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디지털유통과 상생하려면 ‘차별적 가치’ 갖춰야
외식업계, 디지털유통과 상생하려면 ‘차별적 가치’ 갖춰야
  • 박현군 기자
  • 승인 2020.10.16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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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승 한국마케팅관리학회 회장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외식업계가 사실상 초토화 됐다. 지난 2월 이후 내점 고객이 급감하자 외식업소들은 대부분 배달·RMR·숍인숍 등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외식업계는 배달·유통을 빼놓고 생존하기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었다. 본지는 2020년 한국마케팅관리학회 회장이자 내년도 한국유통학회 회장으로 선출된 정연승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를 통해 유통·외식분야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코로나19가 유통산업의 디지털화를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외식업계도 고객을 직접 유치하기보다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접촉하는 비중이 더욱 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대 유통질서 재편과 외식시장 방향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이 상식처럼 자리잡으면서 외식·유통분야의 온라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정연승 교수는 “유통업계의 오프라인 분야는 편의점·슈퍼마켓 등 소형 업소들과 대형 복합쇼핑몰이 성장하는 반면 백화점·대형마트가 어려움에 부딪히는 등 양극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과 슈퍼마켓은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으며 작고 저렴한 생활필수품을 중심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간단한 반찬거리, 일회용 면도기 등 일상의 소모품들을 구매하기 위해 슈퍼와 편의점을 찾는다.

복합쇼핑몰은 쇼핑과 함께 영화관, 놀이 시설, 외식 공간 등을 통해 원스톱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면서 백화점·대형마트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에게 어필하고 있다.

반면 중간지점에 있는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사람들의 발길이 점차 줄어들면서 온라인 매출 비중을 높여가는 추세다. 결과적으로 유통산업은 온라인으로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제공하는 곳들을 제외하고는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외식업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외식산업은 온라인 유통을 통해 온라인화에 편승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우아한형제들에서 운영하는 배달의 민족이다.

배달의 민족은 일각에서 배달앱 프로그램만 보유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배달의 민족이 애플리케이션으로 가진 고객기반과 경쟁력은 무시할 수 없다.

배달의 민족은 외식업소의 음식을 고객에게 배달해주는 플랫폼을 사업방향을 잡았고 그것이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언택트가 상식화되면서 외식업소들은 배달이 되느냐 안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리는 상황으로까지 몰렸고 결과적으로 배달의 민족 등 배달앱 업체들은 외식업소들보다 우월적 지위를 갖게 됐다.

이 같은 모습은 네이버·카카오·유튜브·페이스북 등 다른 IT플랫폼들에게도 자극이 됐다. 이들은 그동안 네티즌들에게 맛집 정보나 인기 순위 등 정보 콘텐츠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에는 네이버·카카오 등 IT플랫폼들도 맛집 정보제공에 주문 클릭버튼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외식 유통시장 진입을 모색하고 있다. 이제 이들도 배달 시스템 구축을 통해 유통산업에 참여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면 기존 배달의 민족·요기요 등의 배달앱 플랫폼 독점 체제가 깨지고 건전한 경쟁체제가 구축된다는 점에서 배민 등 특정업체의 종속화 우려는 해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외식업체들이 입소문·직접 마케팅·소개 등을 통해 고객과 직접 만나기보다 IT플랫폼의 소개와 추천을 통해야 고객과 대면하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점에서 산업 전체적으로 볼 때 불리한 측면이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은 나가서 사먹는 비중을 줄이고 집으로 배달시키거나 HMR을 배송받아서 간단하게 조리해 먹는 것을 선호하게 됐다. 이는 외식산업의 수요가 줄어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 이후 직접 매장에 가서 사먹고 싶은 니즈를 제공하지 못하는 외식업소들은 O2O 유통시스템에 종속되게 된다. 

외식업계의 생존전략 ‘차별화’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정연승 교수가 제시한 외식업계 생존 키워드는 ‘차별화’다.

