란 팀장은 “콜라보를 할 때 브랜드 정체성과 곰표 캐릭터의 속성에 잘 어울리는 제휴사를 선택한 것이 시너지 효과를 불러온 것 같다”며 “제휴사의 개성과 장점을 살려 콜라보 제품이 새로운 곰표로 보여질 수 있도록 한 것이 인기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대한제분이 곰표 마케팅에 재미만 추구한 건 아니다. 우수한 제품력도 콜라보 제품의 인기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 스와니코코와 협업해 한정 출시한 ‘곰표 밀가루 쿠션 팩트’는 높은 품질이 입소문을 타면서 빠르게 품절돼 재생산에 들어갔다. 곰표 밀맥주는 부드러운 거품과 함께 밀맥주 특유의 고소함과 은은한 복숭아향이 더해져 2030 세대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큰 인기를 얻었다.

이혜란 팀장은 “앞으로도 대한제분은 곰표 제품에 대한 다양한 콜라보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며 “모든 제품의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묵묵하게 마케팅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  

이혜란 대한제분 마케팅 담당(플랜힐앤컴퍼니 팀장)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할 제휴사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제품력과 개성을 두루 갖춘 업체를 선별한다. 업체의 개성과 장점을 십분 활용해 제휴사만의 개성은 살리면서 곰표가 새롭게 보여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콜라보 제품의 경우 곰표의 제분에 대한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녹일 수 있는 아이템으로 선정한다. 밀가루, 곰, 하얗고 부드러움, 재밌는 요소 등 곰표만의 콜라보 기준을 갖고 그에 맞는 업체와 제품을 고르고 있다. 실제로 제휴사로부터 제안을 받는 것보다 우리가 원하는 제휴업체를 컨택했을 때 판매 효과가 훨씬 컸다. 제휴사를 믿고 곰표가 원하는 콜라보 목적을 지속적으로 디렉팅하면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콜라보 제품은
“최근 출시된 곰표밀맥주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기술력이 뛰어난 협력사를 찾기 위해 고심한 끝에 세븐브로이라는 업체와 콜라보를 진행하게 됐는데 담당자들과 합이 잘 맞았고 콜라보에 대한 열정도 컸다. 주류 구성 성분이나 판매허가 등이 까다롭고 맛의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지만 모두 열정을 갖고 임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특히 곰표밀맥주는 대한제분의 밀가루를 주류 분야에 접목시킨 최초의 제품이자 기존의 곰 캐릭터를 새롭게 표현한 제품이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한정 제품이 아니지만 수제맥주 공정상 많은 물량을 한 번에 생산할 수 없어 품귀현상까지 생겨 소비자들께는 죄송한 마음도 있다.” 


▶일각에서는 콜라보 마케팅이 제분업체로서 주력 제품의 매출 상승효과 등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곰표 콜라보 마케팅은 매출 증진이 아닌 2030 세대에 곰표를 알리려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에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까지의 마케팅 활동과 이후 진행하려는 마케팅 활동은 직접적으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역할보다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매출 상승을 뒷받침하는 초석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현재 대형유통사들로부터 제분 제품들에 대한 러브콜이 쇄도하는 상황이어서 콜라보 마케팅이 매출 증진에 아예 효과를 주지 못했다고 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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