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트렌드 키워드 ‘브이노믹스’·‘카우보이 히어로’
2021년 트렌드 키워드 ‘브이노믹스’·‘카우보이 히어로’
  • 이동은 기자
  • 승인 2020.10.2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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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난도 교수 ‘트렌드 코리아 2021’ 출간… 10대 키워드 선정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2021년 트렌드 키워드로 ‘브이노믹스(V-nomics)’를 선정했다. 브이노믹스는 바이러스(Virus)의 첫 영문자 브이에서 시작한 단어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바이러스가 바꿔놓은, 그리고 바꾸게 될 경제’를 의미한다.

김난도 교수는 지난 13일 ‘트렌드 코리아 2021’ 출간을 기념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브이노믹스는 코로나19를 염두에 두고 기획한 키워드다. 산업이 어떻게 회복하고 소비자 선호는 어떻게 바뀌는지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가 바꾼 것은 트렌드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다.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돌발사태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낸다기보다는 강해지는 트렌드는 더욱 강하게, 약해지는 트렌드는 더욱 약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향후 국내 경기가 전반적으로 케이(K)자 형 양극화를 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업종별로는 V, U, W, S, 역V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시대에 공동체 의식과 관용, 정부 역할의 균형 감각, 조직의 변화 대응 역량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년의 10대 키워드를 표현하는 단어로는 첫음절을 모아 ‘카우보이 히어로’(COWBOY HERO)를 선정했다. 그는 “백신(vaccine)의 기원이 된 소(vacca)의 해에 날뛰는 소를 길들여내는 능숙한 카우보이처럼 코로나19를 잘 길들이는 작은 영웅들의 활약을 기다린다는 취지와 내년에는 백신이 개발돼 이 사태가 종식되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카우보이 히어로는 △Coming of ‘V-nomics’(브이노믹스) △Omni-layered Homes(레이어드 홈) △We Are the Money-friendly Generation(자본주의 키즈) △Best We Pivot(거침없이 피보팅) △On This Rollercoaster Life(롤코라이프) △Your Daily Sporty Life(오늘 하루 운동) △Heading to the Resell Market(N차 신상) △Everyone Matters in the ‘CX Universe’(CX 유니버스) △‘Real Me’: Searching for My Own Label(레이블링 게임) △‘Ontact’, ‘Untact’, with a Human Touch(휴먼터치)다.

김난도 교수는 내년 트렌드에서 MZ세대의 두드러진 약진에 주목했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에서 2000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다.

그는 ‘소비의 롤러코스터를 탄 자본주의 키즈’로 대변되는 MZ세대는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는 새로운 소비세대로 유행을 선도하고 비즈니스의 방향을 주도하며 브랜드의 흥망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시대 집의 진화, 일상으로 들어온 운동, 고객만족 경험의 극대화,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손길 등을 2021년 눈여겨봐야 할 트렌드로 꼽았다.


 

김난도 교수는 지난 13일 ‘트렌드 코리아 2021’ 출간을 기념해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난도 교수는 지난 13일 ‘트렌드 코리아 2021’ 출간을 기념해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2021년 10대 키워드 ‘카우보이 히어로’(COWBOY HERO)


△Coming of ‘V-nomics’(브이노믹스) 
2021년 첫 트렌드 키워드인 브이노믹스는 바이러스(Virus)의 V에서 출발한 단어다. 코로나19가 초래한 경제와 소비의 변화는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 양적인 축소는 불가피하다. 경제 규모가 종전의 90% 미만으로 수축되는 이른바 ‘90% 경제’가 지속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질병 확산이 완화되면 ‘보복소비’가 그동안의 침체를 벗어날 자극이 돼줄 것으로 기대하지만 ‘보복저축’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하면서 소비 패턴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가운데 산업별로 명암이 교차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기 위한 전환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미시적으로는 이른바 언택트 트렌드가 새로운 전개를 보이는 가운데 아날로그와 본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이 모든 변화가 바이러스로 인한 새로운 경제, 브이노믹스(V-nomics)다. 새로운 브이노믹스 패러다임에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가 장기화할 코로나 시대를 이겨내는 전략을 제공할 것이다. 

△Omni-layered Homes(레이어드 홈)
코로나 이후 가장 큰 변화를 겪게 된 공간은 집이다. 더욱 가속화하는 집의 변화를 요약하면 공간과 기능이 여러 개의 층위로 분화한다는 점이다. 마치 이미지 프로그램 포토샵의 레이어처럼 분화하며 중첩되는 ‘레이어드 홈(layered home)’ 현상이다. 

