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자급률 높이고 곡물 비축제도 마련해야”
“식량자급률 높이고 곡물 비축제도 마련해야”
  • 이동은 기자
  • 승인 2020.09.1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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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제25회 식량안보세미나 개최
남원시에 있는 정부관리양곡 보관창고 전경. 사진=남원시 제공
남원시에 있는 정부관리양곡 보관창고 전경. 사진=남원시 제공

 

박성진 박사, “최근 소비 급증하는 밀·사료용 곡물에도 비축제도 적용해야”
이남택 교수, “식량안보 강화 위해 46.7% 수준의 식량자급률 제고 필요”
송성완 이사, “식품기업 해외 의존 심해… 위기 시 시나리오별 대처방안 필요”
박태균 회장, “코로나19 사태로 미디어 통해 식량안보 식량 위기 알릴 기회”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해 불안정한 세계정세와 기후변화로 세계 식량수급 사정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국가 위기 상황 발생 시 국내 식량 비축과 공급 체계를 점검하고 식량위기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은 지난 14일 ‘국가 비상시 식량안보계획’을 주제로 제25회 식량안보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따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에는 박성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 이남택 고려대 교수, 송성완 한국식품산업협회 이사, 박태균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회장 등이 참석해 주제 발표를 했다. 

이어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이 좌장으로 나선 종합토론에는 권대영 전 한국식품연구원 원장, 박수진 농식품부 식량정책국 국장, 송범석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신동화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이군호 식품음료신문 사장 등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식량안보 위기 발생 가능성과 대처방안
박성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

미국 상원의 농업 분야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던 웨스트호프(Westhoff)에 따르면 세계적인 식량 위기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공급 요인, 수요 요인, 금융 등 외부 요인의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된다. 공급 요인은 기상 요인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 낮은 국제 곡물 재고율, 정책적 변수 등을 의미하며 수요 요인은 사회불안 우려에 따른 급격한 곡물 수입 확대, 경제 성장이나 쇠퇴에 따른 식량 수요 변화 등을 포함한다. 외부 요인은 유가 상승과 달러화 가치 하락, 투기 수요 증가 등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의 국제 곡물 수급 불안은 기존의 상황과 다르다. 지난 3월 기준 국제 곡물 기말재고율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으며 품목별 생산량도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국제 곡물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원유 가격도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였다. 즉 양호한 공급 여건에도 불구하고 물류 경색으로 인해 글로벌공급망의 운용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안한 시장 심리로 개별 국가와 개인의 곡물 접근성이 약화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자급률이 매우 낮은 식용 곡물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식량 위기 시를 대비한 최소필요량의 곡물 비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비상시를 대비해 공공비축제도를 운용, 식용 밀과 쌀, 사료용 곡물을 비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쌀과 콩에만 활용하고 있는데 최근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밀과 사료용 곡물에도 비축제도를 적용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해외 진출기업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비축 등을 위한 적정물량에 대해서는 행정적 규제 완화나 비용 지원 등을 통해 해외에서 생산된 곡물이 국내로 반입될 수 있는 정책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주요 곡물 수출국과의 협약체결 등을 통해 비상시 필요 물량을 반입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나라 해외농업개발 업체가 많이 진출해 있는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등과 투자협정 등을 활용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주요 곡물의 안정적 반입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비상시 전투식량 및 민간인 식량공급계획 
이남택 고려대 교수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23% 수준으로 OECD 34개국 회원국 중 32위인 최하위권이다. 한국은 식량이 부족한 나라다. 이 때문에 한국의 식량 대외 의존도는 매우 높다. 식량과 가축 사육에 필요한 사료 곡물 중 4분의 3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쌀을 제외한 옥수수·밀·대두는 거의 전량 수입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한국의 식량안보는 굉장히 위태롭다. 현재 한국의 세계 식량안보 순위는 30위이며 세계적 식량 위기가 닥칠 경우 그 어느 나라보다도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에는 글로벌 팬데믹 등 다양한 식량안보 위협 요인으로 인해 돈이 있어도 식량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도 이를 대처하기 위한 한국의 식량안보 정책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 △식량자급률 제고에 관한 정책적 법제화 미비 △식량안보에 대한 국민의 낮은 관심도 △식량 비축정책 미흡 △곡물 자주율 구축을 통한 식량의 안정적 확보 미흡 △긴급 식량안보 지침 구축 미비 등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고 세계적 식량 위기 속에서도 민간인에게 식량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 몇 가지 식량 위기 대비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식량안보 강화를 위해 46.7% 수준의 식량자급률 제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식량자급률 법제화 등의 노력과 함께 수입선 다변화, 식량 조기경보시스템 구축·운영 등 다양한 정책 조합들을 고려해야 한다.

둘째, 식량안보 개선을 위해 곡물 비축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양곡관리법에 쌀 외에도 미곡, 맥류, 두류, 옥수수 등의 확대 비축을 위한 법제화가 필요하다.

셋째, 해외 곡물의 안정적인 도입을 위한 국가 간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한국의 독자적 곡물 도입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넷째, 해외 농지 개발·운영 등에 대한 다각적 투자를 통해 비상시 곡물의 확보나 반입을 유도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다섯째, 기후변화와 글로벌 팬데믹 등으로 인한 식량 위기에 대응할 새로운 정책 발굴 및 법제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식량 자급달성을 위한 국민의 의지와 의식 수준 개선이 필요하다.