정 교수는 “중소형 외식업소들은 맛이 좋거나 분위기 있는 인테리어, 품격있는 서비스 등으로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곳, 복합쇼핑몰·관광지 등 쇼핑·문화생활·업무효율화 등 식사 외 가치가 있는 장소에 위치한 식당 등이 오프라인에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평범한 맛 품질을 가진 음식점은 내점 매출을 기대하기 점점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들은 결국 온라인에서 레드오션 경쟁을 벌여야 하며 이는 배달의 민족 등 배달앱에 대한 종속관계를 벗어나기 힘들다. 이는 외식산업의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외식 자영업 비중은 현실적으로 과다한 측면이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장관 박영선)에서 발표한 전국 소상공인실태조사에 따르면 2003년 이후 외식업소의 생존율은 50% 미만에 달했다.

외식 자영업이 그만큼 늘어난 이유는 어느 정도의 수요와 시장이 뒷받침해 줬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나라는 고도 성장기에 늦게까지 일하고 회사 동료·친구들과 저녁을 함께 보내며 먹고 마시며 친분을 돈독히 하는 문화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저녁에 단합을 위한 회식도 잦았다.

이 모든 것들이 외식의 수요였다. 그러나 지금은 법정 노동시간이 철저하게 지켜지면서 야근도 줄었고 이로 인한 야식, 회식도 사라졌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들은 집으로 배달 음식을 시키거나 HMR을 배송받아서 간단하게 요리해 먹는 것으로 외식을 대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외식의 수요는 더욱 줄어들었다.

외식산업에 대한 수요가 줄었지만 외식 자영업자의 수는 그대로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외식시장은 과포화 상태가 됐다. 그리고 지금의 어려움은 외식업소와 외식 수요 간 불균형이 맞춰지는 과정이다. 

유통산업, 배달앱 넘어 플랫폼 직거래

외식산업의 과포화 해소를 위한 구조조정이 배달앱·IT플랫폼 등과 맞물려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는 외식산업의 구조조정이 정보통신·교통의 발전으로 인한 유통산업의 변화와 맞물리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유통산업의 변화 방향은 디지털화다. 이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진행된 것으로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사스로 인해 발생한 언택트 환경도 디지털화를 촉진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는 온라인 유통의 역할을 더욱 확대시켰다. 특히 신선식품 등 과거 온라인으로는 잘 팔리지 않았던 제품들의 판매가 급증했고 온라인에 유입되지 않았던 5060세대가 온라인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온라인 시장이 다양화 됐다.

이와 관련 정연승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유통시장은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온라인 시장은 앞으로 고속성장은 어렵겠지만 꾸준히 성장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특히 유통산업의 디지털화는 발전된 IT기술의 도입과 활용에 있다. 세계 온라인 유통시장 1위 기업인 아마존은 인공지능, 드론, 로봇을 접목해 유통 플랫폼 기능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 도입한 음성인식·음성주문 기술을 더욱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또 오프라인 유통의 대표주자인 월마트도 최근 온라인을 강화하면서 온라인을 통한 음성주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유통도 등장했다. 이는 네이버·다음·구글 등 기존 포털사이트와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개인 소셜미디어가 유통시장에 뛰어들면서 기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이들의 등장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기술을 활용한 개인 홈쇼핑이 활성화되고 있다. 현재 기존 홈쇼핑업체들은 정부 허가와 규제를 받는 반면 유튜브, 줌, 네이버 등을 통한 개인 홈쇼핑은 아직까지 특별한 규제영역이 없다. 이 때문에 개인·영세업체들도 원하면 쉽게 할 수 있는 구조다.

플랫폼 비즈니스 사업자들은 보이스커머스, VR, AR 등 확보된 IT 기술을 생산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생산자들이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하고 있다. 결국 유통산업은 기존 생산자로부터 생산품을 받아 소비자에게 연결하는 구조에서 생산자로 하여금 소비자와 직거래할 수 있는 디지털 수단을 제공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이는 중소형 외식업소들에게 배달앱 등 O2O에 종속적 입장을 극복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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