삶의 근거지로서의 기본 기능이 확장하는 측면을 ‘레이어1’이라고 한다면 직장·학교 등 외부 활동이 집에서 이뤄지면서 생기는 변화는 ‘레이어2’라고 할 수 있다. 나아가 직주근접·직주일치 현상의 강화로 집 근처에서 삶을 영위하는 이른바 ‘슬세권 경제’의 확산은 ‘레이어3’이다. 레이어드 홈 트렌드는 2021년의 대한민국을 넘어 미래주택 공간의 패러다임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이렇듯 변화하는 공간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의 사고방식 역시 점차 변할 것이다. 미래 소비산업 변화의 요람은 단언컨대 집이 될 것이다.

△We Are the Money-friendly Generation(자본주의 키즈)
돈과 소비에 편견이 없는 새로운 소비자들이 약진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광고·투자·재무관리 등 자본주의적 요소 속에서 익숙하게 입고 먹고 보고 배우고 자라 자본주의 생리를 잘 이해하는 세대가 소비의 주체가 됐다. 

이들은 자신의 욕망에 솔직해 소비로부터 행복을 구하는 데 주저함이 없고 광고를 이용할 줄 알고 PPL에 관대하며 재무관리와 투자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공산주의의 몰락을 경험한 기존 세대와 달리 지극히 자본주의적이면서 동시에 반(反)자본주의에 대한 선망을 품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무작정 물질주의적이거나 충동적이지 않다. 이들은 새로운 경제관념으로 무장한 채 브이노믹스와 그 이후를 이끌게 될 것이다.

△Best We Pivot(거침없이 피보팅)
피보팅(pivoting)이란 축을 옮긴다는 스포츠 용어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업 전환을 일컫는 경제용어로 더 자주 쓰인다. 바이러스나 트렌드 변화로 인해 소비시장이 급격히 변화할 때 기민한 비즈니스 모델의 변환은 조직의 생사를 좌우하는 중요한 전략이다.

하지만 이제 피보팅은 단지 위기상황 하에서의 방향 수정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 운영 전반의 중요한 트렌드로 확장하고 있다. 제품·전략·마케팅 등 경영의 모든 국면에서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끊임없이 테스트하면서 그 방향성을 상시적으로 수정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을 의미하게 됐다. 

피보팅은 새로운 아이템과 기술로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에게 필수적인 덕목이지만 VUCA(변동성 Volatility, 불확실성 Uncertainty, 복잡성 Complexity, 모호성 Ambiguity)로 대변되는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대기업에게도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지독한 불확실성의 시대, 뜸 들일 시간이 없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과감하게 실행에 옮겨야 한다.

△On This Rollercoaster Life(롤코라이프)
롤러코스터는 우르르 몰려가 함께 탄다. 짜릿한 궤도의 오르내림을 즐긴다. 아쉽지만 금방 끝이 난다. 내린 사람들은 다시 새로운 놀거리를 찾아 빠르게 이동한다. 더 재미있는 밈(meme)을 좇아 우르르 몰려다니는 대중들은 단기간의 트렌드를 따라가며 오르락내리락 짜릿한 진폭의 재미를 즐긴다. 그

러다가도 금방 끝을 보고 다음 재미를 향해 몰려가는 현상이 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롤러코스터를 닮았다는 의미에서 ‘롤코라이프’라 명명하고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이들을 ‘롤코족’이라고 부르고자 한다.

롤코라이프는 소수 젊은이들의 변덕이 아니라 상시 대응해야 할 시장의 일반적 변화가 되고 있다. 이제 제품과 마케팅에도 진솔하고 발 빠른 대응으로 고객의 변화에 맞춰나갈 수 있는 빠른 생애사 전략이 필요하다. 