한편 비상시 군의 전투식량 공급방안은 정부의 식량 조달 능력 여하에 달려있다. 민간의 국내 부족 식량은 해외조달 등의 수단으로 공급되지만 군의 전투식량 공급은 정부가 책임지기 때문이다. 군의 급식은 주식, 부식, 전투식량, 기호품 등으로 분류한다. 주식은 정부에서 공급하며 부식은 국방부와 농·수협 중앙회 간 체결된 군 급식품목 계획생산 및 조달에 관한 협정서에 의해 공급한다.

즉 전평시를 막론하고 군의 전투식량 확보 책임은 정부에 있기 때문에 군은 식량 위기 시 전투식량 확보에 대한 별다른 계획이 없다. 그러나 언제든 전투식량 보급이 두절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특별 상황에서도 개인이 스스로 식량을 조달해 생존할 수 있도록 식량 조달에 관한 매뉴얼을 개발해 개인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

△식품기업의 식량 위기 대처방안과 역할 
송성완 한국식품산업협회 이사

국내 식품제조업의 경우 종업원 50인 미만의 식품기업이 97%를 차지할 만큼 규모가 영세하고 원료의 77%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산업구조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열악하다. 따라서 국가 위기 시 시나리오별 대처방안을 세밀하게 수립하지 않으면 더이상 기업으로 생존할 수 없는 환경에 놓여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3%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속하고 있어 식품기업의 식량 위기에 대한 사례별 대처방안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구체적으로는 △해외원료 수급의 다변화와 국산화 대체 △해외식량기지 구축 △통관·검역·검사·단속 등 신속 지원체계 구축 △식품기업과 정부의 비상 네트워크 구축 등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원료 수급 안정화를 위해서는 소재원료에 대한 식품기업의 수입의존도를 낮추려는 자발적인 투자와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국내에 소재원료 가공전용 단지를 조성해 가공기술·종자·품질 및 반가공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계약재배를 통해 정확한 수급예측이 가능하도록 정부·농협·지자체 등을 통한 가격·생산·공급 안정화 강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농가 소득안정 및 산지 중심의 국산 소재원료 정책개발보다 소비자 중심의 국산 소재원료 사용 품목의 소비트렌드 변화 연구도 필요하다.

해외식량기지 구축도 중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민관 합동으로 해외 곡물 유통 사업에 진출, 수입의존도를 낮춰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해외농업정보 및 대규모 영농기술축적 미비, 투자국 정보 부족, 개발자금 및 전문인력 확보 미흡 등의 문제점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는 해외농업개발협회 설립 등 해외농업사업과 관련된 전반적인 지원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육종기술을 활용한 세계 여러 나라의 농지와 인력 수급 상황 조사 △기후 풍토에 맞는 종자 육종, 현지화하는 계획 수립·시행 △해외 진출 거점 마련 및 공급사슬 구축에 나서야 한다.  

앞으로 정부와 식품기업이 식량 위기 시에도 국민에게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식품을 제공할 수 있는 원료 조달-생산-공급 체계를 구축해 보여줌으로써 식품 사재기 등 사회 혼란을 방지하고 국민 불안을 해결하는 것이 식량 위기 시 식품기업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식량 위기 시의 언론과 SNS의 역할 
박태균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회장

코로나19는 미디어·SNS를 통해 식량안보나 식량 위기 상황을 알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유통기한의 식품 낭비적 요인을 과제로 설정하고 △소비기한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으며 △GM 작물에 대한 대중의 막연한 거부감을 완화할 수 있고 △조사처리식품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울 수도 있다.

집중 홍보를 위해서는 기후변화와 식량 위기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기후변화의 원인과 국내외 현황, 기후변화가 우리나라 식량 생산과 식품안전에 미치는 영향, 기후변화로 인한 국내 위도별 농수축산물 생산 판도 변화 등을 카드뉴스·인포그래픽·동영상 등으로 제작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에 올릴 수 있다.

기후변화가 식량 위기에 미치는 영향도 알기 쉽게 정리해 미디어와 SNS에 소개한다.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는 미디어와 대중의 관심이 높아 SNS에서도 활발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 기후변화가 식량 위기를 가속하는 원인,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나라의 식량 위기 도래 가능성, 탄소발자국·물발자국 등 기후변화 유발 지표 등을 주제로 자료를 만들어 미디어·SNS에 배포해야 한다.

또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와 쓰레기 폐기량 감소 등 농업과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이 식량 위기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각종 홍보자료를 통해 알려야 한다.

식품 폐기를 양산하는 유통기한 표시제의 약점과 소비기한 표시제의 이점을 집중 홍보하는 것도 시의적절하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만 유통기한 표시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사실과 △정부가 유통기한 표시제도 폐지를 도입하지 못한 이유 △우유, 달걀의 유통기한을 소비기한으로 대체한 경우의 효과 등에 대한 자료를 만들어 홍보해야 한다. 

이외에도 지역에서 생산하는 로컬푸드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거나 식품 소량 구매의 중요성, 국가별 식량안보 대비 프로젝트 등을 알리는 것도 효과적인 홍보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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