△Your Daily Sporty Life(#오하운, 오늘 하루 운동)
운동이 붐이다. 등산로에는 레깅스로 차려입은 남녀노소의 발길로 줄이 이어지고 소수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와 서핑이 대중 스포츠가 되고 있다. 트레일 러닝·크린 세션·고스트 크루·플로팅 요가처럼 기존의 운동이 새롭게 변주된다. 이러한 트렌드가 단순히 스포츠 활동 자체로 끝나지 않고 패션·인증샷·챌린지 등을 즐기면서 사회에 대한 선한 영향력, 자신의 성장, 타인과의 느슨한 관계 확장도 놓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운동 열풍은 단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건강 증진과 면역 강화에 관심이 커진 이유뿐만 아니라 건강에 방심하지 않는 MZ세대의 세대적 특성, 정체의 시대에 운동으로 성취감을 찾으려는 경향, 관련 기기 및 플랫폼 시장의 성장 등 복합적인 원인이 불러일으킨 트렌드다. 운동이 일상의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브랜드는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설계하는 액티비티 디자이너로서의 역할이 강화될 것이다. 

△Heading to the Resell Market(N차 신상)
‘당근하다’가 하나의 동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제 중고마켓은 그냥 쓰던 물건을 사고파는 장터가 아니라 MZ세대의 놀이터가 돼가는 모습이다. 취향의 공유는 물론이고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까지 활용되고 있다. 이른바 리셀(resell)은 단지 기존 ‘중고제품 거래’의 맥락을 넘어선다. 최근의 명품 열풍과 래플·드롭과 같은 한정판 마케팅 등 새로운 구매 행태를 설명하는 열쇳말이다. 

소비자들은 이제 자신의 소유물을 단지 상품이 아니라 하나의 자산, 나아가서는 더 높은 가격으로 되팔 수 있는 투자로 재인식하며 새로운 구매 동기로 삼는다. 사용하던 상품은 이제 중고가 아니라 N번째 새 제품, 즉 ‘N차 신상’이 되는 것이다. 리셀은 옴니채널-세포마켓의 계보를 잇는 거래와 유통의 새로운 한 축으로 발전해나갈 것이다.

​△Everyone Matters in the ‘CX Universe’(CX 유니버스)
고객이 접하는 상품과 브랜드의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넘쳐나는 소비자 정보 속에서 고객 충성도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털 편의성에 최적화된 소비자들을 위해 브랜드를 관리하고 디지털 전환(DT, Digital Transformation)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바로 ‘고객 경험의 총체적 관리’가 중요하다.

고객 경험을 CX(Customer eXperience)라고 하는데, 이 CX가 단편적인 접점 관리에 그치지 않고 마치 마블 유니버스처럼 특정 브랜드의 세계관을 함께 공유할 때 이를 ‘CX 유니버스’라고 부를 수 있다. 마블 유니버스처럼 팬덤을 만들고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브랜드와 함께 세계관을 확장해나가게 하고 싶다면 2021년을 CX 고객 경험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Real Me’: Searching for My Own Label(레이블링 게임)
최근 각종 성향 테스트가 인기다. MBTI, 꼰대레벨, 대학교 학과 테스트 등 급격히 유행하는 각종 테스트는 다원화한 현대사회에서 ‘찐(진짜)’ 자아를 찾으려는 현대인의 갈구다. 현대인의 자아 찾기는 단지 철학의 문제만은 아니다.

소비사회를 사는 소비자들에게 자아란 소비 행태를 결정하는 가장 근원적인 문제다. 과거에는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자기정체성에 맞는 브랜드를 선택했다면 이제는 ‘이런 브랜드를 구매하는 걸 보니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역의 인과관계가 성립한다. 비정형화되는 사회적 가치 속에서 소비자의 준거집단이 다양해지면서 ‘진짜 나’를 찾으려는 현대인의 고민이 깊다.

△‘Ontact’, ‘Untact’, with a Human Touch(휴먼터치)
코로나 이후 가장 조명받은 트렌드는 언택트(untact)다. 사람끼리 접촉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언택트를 넘어 이제 모든 것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진다는 의미의 온택트(ontact)라는 용어도 등장하고 있다. 물론 언택트·온택트화하는 소비도 많아지고 있지만 그것이 전부일까? 어쩌면 그럴수록 사람의 온기가 더욱 그리워지는 것은 아닐까? 

휴먼터치란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의 손길을 의미한다. 어떻게 하면 조직관리와 경영의 많은 국면에서 최대한 사람의 숨결과 감성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트렌드다. 상품개발·마케팅·서비스·영업·고객관리 전반에서 인간적 요소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휴먼스케일과 스토리가 담긴 상품개발, 고객과의 직접 소통을 추구하는 마케팅, 가슴 뭉클한 메시지를 통한 고객관리 등은 휴먼터치의 주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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